7/5
오전 11시까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지만, 시간맞춰 급하게 집을 나오느라 버스카드를 놓고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잔돈이 하나도 없어서 만원짜리를 깨야만 했다. 사정상 환승이 귀찮아진 관계로 한번에 가는 버스인 3314번을 타야했는데 버스가 저멀리 언덕을 넘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잽싸게 연세사랑병원의 매점에서 사용하지도 않을 가그린을 하나 샀는데 아주머니께서 잔돈을 천천히 세시는 바람에 버스를 놓쳤다. 그래서 그냥 조금 늦는셈 치고 집에 돌아와서 버스카드를 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어차피 버스카드에 잔액이 200원밖에 없었기 때문에 근처의 충전소로 갔다. 그러나 들어갈때부터 계속 전화'질'만 하던 아줌마는 약 1분뒤에 손을 흔들면서 충전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은 그 카드는 거기서 파는 종류의 카드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인이 안된다니 어쩌겠는가? 그냥 나왔다. 그리고 잠실역까지 가장 빨리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카드를 충전했다.
다행히 11시2분정도에 도착을 했다. 갔더니 기현이와 종민선배, 민석선배도 있었고 정래선배도 있었다(그런데 나하고 기현이는 급하게 나오느라 팬티를 가져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하도로에서 파는 하나에 1000원하는 것을 3장씩 샀다). 조금 늦게 오고 결국 12시정도에 강릉행 버스를 탔다. 목적지는 횡성의 소사휴게소로 우리는 중간에 한번 들르는 그 휴게소에서 내려야 했다. 버스 안에서는 그곳에 가서 이야기할 농구꺼리를 책을 보고 연구했고 한 2시간정도 있다보니까 그곳에 도착한 듯 했다. 다들 허기져서 간단히 휴게소에서 민석선배가 사는 우동과 라면, 순대 등을 먹고 걸어서 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로 향했다. 근처에 그냥 파스퇴르 공장과 민사고 만이 덩그러니 있는 관계로 조금 횡했다. 어쨌든 정약용과 이순신 동상이 양옆에 서있는 교문을 통과해서 잔디구장과 국궁장, 청와대를 닮은 학교, 호텔처럼 높은(12층) 기숙사 겸 식당 등을 구경하면서 기현이가 선생님을 만나 열쇠를 가져오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머물곳은 가정관으로 A,B,C 이렇게 세개동이 있는데 A,B는 선생님들이 살고 있었다. 우리는 C동 203호, 204호에 짐을 풀르고 오후 3시30분까지 민사고 선생님들로 구성된 농구팀이 Raptors와 시합을 하러 갔다. 그 팀은 태권도학과 출신의 최용수를 닮은 선생님을 포함해서, 검도선생님 등 주로 체육과목 선생님들이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키는 적당히 작았다. 그래서 속공을 위주로 전개를 했고 우리는 초반에 몇번 당했지만 금새 익숙해져서 시합을 이길 수 있었다(아! 농구장의 첫인상은 강담 겸 농구장인지라 매우 컸다는 것이다. 옆에는 검도호구와 드럼셋, 탁구대 등 여러가지 물품들이 있었다). 그리고 방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식당은 기숙사가 있는 건물 12층에 있었는데, 우리가 머무는 곳과 거리가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식당은 뷔페식이라 해서 기대를 너무 많이해서 일까 그냥 적당히 먹을 만했다. 나오는 야채나 그런 것들은 농약이 거의 안쳐져서인지 신뢰가 갔지만 역으로 겉보기는 좀 흉측(?)해 보였다. 또 우리가 좀 늦게 나타나서 반찬이 부실했다. 오징어 튀김만 먹었던 것 같다. 식당보다 더 재미난 것은 민사고 애들의 반응이었다. 거기 아이들은 겉보기는 살짝 어려보여도 걷는 모습이나 말투가 고등학생 같지 않았다. 그리고 교육을 받았는지 학교 내에서 어른들을 보면 무조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식당에서 맛있게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피곤했던지 1~2시간정도 잠을 잤다(이때 부산에서 온 진호와 대구에서 온 상협선배가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모두들 체육관으로 갔다. 거기서 첫 Class인 '기본기'에 대해서 강의를 했다. 그건 공을 잡는 법과 마인드컨트롤 등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내가 브레인스토밍한 내용을 노트에 적어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실습을 할 것은 없던 관계로 그냥 농구골대를 이동해서 간단히 4:4게임을 하고 반코트에서 3:3를 밤 12시정도까지 계속 했다. 그 후에 쿨다운 스트레칭을 하고 야식으로 치킨을 시켰다. 몸이 젖어서인지 머리가 조금 아파와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뒤에 방에서 이불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야식을 먹고 잽싸게 잠이 들었다. 물론 다들 간만에 농구를 열심히 해서인지 금방 잠들었다. 결정적으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선 6시 30분정도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7/6
6시 45분에 원영선배만 제외하고 숙소에서 나왔다. 아침을 포기하면 8시정도까지 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전에도 농구를 해야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을 포기하지 않았다(물론 원영선배도 아침훈련을 했지만 매우 배고파했다). 아침은 어제 저녁보다 화려했다. 그리고 디팩처럼 오렌지주스도 있었고 시리얼과 우유도 있었다. 주스와 우유는 파스퇴르꺼였고. 그래서 밥과 국을 중심으로 먹고 시리얼과 과일도 먹었다. 이렇게 화려하게 먹고 알배긴 몸을 이끌고 방으로 돌아와 다들 1~2시간정도 잤다. 그리고 10시정도에 다시 체육관으로 갔다(참고로 우리가 간 시기가 기말고사기간이었기 때문에 체육관을 마치 우리껏인양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오전 수업으로 '수비'에 대해서 배웠다. 책에서 본 내용과 원래 알고 있던 내용을 조합해서 나름 열심히 강의했다. 특히 2:3만 서다가 3:2, 1:3:1, 박스/다이아몬드, 트라이앵글 등의 수비진영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줬다. 앞으로 연습을 해서 잘 써먹는다면 짠물수비를 잘 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간단히 3:3으로 연습을 했다. 오후 2시에 또 선생님팀과 시합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수비와 공격에서 어제와 같은 Run& Gun 보다는 스크린을 이용한 지공을 펴기로 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전히 많은 인사를 받으며 밥을 먹었다. 그런데 나오는 길에 조금씩 비가 올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빨리 걸었는데 우리가 가정관에서 다시 나올때 쯤에는 비가 멈췄다. 그리고 체육관에서 2시에 선생님들 팀과 두번째 시합을 했다. 예정대로 이번에는 선수들을 돌리면서 2:3 뿐 아니라 3:2와 1:3:1 등을 섰다(맨투맨이 붙는 뒤의 3가지 진영은 상대팀에 에이스가 딱히 없어서 서지 않았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물론 몇몇 포지션은 움직임이 그만큼 많아진 관계로 벅찬 감도 있었지만 연습을 하면 나아질 것 같다. 공격면에서도 골밑슛이나 속공보다는 가드 2명이 리드하면서 볼을 돌리고 찬스를 만들어서 해결하는 식으로 했다. 역시 초반에 긴장해서인지 공을 받은 포워드진의 슛이 조금 거칠었다. 1초정도 노마크찬스가 나면 연습때처럼 안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릴리즈해야 하는데 그게 사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2~3번정도씩 하니까 그다음부터는 나름대로 잘 들어갔다. 그래서 A팀이 있을때는 오히려 수비가 더 좋아졌기 때문에 크게 앞서나갔다. 그러다 4Q를 끝내고 다음으로 5Q를 했다. 이때는 아마 조금 느슨하게 하면서 져준 것 같다. 생각해보면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이런 류의 게임에서 다는 아닌 것 같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역시 다시 조금 잤다. 그리고 8시정도에 다시 코트로 돌아가 저녁 수업으로 '공격'에 대해서 배웠다. 공격은 개인적인 자세와 2명이나 3명이 하는 공격, 속공시에 하는 공격 등으로 나눠서 했다. 이것도 사실 바로바로 연습이 필요했지만 여건상 그러기 힘들어서 다시 3:3으로 연습을 했다. 그러다 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우리는 체육관에 널려있던 우산을 빌려서 숙소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또래오래라는 곳에서 야식으로 치킨을 시켜먹었다. 다행히 옷을 바리바리 싸가서 그런지 이번에는 어제처럼 머리가 아프진 않았다. 그리고 다들 모여서 새벽 3시정도까지 학교이야기, 선후배 이야기 등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7/7
아침밥을 먹었다. 시험날임에도 오늘은 아침에 학생이 꽤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고 또 오전중에 집에 갈텐데 숙소키반납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숙소에 돌아와 1~2시간정도 잠을 잔 뒤에 방에 모여 회의를 했다. 이번 회의의 주 목적은 라이어트 회칙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회장단이 많이 모여있는 관계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일년동안의 굵직한 행사를 학기/방학 중으로 나눠서 정리하고 매니저문제 및 훈련 문제등을 논의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해서 12시정도에 밥을 먹고난 뒤에 가방을 챙겨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분명 버스가 1시 30분에 온다고 했는데, 파스퇴르 공장 경비실의 아저씨는 1시 50분이라고 하셨다. 다행히 우리가 1시 35분정도에 정류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안도하고 있었는데, 정류장 앞 가게의 할머니께서 버스는 3시에 버스가 온다고 하셨다. 설마설마 했는데 2시가 지나도 버스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는 그 앞 평상에서 잠을 자고 음악을 듣고 하다가 3시에 원주행 버스를 탔다.
원주에서는 생각보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많았다. 동서울 행은 특히 20분마다 한대씩 있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강변역에 도착했다.
이번 전지훈련은 정말 역사적인 것이다. 동아리가 생긴 이후에 처음으로 간 전지훈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준비가 급박해서 부실했던 면이 있긴 했지만 회칙에 넣기론 한 것처럼 이런 훈련을 방학때 3번정도 하기로 했다. 2박 3일로 3번정도 말이다.
그러고보니 유니폼도 작년에 생겼고, 올해 우승도 했고 이렇게 전지훈련도 오고 또 회칙도 만들고 하면 점차 라이어트도 체계가 잡혀가는 것 같다. 이렇게 하다보면 더 즐겁게 농구하고 선후배 관계도 돈독해지고 그럴 것 같다. 재미있는 훈련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