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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8. 8. 21. 15:49, Filed under: Ex-Homepage/Essay'Ex-Homepage >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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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언제나 그랬지만
오늘도 난 너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무엇이 널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진 몰라도
왠지 너를 생각할때면 그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슬프고
하지만 아련히 떠오른 모습이
여전히 그대로 나에게 다가온다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다가올땐 그것을
마음이 찢어지는 한이 있다해도 그대로 수용하는 일이
마음을 덜어버려 종국엔 허탈한 웃음만 남긴다는 것을 상상하며
나는 스스로 찢고있는 중
그래난 어쩌면 너에게 그리고 넌내게
운명적인 상처를 주고 떠난것 처럼 우리 절대 다시는
볼수 없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더이상 슬퍼한단 것이야말로
너를 아프게한 나에게도 그리고 너에게도
쓰라린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부로
난 커다란 결심을 하게된 것같다
이제는 노래의 가사가 이해된다
믿었던 모든 것이 부질없이 사라지면
나또한 그것에 따라 적응해 가기가 이렇게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것일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이제는 난 어렴풋이 알수가 있는것 같고 그렇게 되어간단 느낌이다
기억의 일부는 지울수 없겠지
나역시 그점을 부정할 수없고
그래서 이제는 그기억 일부를 저멀리 가슴한 구석에
차분히 수장할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고요히 가라앉음을 바라보는 유족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98년 11월에 느낀 마음을 99년 10월에야 쓸 수 있었음에 서글프다<<0>>
p.s. 저의 마음을 나타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자꾸 무언가에 미안한 생각이 들면 이상한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미안한 생각이 드는지..
누군가에게도 미안하고 제 자신에게도 미안하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앞으로는 좀 덜 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들 안녕히 계세요~
도토리 연인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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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 매우 궁금했었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시인의 삶을 알게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서 그 시인과의 교감이
이루어지면 무슨 기분일지가 알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다. 그러한 이유는 내 잘못 반, 내 잘못이
아닌 것이 반이라고 본다. 나의 무관심도 문제지만 딱히 맘에 드는 시인(시가
아닌)을 찾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 몇 편 정도는 쏙
마음에 드는 것을 읽었느냐하면 그것 또한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화려한 연애시를 볼 때면 나 또한 로맨티스트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에 남는 것은 없었다. 단지 그 때 그 순간만의 기억뿐(그것조차
가물거린다).어떻게 보면 그것이 속편한 시의 감상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그대로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보편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는 쉬운
일일 거라 생각한다.
시험 주간에서 거의 모든 시험이 월요일에 끝이 났기 때문에 화요일 오전에
송파 도서관에 갔다. 좀더 많은 작가들의 더욱 다양한 시들을 접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집에는 돈을 들이지 않는 내 버릇 때문에 간 이유가 더 크다.
독서에 있어서의 나의 주된 관심사는 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헤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처음 시집이 많은 곳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매우 작은 책들이다라는 거였다. 그리고 또 매우 많은 시인이 있다는 것도
느꼈다.
시와 시인에 대해서 문외한인 내게 선뜻 들어오는 책은 없었다. 제목만 봐도
끌리는 것이 대부분이었을 정도로 참신한 이름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몇
권 정도 그러한 책들을 살펴보니 십중팔구 사랑이야기였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랑이야기는 가볍다. 물론 내가 사랑에 대하여 편견을 가진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주제 말고도 어두운 습지에 묻혀있는 많은
것들이 있고 그러한 것들은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난 내
관심의 얼마만이라도 그러한 곳에 주고 싶었으며 시를 고르는 데에도
적용시켰던 것이다. 결국 도서관에서의 시집 선정에서부터 난관이었다.
그러다가 백석이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백석의 시를 처음 알게된 것은 고등학교때 '여승'과 '고향'이란 시를 수업
중에 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물론 그때는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정도였고,
그러다가 다시 백석이란 이름을 들었던 것은 작년 교양 국어 수업 시간에
친구와 이야기를 했었을 때였다. 당시 좋아하는 소설, 수필, 시, 영화 등의
감상을 말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느 학생이 백석의 시를 낭독했었다.
그때의 기억이라곤 당시 발표자가 언급했었던 '백석'이란 이름이
'흰돌'이라는 의미라고 했던 것 뿐 이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 나의
기억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뽑았다. 그리곤 대출을 했다. 시집 전면에 있는 백석의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잔잔한 미소와 투명한 눈빛, 그리고 개성있는
머리스타일에 난 더욱 호기심을 가졌었던 것이다.
시집 전체에 나와 있는 시를 다 읽고 싶었으며 그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었다. 다행히 시간은 충분했고 관심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물론 아래에 주석이 있었지만 어휘가 너무 어려웠다. 특히 다
읽고 나서 문맥적인 의미는 파악이 되었으나 내포하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감조차 못 잡은 시도 몇 편 있었다. 그렇지만 대체로 만족이었다.
대체로라 한 것은 일주일의 기간으로 그의 시를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래도 만족한 것은 약간의 갈증이 해소되어서인 것 같다.
2번의 정독 중에 고른 것은 7편이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수라','내가 생각하는 것은','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설 의','마을은 맨천 귀신이 돼서','늙은 갈대의 독백'
그러나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 중에서 다시 2편을
뽑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과 '설의'였다.
1.
'고독함'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다. 시인이 이 시를 지을 때의 고독한
심정을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세 자리 수의 나이가 들 때까지는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벌써 20%의 삶을 살은 것이다. 그 와중에 최근의 1년
6개월 가량의 시간은 나에게 방황과 고독의 시간이었다고 본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다.
이러한 것은 젊은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고뇌면서 또한 내
개인적인 상황과 내 자신의 성격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거미줄과 같은
고독이다. 이 시를 감상할 때면 이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의 실제 삶에
있었음을, 있음을 그리고 있을 것임을 느낄 수 있다. 결국 나는 그의 말대로
'가슴가가 뜨거워 짐'을 잠시나마 느낀다.
이 시는 나에게 오로지 현실 인식만을 하라고 말한다. 마치 동물원에서처럼
한발자국 나로부터 떨어져서 관조하라 한다. 이런 명령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묵묵히 따르는 것은 내가 어느 정도의 허무주의에 심취해 있는 것도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가정도 해본다. 만약에 백석이 이러 이러한 방법으로
지금의 방황을 타파하라고 말했다면, 이 시를 지금처럼좋아하진 않았을 것
같다. 훈계조의 말투가 싫은 것이 아니라 인위적임이 싫기 때문이다.
백석은 결코 고독함을 찬양하지 않는다. 그 시인 스스로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함에 대해 아쉬워한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다. 그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배가
항해하도록 놔두는 것이다. 고독과의 대화, 그리고 그 안에 살아 숨쉬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내가 아닌 그가 위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읽고 있는 책은 '하루키 문학수첩'이다. 얼마 전에 서점에서
할인판매를 해서 충동구매로 산 3권의 책 중의 하나인데, 백석의 시와
하루키의 작품을 동시에 읽게 된 것이다. 우연찮게도 그 둘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은 고독을 즐긴다. 나아가서 그것을 다룰 줄 아는 것 같고
그래서 난 그들을 존경한다. 나 스스로는 아직 고독과 동반자인 관계일 뿐 그
이상의 단계는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 시에는 정 반대되는 두 존재가 있는 것 같다. 외로움과
눈물이다. 외로움이 있기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고, 눈물로 인하여 외로움은
승화되는 것 처럼 느껴진다.
2.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아직도 이 시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시를 읽는
것은 영화 한편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시를 느낄 때면
어떠한 장면도 생각하기가 그렇게 힘들다. 가까스로 생각나는 것은 하얀 눈
내린 적막한 평원에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몇 방울의 물기정도이다. 이
시는 앞의 시에서의 '고독'이란 주제와는 거리가 있으며, 그러한 점이 백석의
시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어떤 백지가 있다. 말 그대로 점하나 없는 하얀 종이가 있는데, 거기에 검은
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하나 그린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가지고 신촌의
거리에 나선다. 학교 앞에 횡단 보도의 중간에 서서 신호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그 종이를 손에 들고 위로 치켜세운다. 그리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사람들, 그들의 눈이 바로 그 흰 종이의 검은 원을
주시할 것이다. 바로 그때 검은 원이 느끼는 기분을 몇 방울의 물기는 느꼈을
것만 같다. 이것이 혹시 그가 사랑했던 어는 한 여인을 위한 시라고 해도
내가 이 시를 감상하는 데에 그다지 상관은 없다. 나에게 있어서의 관심은 그
여인보다는 그 여인의 가슴속 한가운데의 빛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시인에겐 약간 미안하지만) 내 마음껏 해석을 하니 어찌보면
'설의'란 꼭 방금 전에 나온 듯 뜨거운, 젤라틴으로 된 나의 마음 같기도
하다. 엔트로피의 법칙이 너무나 싫을 때가 지금이다. 차가운 눈도 뜨거운
젤라틴도 녹으며 식는다. 백석은 나에게 '눈은 녹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하지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세속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 듯하다.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쉽게 인정하기 싫었다. 어쩌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나의 이기주의란 참 우스웠다. 심지어는 착한 일을 했어도 스스로 현실을
부정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내가 잘못을 해도 '미안'이란 말
한마디를 못해서 안타까웠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 난 미안함을
예전보다는 쉽게 표현한다. 물론 그 안에는 진심을 포함시켜서 말이다.
그것이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대한 또 나에 대한 적응, 그것이 나에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넘치는 것도 모자란 것도 제자리를 다시 찾는
것이 삶의 이치'라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하기 때문에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인다. 나 자신조차도 완벽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것보다는
기쁜 것이다. 물론 아프게 기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설의'를 느낄 때면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은 듯 하다. 한계가 있는 기쁨을 수용하는 것도 때로는
좋은 인생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그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우칠 수
있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그의 시집과 그의 평전을 몇 권 더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그의 생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어떠한 삶을 살았길래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백석은 아웃사이더였다. 정열을 가슴에 담아둔 아웃사이더였던 것이다. 나
역시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사람과의 교감은 중요하지만 세상에는 혼자서
생각하기만도 벅찰 정도로 많은 가치가 있다고 말이다. 특히 나에게 있어서
최근은 더하다. 가끔 이런 내 자신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왠지 가만히
놔둬야 할 것 같아 그대로 둔다. 이런 와중에 백석의 시를 만난 것은 적잖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뽑아서 수용했기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의
시와 그의 사상이 내 맘에 들기 때문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백석을 천재시인이라고 한다고 들었다. 난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말이 잘 통하는 옆집형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는
그만큼 수수하게 느껴졌다.
삶을 사는 동안 나는 수없이 많은 안경을 갈아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듯하다. 다양한 안경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해
보인다. 나 또한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백석의 시를 느꼈던 안경은 20대에
막 들어서면서 쓰게된 안경이다. 점차 시력은 나빠지겠지만, 실명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지금의 이 기분을 잊지는 못할 것이며 왠지 이 안경이 앞으로
당분간의 나의 시력을 지켜줄 것만 같다.
p.s. 이번에 이것에 관한 숙제를 내는 것이 있어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좀 (많이) 긴 것 같습니다..^^;;
또 막쓴 티도 많인 나고요...-_-;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길...
-19991028
달력 자르기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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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0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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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차가움 그리고 세모금 (0) | 2008.08.21 |
안녕하세요~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그다지 기다렸던 계절도 아니지만....
그래도 봄이 온 대가를 단단히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1. 예전에 다크엔젤(Dark Angel)이란 영화를 봤습니다. 덴젤 워싱턴이 형사
로 나오는 이 영화는 가능할만한 일을 영화화 한 것 같았습니다.
(원제는 Fallen이구요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영화홈으로 갑니다! 공포영화네요)
내용을 단 한줄로 요약하자면....
'악은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이다!!'
이 뜻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때가 언제일지 생각해 보았습니
다. 그 영화에서 한가지 얻은 삶의 팁은, '장소'와 '시간'의 공유
란 어떠한 하나의 공통적인 요소, 즉 아날로그적인 흐름에 기반을 두었다
는 것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의 제약을 넘기엔 '장소'가 가진 한계가 너
무나 뚜렷합니다. 두가지의 범주밖에 없다고 해도...즉 '시간'과 '장소'밖에
비교대상이 없다고 해도, 세상의 모든 가치관중에서 시간에 대적할만한 것
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반대로도 가능할 순 있겠지만요...
사람은 가끔씩 무모한 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무적'에 대항하는 일은
그 도전자에게 두가지 의미를 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는 '출혈'이
겠죠..그리고 나머지는 '빛'이고요...
가장 쉽게 시행할 수 있으면서 나름대로는 가장 어려운 미로인 것이 '생
각'이라고 보고, 가장 위험한 때는 '생각의 무한루프'에 빠지는 것같습니다.
아직 짧은 제 생각에는 말입니다....
다시금 이맘때가되면 왜 그런지는 몰라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당연히 언
제나 화두는 '나 자신'에 대한 것에서 시작되지만...끝이 아주 모호하게 나기
때문에 화가 날때가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 물론 사라지는 이러한 제 버
릇은 제 스스로가 발병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해도 아마 언제까지라도 저를
괴롭힐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해본답니다..손을 잡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시간과 함께 합니다. 이젠...시간에 대하여, 그리고 삶에 대하
여 생각하면 울컥하는 마음부터 느껴지지만(일종의 회벽?)요....내 존재에 대
해서 '시간'이란 매개변수로 나누어 보면 과거의 모습만을 회상할 수 밖에
없음에도...누구나처럼 저 역시 기쁘답니다....그리곤 다시 덧붙입니다..나는
하나의 게임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라고 말입니다....함께할 수록 더욱더 독립될 수
있는 게임...
'영원'에 대한 갈망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만약 내가 모르는 그러한 세
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면?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라도...어느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 노력해야 겠지요...그러한 추구(환상?)를 가장 확실
하게 줄일 수 있게 된 계기는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어느 지점을 긁고 지나간것 뿐인 삶도 꽤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하구요..
지금의 내가..앞으로의 내가..죽기 바로 직전의 내가 어떠한 모습인가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그냥 있으면 되는거겠죠?..내 자신이요....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습니다..(물론 지금도...여전하죠..) 그 친구
의 몰랐던 이야기를 전혀 다른 제3자에게 들었습니다..아무것도 아닐 수 있
는 그 이야기에 대하여 제가 실망을 느끼는 대상이 반드시 그 친구만은 아
아닙니다...연관지어선 안되는 줄 알면서도..아니 연관도 정도껏 져야하는 줄
알면서도 잠시나마 크게 생각했습니다...처음엔 내가 너무 몰랐다고 생각했
습니다..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내가 아는게 있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여전히 그 친구는 좋은 친구임에도..그 전에 이러한 일로 내가 겪었던 다른 많은
느낌이 갑자기 떠올라서 씁쓸해졌습니다....
악은 내 마음에 있다..그리고 불멸한다.....진리에 대해서 화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단지 '선'의 존재에 감사해야 하는지...정말 그것이면
충분한지.....잘 모르겠습니다.....
국민학교시절 땐..분하면 눈물이 났습니다...언제부터인가 분해도..이젠 울
지 않게 되었습니다.....울어야 하는 이유와 울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아서
대신에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왜! 살아야지 1%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이상하게 실마
리를 조금 잡았다 싶으면 그에 대한 적극적인 '부정'과 '회의'상태로 들어가
니.....흠......
휴학을 했습니다...한학기 더 다니고 해도 되지만...그냥 휴학을 했습니다..
나름대로는 휴학기간에 할 꺼리를 많이 준비해두었고, 그 중에서 많은 비율
을 차지하는 것이 여러종류의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책을 읽으면서..술을 마
시면서..그리고 이야기를 하면서 말입니다....
최근에..특히 화이트데이를 껴서..집에만 계속 있던 저를 보시고..어머니께
서 그러셨습니다...
"너 따지?"
안타까운 현실보다 더 안타까운건 알면서도 모른채하는 마음일겁니다...
이래서 버릇이 무서운가 봅니다...습관....중독...
이러고선 또 다시 똑같이 시작될 내일에 언제쯤 두려움을 느낄런지 원...
2. 휴식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슁~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 Mar 00...
백지, 0 (0) | 2008.08.21 |
---|---|
시 두편의 이야기 (0) | 2008.08.21 |
그 동네의 추억 (0) | 2008.08.21 |
거품, 차가움 그리고 세모금 (0) | 2008.08.21 |
해선 안될 생각 (0) | 2008.08.21 |
우연하게도 정확히 일주일만에 다시 만났다..
난 가끔 내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흘
러가는 것은 금새인 것이 분명한데..왜 지금까지 그곳에 서 있어야
하는지 궁금한가 보다...
끝부분으로 가보니 생각이 조금 든다. 왜인지는 몰라도 무엇으로 살고
있는지는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 특기 중 하나가 모든지 무작정 벌려 놓는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무리'가 굉장히
어설프단 사실! 그리고 그것으로 내 스스로를 비난한단 사실!!
고마운 능력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어
느 누구와도 같을 수 없는 내 자신의 '힘'에, 정확히는 근원에 감사한
다...
'감사'의 종속에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고 그 시작에는 자신이 있다. 꼭 한명에게만 주어진 열쇠인 것이다.
4/3일 밤으로 기억한다. 1년이 조금 지난 후 처음으로 그곳에 가보았다.
내가 살던 곳, 그곳 말이다...87년 바로 그곳에 와서 정확히 97년까지 근
10년을 살았었다. 그만큼 정든 곳이다. 너무나 많은 추억이 있던 그곳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마치 어느 누군가의 장소에 지금의 내가
살 듯이...그래서 그네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머리 속의 절대 왕국이 존재한다. 내가 '짱'이자 '따'인 그곳에는 희비
가 엇갈린채 고스란히 남아있는 기록들이 있다.
쫑은 치와와다. 아버지는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시고 쫑은 내 기억으론
집안에서 기른 최초의 강아지였다. 수놈이다 쫑은....그래서 인지 몰라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쫑은 호시탐탐 집안 탈출을 시도하곤 했다. 그러다 걸려
서 아버지께 무지막지하게 맞았었던 쫑...
그러한 쫑에 대한 나의 기억은 희미하지 않은 것이라곤 딱 두가지 뿐
이다. 우선 그 놈의 (우연인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나에
대한 애정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담타기의 귀재였다. 술래잡기를 해도, 얼음 땡을 해
도 담을 꼭 한두 개는 넘어야 직성이 풀렸었나 보다. (담을 넘기 위해선
지금 떠올려보면 많은 힘과 적지 않은 기술이 필요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지금의 내 건강함에 일조했다 믿고 싶다..우선 두 손을 담 위에 올려 놓고
무릎은 약간 굽혔다가 그 한순간에 힘을 모아-경험상 종아리와 발바닥- 뛴
다! 그리고 다리를 이용한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마치 역기를 들 듯 담을 잡
고 두 다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 후 힘이 빠진 오른 다리를 흔들다가 몸을 비틀면서
가랑이로 담 위에 올라섰다)
그 날은 기분이 무척 안좋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국민학교 때 엄마한테
야단맞고 기분 좋은 사람은....있을까? 쫑을 안고 집을 나왔다.(가출아님!) 쫑을
들고 있다가 담 중에서도 넓은 곳(강아지가 앉을 만한 끄트머리)에 올려놓고
저 위에 쓰여진 정석대로 담 위에 올라가려 손을 올렸다. 어제와 달랐던 점
이라면 가시덩쿨 철조망이 있었던 것...손이 긁혔다. 아팠던지 겁이 났던지
아니면 분했던지 그때 난 마구 울었었다. 그것을 쫑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
던 중에 내가 쫑을 보았다. 쫑도 우울한 표정과 근심어린 소리로 나를 위로?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지금도 믿고 있다..)
그 일로 엄마와 아버지, 형에게 일주일을 자랑했던 일이 에피소드 1이다...
나머지 한 기억은 쫑이 가출한 일이다. 그토록 맞고도 용케 또 시도해서..결국에는
성공했다. 그 날, 그놈이 좋아라 송파구를 돌아다닐 시각에 형과 나는 무려 4시간을
온 동네를 다 뒤졌다. 지금 어린 아이가 내게 이렇게 물어온다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오지만..실제로 난 거리에서 사람들한테 '쫑에대한 신상명
세'를 간략히 알려주곤 못봤는지 묻고 했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본 사람은 없었다...
그렇긴 했다..만에 하나 쫑을 봤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주 빠른 속력으로 그곳으로
간다 해도 그곳에서 쫑이 뼈다귀를 뜯고 있지 않는 한...쫑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을텐
데....
그날 밤 평상시와 다름없이 저녁을 드시던 부모님을 매정하다 생각하며 베란다
밖에서 혼자 쫑을 생각했었다. 진짜 눈물이 나긴 나는데 막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난
다...물론 지금도 쫑은 잘 살아 있을 거라 믿고는 있다...믿고는 있는 것이다....
어제 점심 때 쯤..형이 갑자기 방문을 열더니만 미미를 데리고 들어왔다..참고로 미
미는 쫑의 가출이후 곧 바로 들어온 포메라니언 종의 강아지이다..어쨌든..형의 여자친
구인 신모씨가 와 자꾸 짖으니 미미를 내 방에 갇아두려니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었다...
"미미가 이상해!"
하며..형이 미미를 방바닥에 내려놓자 미미는 철푸덕하고 마치 슈퍼맨의 포즈로 업드려
버렸다..그리곤 몸을 부르르 떨면서 침을 뚝뚝 흘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미미에겐 불행? 나에겐 다행? 아니..불행?!) 몇 달 전에는 밤 10시쯤에 그랬는데
그땐 너무 놀란 나머지 미미를 들고 동물병원에 찾아 갔었었다. 그 병원에는 내가 좀
싫어하는(성격이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아빠같은) 수의사형이 한 분 계신데..하필 그 형
이 당직이셨던 것이다...
결국 그 형의 '왤까~?", "왜 그러지?"..하는 소리만 수없이 듣다가 난 아버지와 교대
를 하곤 집으로 왔었던 것이다..후문에 의하면 영양 주사 한방으로 끝냈고 병명은
'노환'이라 했단다..노환....이었던 것이다 미미는...그러고보니..10살이 훌쩍 넘었다...
어쨌거나 조금 긴장했다. 미미의 특징은 겁먹으면 다른 곳을 멍하니 본다는 것이다.
쫑과는 정반대였다. 그렇게 있는 미미를 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예전에
'어린이마술잡지'에서 본 글- 개는 배를 만져주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처럼 하는 수 밖
에 없었다.
10분정도 지나자 미미가 안정을 찾았고, 난 휴지로 방바닥에 떨어진 침과 앞 털에
묻은 침을 닦았다. 그날 저녁 미미의 발작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넘
어갔다..그런 일 말고는 모 특별한 것이 없었던 하루같았는데 말이다..이런 추세로 간다
는 것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물론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게 흐름일테니까 말이다. 그나
마 내게 있어 조금 마음이 쓰이는 점은, 미미의 때때로의 발작이 기정사실화된 이때
어느 순간 그것이 마지막 발악이 될지라도 그것 역시 너무나 간단하게 삶의 한 뉴스
꺼리로 치부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그 가능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미미
는 뒤의 침대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덧붙임: 강아지도 코를 곤다..그리고 김치도 먹는다!)
시 두편의 이야기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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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느낄 수 있는 점 (0) | 2008.08.21 |
거품, 차가움 그리고 세모금 (0) | 2008.08.21 |
해선 안될 생각 (0) | 2008.08.21 |
다시 쓴 춘향전 (0) | 2008.08.21 |
소주와 맥주는 흔히 마시는 술이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듯 그 둘은
서로의 단점을 장점으로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맥주는 가볍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맥주의 하이얀 거품이 그러
하고 마치 3년지난 사이다 마시는 듯한 감질이 그러하다. 그 중에서
도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한모금 한 모금이 과감하다는 것에 있을 것이
다.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냐 하면 연속해서 세 모금을 마셔본 적이 있
는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마지막 모금이 편도선을
지날 때쯤 처음의 그 놈은 가슴을 얼어 버리게 만든다. 그래서 느낀건데,
맥주를 마실 때의 필수적인 요소는 거품/차가움 그리고 세모금일 것이다.
친구들 중에는 꼭 소주만을 고집하는 애들이 있다. 그럴 때는 대부분이 쉽
사리 동조해 준다. 왜냐하면 병맥주를 한 봉지 가득 사서 과자 몇 개와
함께 운동장 또는 잔디밭에서 즐기느니 차라리 돼지고기 삼겹살에 소주
를 들이키는 것이 더 좋다고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설하
고 이 친구의 장점을 들자면 한마디로는 '열정'일 것이다. 가끔 맥주잔에
소주를 한가득 부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러한 과시용 행위
를 싫어한다. 비단 느낌이 중시되는 경우가 소주를 마실 때 뿐이겠는가?
아주 가끔 돼지 삼겹살이 타들어 가도 좋은 것은 한잔의 소주 때문이다.
얼핏 보면 물과 똑같아 보이는 그것이 물만큼 의미를 가질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없을 것이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에서 '아직까지'는 굳건
히 남아있는 것을 보면 분명 '아직까지'는 존재가치가 충분한가 보다.
술이란 것 역시 즐기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라치면 사람들은 가끔 이
상한 선입견에 빠질 때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술상대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과 '술은 술집에서 먹어야 제맛이다'란 것!! 한가지 집고 넘
어갈 것은 '미지의 영역'은 항상 극단적인 두가지 평가를 받는 다는 점
이다. 유토피아와 블랙홀이란 비유가 적당할런지는 몰라도 의미전달은 되
었을 것 같다.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내 비록 2~3번 밖
에는 맥주 몇 병을 야심한 밤에 내 방에서 홀로 들이킨 적이 없을지라도
지금 최대한 당시의 기분을 회상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무엇이 마음에
들었었냐 하면 첫째, 마주할 수 있는 것이 나 밖에는 없다는 점이다. '술이
약이다'란 말이 이렇게까지 절묘하게 통할 때가 또 있을까? 치료는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한모금, 두모금..시간이 흐르면 지나왔던 기억들이 서
서히 눈을 뜬다. 단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후회'일 것
이다. '후회'에 대한 적극적인 대한은 '집요'라고 생각한다.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든 아니면 눈물을 흘리든 고인 피를 뱉어 내야만 한다.
'집요'함은 '집착이 아닐테니 말이다. 소극적인 방법 역시 권장할 만 한다.
아쉬움과 그리움이란 두 단어로 집약되어지는 후자는 상대적으로 은은하다.
주의할 점이 한가지 있다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 그렇다 친구에게 말할
수도 있다. 즉 상대가 있어도 유효할 수 있는 꺼리다.
그러함에도 특별하다. 특별 요리는 자꾸 먹으면 더 이상 특별한 것
이 아니듯 홀로 마시는 술도 너무 잦으면 의미가 희석된다고 생각한다. 장
소는 창문이 있는 방! 시간은 12시가 지난 새벽! 인원은 자기 혼자! 그리고
안주는 없는 것...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여행'의 준비처럼 느껴진다. 개인
적으로 나의 창문 바로 앞에는 나무 한그루가 있으며 여러 상가들 사이로 한
술집의 네온싸인이 반짝거리곤 한다.
아~ 술에 대한 간절함에 끄적였건만 쓰고 나니 그 생각이 잠잠해졌다..
p.s. 지나친 음주는 몸에 당연히 안 좋습니다!!-_-;
봄에 느낄 수 있는 점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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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네의 추억 (0) | 2008.08.21 |
해선 안될 생각 (0) | 2008.08.21 |
다시 쓴 춘향전 (0) | 2008.08.21 |
비가 내리네요. (0) | 2008.08.21 |
2/23+2
한없이 슬프다. 무엇 때문인지 누구 때문인지 조차 모르겠다. 아마도 이번
역시 결론은 '나'라고 날 것이며 이 글 또한 '내 비판'으로 얼룩질지도...
부정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 이러한 사실을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
하나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죽을 것 같다...
오늘도 난 광대가 되기를 자청했다. 아주 살며시 다가서서 나의 페르소나
를 덥어 쓴 채 미소지으며 그 뒤론 피눈물을 흘렸다. 안타까운 마음이 내게 전한
다. 후회하십니까 지금 이 순간?
하루에 정확히 세 번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적어도 세끼는 먹는다 치
면 그렇겠지만...
꼭 모 좀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 이게 식곤증마냥 졸립다면야 그 장소가 학교도
서관이든 침대 옆 내 책상이든 눈감으면 그만이다. 그것도 아닌 것이 워낙에
눈이건 얼굴이건 꼭 가죽끈을 씌워 놓은 듯 머리를 재워온다. 일종의 정신병이
라? 하긴 좀 그렇지만 말이다...
모자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종종 '모자쓰고 밥먹고 독서'란 치명타였던
적이 있다...
내가 어릴 적에 슬플 땐, 무언가를 파괴하려 했다. 놀이터의 모래성도, 우리집
유리창도 다 내가 그랬었다. 얼마 후 조금 머리가 커지자 난 이제 스스로를 꾸짖기
시작했고, 그것은 가끔 '눈물'이 되었다. 뜨거운 것에 손이 닿으면 움찔하기 마련인
것이 인간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손이 녹아 일그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잠
시 그대로이고 싶다. 이것 역시 스스로를 파괴하는 한 경향일까?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재미있는 만큼 더 복잡한 것 같다. 물론 생각은 거의 내
위주로만 이루어짐에도 아주 흔한 착각...
'난 널 알아'
라는 생각에 쉽게 휩싸이기도 한다. 그렇다. 난 안다. 단지 너의 일부분이라도
널 알 수 있다고 믿고 싶다. 내가 너를 전혀 모른다고 인정했을 때의 공허함은 감
당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난 너를 아는 것이다.
여: "그럼 당신은 왜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나와 결혼을 허락하는 거죠?"
남: "내가 당신과 결혼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분명 그 사람은 그 여인을 사랑한다고 느끼지 않음에도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무주의+관조주의'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색조차 않한다고 해도
분명 love란 것이 있겠지만 말이다.....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시간대를 꼽으라면 밤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그 사이를 제일 무서워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 이전의 시간은 깨끗하지 못해서 싫
고 그 이후는 갇혀있어서 싫다. 그래서 잠깐의 짬을 내어 이렇게 감상?을 즐기는
것이고...무엇일까?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불분명하다.
아직 유아기적 사고, 아니지 사춘기가 진행 중인 것일까? 이런 것이 평생가면 어
떻게 하나...아~모르겠다...
힘겨울 때 나를 다독여주던 친구들이 그립다. 구름, 회색, 낙엽,...이 모든 것들이 있
었기에 그나마 버티어 왔는데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하나. 그러고 보면 아주 가끔은 사
람이외의 것이 더 친근해질 때도 있다. 그건 바로 내 스스로가 너무 초라한 놈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점 역시 마음을 쓰리게 한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명백한...
그 동네의 추억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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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차가움 그리고 세모금 (0) | 2008.08.21 |
다시 쓴 춘향전 (0) | 2008.08.21 |
비가 내리네요. (0) | 2008.08.21 |
저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0) | 2008.08.21 |
<이 글은! 제가 99년도에 학교교양수업의 숙제로 한 것입니다~ 춘향전..
이구요..좀 깁니다..그리고 조금 더 황당하죠...>
춘향전!
사람들은 가끔 '첫눈에 반했다'란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러한 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때의 그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지만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성도령은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러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예전에
어쩌다 아버님이 계신 안채에 드나들던 젊은 여인네들을 보았을 때도 이런
감정이지는 않았다. 도무지 저 여자아이는 누구이길래 우리의 성도령을
눈멀게 한 것일까?
"방자형...나 지금 떨고 있지?"
"아이구 도련님...지금 햇살이 이렇게 쨍쨍한데 어째 몸을 그렇게 부르르
거리고 계신가요? 혹시 3달만에 처음 구경하는 바깥인지라 감격해서
그러시오?"
물론 방자가 누구더냐. 동네에선 눈치하난 알아주는 남정네였다. 성도령이
누구를 보고 있는지도 그리고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도 이미 초장부터
알아챘던 방자였지만 여지껏 보아왔던 도령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지금의
말과 행동에 흥미반 재미반으로 성도령을 놀려주려고 했다.
"형..장난하지 말고..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아.."
"흠..저기 옆에 있는 더 이쁘장한 아가씨는 향단이라고 하는데..향단이가
그렇게 맘에 드신단 말씀이세요? 하긴..향단이 정도면 남원에서 알아주는
미인이니.."
"아...아니...그 여인이 아니라..그네를 타고 있는 저...저
아가씨말이에요..."
"아하..춘향아씨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저 아가씨의 이름이 춘향이었구나..흠....방자형! 나 어떻게 춘향씨를
한번 만날 수 없을까? 응?"
사실 향단이 그 아씨와 함께 저기 멀리 그네놀이 하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
방자는 어떻게 하면 다가가서 인사를 할지 궁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뭐..정 도령님이 원하신다면 제가 향단이보고 말을
해볼께요..하지만..하지만.."
"..?"
"춘향아씨를 자꾸 만날 수는 없을 겁니다..아마도..그 어머니라 하는
사람이 만만치 않으니...."
"어머니라 함은..춘향씨의 어머니를 말하는거죠?"
"월매라고 하는데..흠...여태 몇 명의 장정이 월매의 밥주걱에 따귀맞고
쫓겨났는지 원..다!! 저 춘향아씨하고 어떻게 안될까 하고 집적거리다가
그렇게 됐다우"
"흠..그렇다면 먼저 월매아주머니를 만나봐야 겠네요.."
쇠뿔도 단김에 뽑으랬다고 그길로 방자와 성도령은 춘향의 집으로 찾아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후였다.
"흠...향단아~..향단이 있어?"
우선 도령을 울타리 앞에 세워두고 방자는 뒤쪽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향단이를 찾았다. 자신이 직접 월매에게 말을 하기엔 비록 도령이 같이
있다고 하여도, 방자는 옆집의 하인인 삼돌이로부터 그가 어제 겪었던
월매의 주걱공격이야기 때문에 어지간히 주눅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아니~해가 진지가 언제라고 벌써부터 승냥이가 설치고 다닌다지?
승냥이고기 먹어본지도 꽤 된 듯 싶은데 오늘 한번.."
정작 들려오는 목소리는 향단이가 아닌 월매의 목소리였다. 다른때 같았으면
벌써 발에 불이나도록 달아났을 방자였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저기 사립문
옆에 서계신 분이 누구시더냐. 이 고을 성부사의 외아들인 성이성이
아니더냐. 그리하여 당당히 방자는 대꾸를 하였던 것이다.
"흠..흠...월매 아줌마 안녕하셨어요? 이야 그 동안 많이
건강해지셨네요.."
"아....방자구나...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어인일로 여자들 셋이 사는
집에..아차! 그 왜 옆집 삼돌이는 잘 지내고 있다니?"
"저...저는요....향단이한테 볼일이 있어서 온게...아..아니라요..저기
서계신 성부사님 의 외아들 성도령님께서 춘향아씨와 볼일이
있다고...하셔..서요..."
"잉? 아니..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늦은 시각에 여인네들만의
안식처에 불쑥 나타나신다더냐..성도령 성도령해도 아직 예의범절은
완성하지 못했나 보구나..내일 날이 밝으면 다시 오시라고 전하거라"
의외로 한방 먹은 방자와 성도령은 그 길로 집에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다음날 성도령은 춘향에게 전할 자신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쓰느라
오전을 정신없이 보냈다. 드디어 해가 하산하기 시작할 무렵, 성도령은
방자와 함께 춘향네 집으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이 누추한 곳을 찾아주시다니 영광이옵니다만..어인일로?"
눈치하면 남원에서 남방자 여월매였다. 하지만, 세상의 단맛 쓴맛 다 아는
월매가 성도령의 마음을 모를 리가 만무했다.
"저....월매아주머니의 외동..."
"아~외동덤(자반 고등어 따위의 배떼기에 덤으로 끼워 놓는 한 마리의 작은
새끼자반)이 먹고 싶다고? 예 향단아~~! 거기 술상에 고기한마리 얹어서
내와라~"
"저...저..그게 아니라요...외동따님이신..춘향아씨를 보고 한번에
반했습니다"
월매의 꾀에 성도령이 속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운명적인
속임수일 것이다. 왜냐, 이미 춘향은 월매의 말대로 옷을 가지런히 차려입고
성도령과 만날 채비를 다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그러셨군요..예 향단아~ 술상은 춘향이보고 들라고 하거라"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춘향이 그 찬란한 자태를 드러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잠시 월매의 기세에 눌렸던 성도령은 최대한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그러나 월매가 누군가? 재빨리 술을 따르며 성도령에게 권했다.
연거푸 잔을 권하길 어느덧 술병이 한두병 비기 시작했으며 적당히 취기가
오른 성도령은 호탕하게도 그 자리에서 춘향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만다.
"저 춘향씨..저번 단오날 그네뛰기 할 때 전 느꼈습니다. 그 느낀 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지만 그 느낌 하나만으로 전 지금
여기에 있는겁니다. 제발 저하고 사귀어 주십시오 춘향씨"
춘향이 역시 당시에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던 지라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그리하여 그 둘은 약간은 배가 아프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도련님~도련님...대감마님께서 부르십니다요~"
그렇게 젊은 두 연인이 아기자기한 시절을 보내던 3달 남짓한 어느 날
아침이었다. 방자가 무슨 일인지 급하게 성도령을 찾는 것이었다.
"이성아~요즘에 글 공부는 잘 되어가느냐?"
"아....네..아버님...자..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흠..네 이놈~! 어찌 아비앞에서 거짓된 말을 하느냐? 내 요즘 동네에 도는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바 지금이라도 스스로 뇌우치면 그냥 넘어가려
했건만 어찌...!?!?!?"
"아버님..죄송합니다..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 말씀을 드리려고 했.."
"듣기 싫다! 내일 우리는 서울로 올라갈 것이니라. 그렇게 알고 책을 다
정리하도록 하거라~"
"아니..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온지.."
"급히 서울로 올라와 다른 직책을 맡으라는 어명이니라."
"그렇지만 아버님..저는 여기에 머물고 싶습니다. 글공부를 하기에도 더
조용하고 또.."
"어허~그래도 정신을 못차리는고? 너는 춘향이란 계집과는 신분이 다른 몸!"
"아버님! 사랑하는데 그 무엇이 방해물이 될 수 있겠습니까...물론
정식부인으로 호적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저는 그렇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춘향씨와 헤어지지 않겠습니다."
"네....이놈~!"
"아버님..옆고을의 김씨아저씨를 보십시오. 그 아저씨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
하늘나라에까지 갔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춘향씨를 잊는다함은 아무리
신분이 높다하여도 그 아주버니에 비하여 나을 바가 모가 있겠습니까?
예부터 사랑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군신간의
사랑이든 가족간의 사랑이든 친구간의 사랑이든지간에 전 그것이 진리라
배웠고 진리란 무릇 실천이 뒤따라야만 참진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처음으로 이성간으로 사랑을 처음 느낀 저에게는 아버님의 말씀이
너무나도 가혹하나이다."
"흠..나 역시 너와 같은 청춘기가 있었느니라.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너의 일이니라. 물론 이성이 네가 춘향이와 사귀는 것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나, 네 자신이 스스로에게 떳떳해지지
않는다면 무슨 면목으로 춘향이을 볼 작정이느냐? 그리고 지금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너의 과거 시험이아니더냐? 그러니, 우선 같이 서울에
올라가서 확실히 매듭을 짓고 다시 내려오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또,
너만 남원에 놔두고 올라간다면 네 어머니의 심정은 어떻겠느냐..."
"....."
"내 만일 네가 서울에 같이 올라가서 과거에 급제하면 춘향이와의 만남을
허락해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터이니 이번에는 이
아비의 충고를 따르도록 하거라"
듣고 보니 아버지의 말씀도 틀린게 하나 없는지라 성도령은 어쩔 수 없이
남원을 떠날 채비를 했다.
다음날 춘향은 마지막으로 춘향을 보러 월매댁으로 갔다. 이미 성부사의
상경소식이 마을바닥에 퍼진지라 노심초사하며 성도령을 기다리던 월매였지만
첫마디는 역시 곱게 나오지 않았다.
"아 성도령..마침 잘 왔소~! 그것이 참말이오? 서울로 이사를 간다는
말이.."
"예..아주머니 그래서 이렇게 인사를..."
"아이고~아이고..이게 어쩐 일이다냐! 그렇게 철썩같이 믿었던 성서방이
배신을 해버리다니~아이고..우리 춘향이는 이제 어쩐다냐~"
어느정도 성도령의 성격을 짐작하고 있던 월매였지만 그래도 어서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싶었기에, 이렇게 과장되게 행동을 하는 것이였다. 역시나
"아...아주머니 진정하세요. 작별인사도 할 겸 그리고 춘향이와 나눌
이야기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들린 겁니다. 그리고 춘향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춘.."
"예 춘향아~ 어여 들어오너라~!"
마치 옆에서 이 말이 떨어지길 기다렸다는 듯이 춘향이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생각같아서는 분위기 상으로 볼 때 월매를
이야기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지만, 월매도 또 나름대로 자신이 제3자의
입장에서 그 둘의 기약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지라 그냥 놔두었다.
"춘향씨..저...오늘 서울로 이사를 갑니다.."
"알고 있어요 이성씨.."
너무나 의연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이 둘이 어떤 주인공인가?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듯이 이별 또한 멋졌다.
"이거...제가 드리는 반지입니다. 항상 간직해 주세요. 그리고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춘향씨..제가 어찌 춘향씨를 잊겠소. 지금은 내가 가야만 하지만 꼭 내가
과거에 급제해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내 마음의 징표로
이 거울을 간직하고 계세요"
이 서로의 교환을 끝으로 잠시 이 둘은 헤어지게 되며, 이제 주인공도 교체가
되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부사는 변가였다. 그는 예전에 있던 고을에서도 모든 일을 잘
다스리기로 유명했다. 인물로 평하자면 키도 훤칠하고 눈매가 부리부리했다.
그렇지만 딱 하나! 그는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때가 있었으며 특히 예쁜
여자를 보면 절대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춘향은 앞에서도 이미
이야기했듯이 월매의 노력으로 인하여 기생의 신분이 공식적으로는
아니였음에도 워낙에 인물이 출중한지라 변부사의 부름을 받고 관아에 가게
되었다.
"에헴..네가 바로 그 유명한 춘향이로구나~"
"...."
"흠....처음 봤을 뿐인데도 너무 맘에 드는구나~춘향이 너는 내 곁에서
수청을 들 생각은 없느냐? 이것도 인연같구나~하하하"
"사또, 우리의 만남이 인연인지 악연인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또의 수청을 들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흠...그래? 그렇다면 그 이유나 한번 들어보자꾸나~"
"저는 미래를 기약한 낭군이 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과거시험을 준비하러
갔지만 얼마 후에 돌아올 겁니다"
"오..역시 얼굴뿐이 아니라 마음씨도 곱구나. 하지만 과연 그가 돌아올까?
우선 과거에 급제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주위에는 수없이 많은 서울의
양반규수들이 줄을 설 것이니라. 만일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다면 그가 무슨
낯으로 너를 다시 보러 오겠단 말이냐? 남자의 자존심이란 그런
것이니라.."
하지만 춘향이 역시 그렇게 만만한 말상대는 아니었던 것이다.
"사또..감히 제가 한 말씀 드리자면...만일 서방님께서 과거에
급제하신다면 저와 함께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하여 내려오실 것이며 만일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신다 하여도 저에게 위로를 받고, 또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꼭 내려오실 겁니다."
"흠..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흠.."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변부사의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 질투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이제 막 시작하는 앞길이 창창한 유능한 관리이고 성도령은
한낱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입시생일 뿐이다. 외모만 해도 그러했다. 자신은
어딜 가도 외모에선 자신있다고 생각하는 약간 왕자병기질이 있는 그였다.
그런데도 지금 춘향은 오로지 성도령만을 고집하는 것이었다. 일종의
괘씸죄라고나 할까? 변부사는 그러한 춘향에게 벌컥 화를 내는 것이였다.
"이 고을에서는 내가 왕이거늘 감히 나의 명을 거역한단 말이냐?
성도령인지 상도령인는 나에겐 전혀 상관이 없다~!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여기서 너와 네 애미 월매의 앞길이 결정될 것이니라~! 나의 수청을
들겠느냐?"
성도령에 대한 마음이 확고한 춘향이였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사실이
있었다. 바로 그의 홀어머니인 월매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정말 있는 정 없는 정 다 주면서 자신을 곱게 길러주신 어머니!
어떻게 보면 소극적이던 춘향과 성도령이 처음부터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월매라는 코치가 옆에 있었기 때문인 점도 있었다.
"어허~왜이리 대답을 못할까? 함흥차사는 함흥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남원에도 있는가 보구나!"
이제 자신이 있는 변부사였다. 왜냐하면 제 어미인 월매까지 언급을 한
마당에 효녀로 소문난 춘향이가 방금 전까지의 태도를 고수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였다. 문밖에서 이 말을 다 듣고 있던
월매가 과감하게 관아의 문을 열고 나선 것이다.
"흠......이보시오 사또양반~나 요기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있는 춘향이
애미되는 사람이요!"
"아~ 안그래도 지금 이방을 시켜 부르려던 참이였소. 춘향이가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으니 어머니되는 월매가 한번 설득해 보시오..."
"그럴참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마치 변부사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월매는 부사와 춘향이, 그리고
아전들이 다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을 했다.
"나의 어여쁜 딸 춘향아~지금 네가 무슨 죄가 있다고 여기 이 추운 관아
뜰에 앉아있단 말이냐! 단지 네가 잘못한 거라면 이 어미닮아 그토록 이쁜게
죄라면 죄겠지..쯧쯧..그래 말만한 처녀에게 내 무슨 말을 하리오~네가 하고
싶은 사랑을 하려므나! 나처럼 사랑없는 사랑했다 애비없는 딸년 낳지
말것이며, 제 아무리 공주라도 지 마음에 있으면 바보온달하고 결혼하는게
사람팔자다 팔자..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변부사 또한 인물에는 뒤떨어짐
없고, 그렇게 앞길이 챙챙하다 하지만 춘향이 네가 그토록 성도령을 잊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그 어떤 말이 필요하리? 그냥 내 걱정일랑 하덜말고 너
하고픈 사랑을 하려므라~!"
너무나 뜻밖에 말에 변부사는 황당함을 넘어서 그 두 모녀에게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이제 변부사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여봐라!! 저 두 모녀를 당장 하옥하여라!"
어머니의 말이 너무나 고마웠던 춘향이 감동을 다 하기도 전에 모녀는 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변부사의 정치적인 역량에 존경을 표했던
남원고을 사람들도 이제 하나둘 색에 눈이 먼 그의 모습을 비웃기 시작했다.
물론 변부사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월매와 춘향을 감옥에 가두기는
했건만, 그건 당시에 자신의 부하들이 보는 앞인지라 난처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그랬던 면이 더 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밤 밤 몰래 변부사는
모녀를 만나려고 감옥에 갔다.
"에헴..."
"아니..이 밤중에 이 무슨 소리냐? 거 말투를 들어대충 짐작하니 우리
모녀를 이렇게 모질게 대하는 그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지나가던 동네 강아지가 짖는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능청맞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월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어림짐작할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관가의 기생으로 한맺히게
자라온 그녀, 그 인간취급도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랑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그 한을 자신의 외동딸 춘향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아 그토록 간절히
기르고 기원했건만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나..변부사요..사실 아까는 미..미안했소..하지만.."
"아이고~하지만은 무슨 하지만이란 말요~! 만약 그런 말을 하고 싶걸랑
우리 모녀 자유롭게 해 준 뒤에나 하소~"
"흠..춘향아~춘향아~어찌 대답이 없느냐?"
"..."
"내 정말 이번만은 진심이니라~물론 성도령을 잊지 못하는 네 마음..나도
충분히 이해는 한다...그러나~나 역시 너에 대한 마음이 성도령 못지
않으니..제발.."
"변부사님.."
"아~! 드디어 말을 했구나 춘향아~그래 무슨 말이든 해보거라"
"물론 변부사님이 저에게 호감을 가져주시는 점..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변부사님 말대로...성도령님께서 벌써 저를 잊으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저는 약속을 했습니다..그리고 믿습니다...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 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선은 제가 한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건 성도령님과의 약속일 뿐만이 아니라, 제 스스로와도
한 약속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에 대한 마음을 접어주십시오."
"그...그..그렇구나..정 네 맘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좋다..그러면 나도
함께 성도령을 기다릴 것이니라..그리곤 그와 겨룰 것이니라! 남자대 남자로
말이니라~"
그러자, 그 둘의 진지한 대화를 옆에서 듣던 월매가 한마디를 한다.
"아 그럼 우리 모녀를 놓아주시는 건가요?"
"아..아..아니다~! 지금의 마음이 이러하다면 어찌 그대로 놔둘 수
있으리요? 내가 만일 춘향이라면 내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한양으로 가버릴
것이다. 그러니...성도령이 돌아올 때까지 춘향이만 여기에 남고 월매 너는
놔주도록 해주겠다."
이리하여 월매는 다음날 아침 자유의 몸이 되고, 춘향은 그대로 옥에 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옥이라 하여 다 같은 옥은 아니었다. 감옥옥인지
구슬옥인지 구분이 안되는 나날이었다. 일단 마음으로 환심을 사지 못한
변부사는 여러 가지 물질적인 것으로 춘향의 환심을 사려했던 것이다.
지푸라기 이불대신 솜이불을 몰래 넣어주었으며 음식 또한 사또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접하였다. 그렇지만 춘향의 마음은 그다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어느덧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 둘의 밀고
당기는 싸움이 슬슬 잊혀져 갈 때쯤, 변부사의 임기 또한 거의 끝이 나고
있었다. 이제 얼마 후에 변부사도 다른 고을로 가야만 했고 춘향이와도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쩔수 없이 볼 수 없게 될 처지였다. 그날 밤
변부사의 많은 생각을 했다.
'아~사내 대장부로 태어나서 여지껏 실패를 모르고 자라온 나다. 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이냐? 내가 무엇이 부족하다고 아직껏 소식조차
없는 그런 애송이에게 밀린단 말이냐...그 오랜 기간동안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니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이가...아 고민이로구나..'
"여봐라 거기 아무도 없느냐?"
"예~사또.."
"여기 술상을 좀 가져오너라~"
"예.."
그날 밤..변부사는 홀로 술을 마셨다. 병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변부사의
눈빛도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변부사는 완전히 술에 취했고,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춘향이가 갇혀 있는 옥으로 향했다.
"춘향아~춘향이 자느냐?"
"아직 안자옵니다. 사또"
"그렇구나..아..내가 오늘 술을 좀 마셨다...그게 다 누구때문인줄
아느냐?"
"저 때문이라고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사또..결국 문제는 제가 아닌 사또에게
있는 것입니다."
"말을 역시 잘한다니까..으..그래 내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느니라..네가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난 너와 영영이별을 해야
할것이니라~"
"저 역시 그 동안 미운정이 더 들기는 했어도 약간 아쉬움이 남을 것
같군요.."
"흑..춘향아..내 이렇게 남자로써 마지막 자존심도 버리고 이렇게 너에게
부탁한다. 내 처음에는 너의 그 예쁜 외모에 반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그리고 너와 가끔 대화를 할수록 내 마음은 더 깊이
너에게로 가는 걸 어쩔 수가 없구나..그래 내 어찌 네 일편단심을 꺾을 수
있겠느냐만은..나에게 마지막 기회를 다오? 응...기회를...내가 다른 고을로
가기 전에 성도령이 찾아온다면 그때 너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우리 둘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해다오.."
그동안 오로지 성도령만을 생각하고, 자연히 변부사를 멀리만 했던
춘향이였지만 자기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까지 보이면서 애걸하는 변부사가
한편으론 측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중에 변부사와 성도령사이에서 선택을
하라는 그의 말은 어이가 없었다. 춘향은 조용히 거울을 보았다..
어쨌든,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고 다시 시간은 흘러갔다.
"월매아줌마~!!!"
"아..방자아닌가? 왜 이리 호들갑이더냐 아침부터?"
"저...저...우리 도령님이요 글쎄..과거에 급제해서 남원에 내려오고
계시답니다요"
"뭐? 성도령이 급제를 했다고?"
그렇다. 그 동안 서울에서 두문불출하고 공부에 전념했던 성도령이 드디어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남원으로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몇몇 사람에겐
너무나도 기쁜 일이었으며 또 다른 몇몇에겐 슬픈 일이였다. 그런데 왠일인지
춘향의 마음은 너무나 담담해보였다. 월매가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쏜살같이 달려갔건만 반응이 시큰둥했던 것도 이상했다.
드디어 삼자대면이 이루어졌다. 춘향이를 사이에 두고 변부사와 성도령이
앉았다. 변부사로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 들은 성도령은 약간은 어이가
없어했지만 자신이 처음 춘향이에게 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럴수도
있으려니 했다. 결정은 결국 춘향이가 하는 것이고 성도령은 이제 누구에게도
뒤질 것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결정은 춘향씨가 하는 것이지요"
"그..그렇...지요.."
자신이 지나쳐 약간 오만해 보이기까지 한 성도령의 말투와는 달리 그간의
사정을 잘 아는 변부사의 말은 힘이 없어보였다.
"자~춘향씨.. 그때 받았던 가락지..내 그동안 고이 간직하고 있었지요.."
"...."
너무나 의외였다. 감격의 재회로 눈물바다가 될 줄로만 알았던
성도령이었건만 어찌된 영문인지 춘향은 말조차 별로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정적이 흘렀다. 드디어 춘향이가 말을 했다.
"변부사님..그동안 저에게 너무나 잘 해주신점에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그렇지만 저는 변부사님이 싫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그동안 그토록 쌀쌀맞게 대했던 겁니다. 물론 변부사님도 저에게
호감이상의 감정을 느끼시고 그 감정이 진실된 것이다란 점은 그 동안의
변부사님의 행동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정말 감사드립니다...하지만
저의 마음은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물론 처음과 같지도 않습니다..."
그때까지 자신있는 표정이던 성도령이 춘향의 마지막 말을 듣고 잠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춘향이 계속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오로지 변부사님만을 원망했습니다. 내가 왜 이런 시련을 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물론 심적인 고통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변부사님께서
아프셨듯이 저역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변부사님에게서라기 보다는
성도령님에 대해서 말이죠. 정말로...그렇게 시간이 없었던 것이였을까
하고 말입니다. 왜 그동안 편지 한장 없었을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쉬웠습니다. 성도령님께서 주고 가신 거울...그 거울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고 나의 님을 생각했습니다. 거울이 흐려지면 내 눈물로
그것을 닦아가면서까지 성도령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전 그 거울을 깨뜨렸습니다. 아주 간단한
일이였습니다. 그렇게 소중했던 거울, 그 거울이 깨지는 것은 순간이
였으니까요..단지 그것을 떨어뜨리기가 어려웠을 뿐이죠. 절대 그 거울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도령님과 나를 연결해 주는 그 고리가
바로 그것 뿐이라고 믿었어요...오죽했으면 처음엔 그 거울에 보이는 것이
성도령님의 얼굴이였으니까요..하지만 언젠가부터 그 거울에 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잘못 보이는 것이지 생각도 해보고 다시 성도령님을
생각해보려 했지만..결국 그 얼굴은 내 얼굴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습니다. 인정을 하고 수용을 하자 마음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 동안 내 마음속은 온통 성도 령님에 대한 생각 뿐 이였으니까요.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무엇이 부질없는 것이고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지요. 너무나
어릴 때 우리는 사랑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사랑이 변하지 않았다고
성도령님은 자신있게 말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전 이제 진정한 사랑을 찾을 겁니다..우선은 현실을 인식하고 현실에서
빠져나갈 거구요..그 다음에 진정한 사랑이란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겠죠..그 동안 두 분..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춘향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 자신을 바라보는 두 남자를 곁에 두고 문을
나섰다. 문밖에는 월매가 걱정스러운듯한 그러나 자랑스러운듯한 눈빛으로
춘향을 바라보았다.
"어머니..전 이제.."
"그래..춘향아..그냥 말없이 가거라..난 네 마음을 다 알 것만
같구나..네가 스스로 깨닫고 결정한 일이니 후회가 없도록 끝까지...끝까지
포기해선 안된다.."
"네..어머니.."
"그리고..언제든지 힘들 때는 찾아와..내가 그렇게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겠지만..난 네 엄마란 이유하나만으로도 너에게 내 모든 것을 주고
싶거든.."
"..."
언제 쌓는지 월매는 향단이에게 짐을 맡기며 춘향을 잘 돌봐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그 둘은 길을 떠났고, 춘향은 어느 절의 비구니가
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다.
거품, 차가움 그리고 세모금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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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선 안될 생각 (0) | 2008.08.21 |
비가 내리네요. (0) | 2008.08.21 |
저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0) | 2008.08.21 |
어머니 (0) | 2008.08.21 |
지금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바깥에 나갈 일은 없지만...그래도 비가 오니
까 기분이 우울해 지네요....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
지 이제야 알 것 같네요...아마도 작년(98년..)과 같을 때는 이러한
비가 매우 좋았을 겁니다..( 한 번 알아 맞춰 보시길...^^;)
어쨌든 이렇게 비가 오면서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것이 있네요..
이렇게 막연히 비가 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하...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우습지만요..그래도...생각이 나는 것을
어찌 하겠습니까...^^
지구의 종말이 오기 직전의 세상 곳곳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첫번째 떠오르는 장면은 ...타이타닉에서 어느 노부부의 장렬한(?) 최후..
그리고 떠오르는 장면은 LA 폭동처럼 혼란에 빠진 도시...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장면은....영화 쎄븐....
아...과연 지구의 종말은 올것인지...그리고 정말 온다면...어떻게 올
것인지...그리고 나는 어떻게 맞을 것인지....
비가 오면..나이드신 분들은 몸이 쑤신다고 하시지요..보통...
그런데...저는 머리가 쑤시네요...^^
쩝...내일은 밝은 해가 보고 싶어요~★
p.s. 99년에 쓴 글입니다~ 아마 그땐...이 글이 좀더 현실?적이었겠지요?^^
하지만..그때와 다름없이 지금도 역시 '비'란 존재는 오묘하답니다..
희망을 놓지 않는 한 희망은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해선 안될 생각 (0) | 20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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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춘향전 (0) | 2008.08.21 |
저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0) | 2008.08.21 |
어머니 (0) | 2008.08.21 |
단상 #.1 (0) | 2008.08.21 |
저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한명을 꼽으라면 이 친구를 꼽을..그런 친구죠...
어제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저를 그 동안 잊고 사는 줄 알고..
저도 그 친구를 잊자는 ..아주 옹졸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 친구가 예전에 저와 했던 약속..
"언제 밥 한번 사주마..."
란 말을 지키기 위해서..저에게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같이 밥을 먹고..잠시 산책을 했죠...그 동안 못 봤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제가 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좀 괜찮으셔?"
그 아이의 아버지가 몸이 아프셨거든요....
그러자..그 아이는 아주...아주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응..돌아가셨어.."
"......"
이 말을 듣는 순간...저는 저의 냉철한 마음에 놀랐지요...
"뭐..진짜?"
....라는 정도의 흥분된 반응이 아닌....그냥....그냥..침묵으로 일관했거든요...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오히려 그렇게 잠시나마 묵묵히 같이 걷기만
한 일이 더욱 나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이러한 이야기가 나오자...당연히 주제는 그 분야로 옮겨졌습니다...
아버지의 차를 그 아이에게로 명의이전했다고 하더군요...또...나머지 식구들의
이야기..
그리고....친척들과의 관계...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친척들은 그다지 좋은 사람들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이해 관계란 이런 것이다..란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
어쨌든..그 아이도 그 일 이후로..매우 성숙해 진 것 같았습니다..
거의 12년이 넘게 친구로 지내온 아이라....저의 무관심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렇지만..그 아이는 결코 비관하거나 ...낙담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너..걔 알지? 박XX...오늘 걔한테 전화해 볼거다.."
그 아이는..요즘에 흔하지 않은 순정파죠...그래서 그 아이가 누구를
좋아하고..누구를 좋아하지 않는지..훤히 알고 있는 저였기에 저는
서스럼없이 말했습니다..
"야..걔한테 전화해서 뭐해? 걔가 뭐가 좋냐?"
...중학교 3학년때부터...지금까지 그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 아이를..끝까지 그 한 사람만 고집하는 독불장군입니다...저의 친구는..
"그냥..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잖아.."
...쩝..뭐..이런 식으로..공부든..취미 생활이든...자신의 일상 생활로
가장 빨리 돌아오기 위해..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픔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말을..저는 100%믿죠...왜냐하면....
저에게도..그리고 그 친구에게도 그러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그리고
그 이후의 대처가 약간 방식의 차이를 보였지만..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더 세상에 적응시켜 주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어제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부모님께 효도하기로요..
"너..그 때 울었지?"
"어....많이 울었지..친척들도 울고 어머니도 우시고.."
"나는...나중에 그런 일이 있어도 울지 않을건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만약 지금 상황에서..다시는 나의 부모님을 볼 수
없다면?
....눈물이 생기려는 이유는..아직 제가 불효자이기 때문일 겁니다...
99/ 6 /25
p.s. 오늘은 2000년 3월 28일이다. 그 친구는 아직 잘 살고 있다. 크게
달라진 점도 없는 듯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할아버지
가 서울J병원에서 돌아가신 것..그녀를 포기하고 막? 나가는 것..또
최근에 연락이 뜸해진 것이 달라진 거라면 달라진 것이랄까? 아!
그 친구와 몇 달 전에 2대2로 미팅도 했었다. 물론 결과는 없지만...
이러다가 어느 순간 우린...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또다시 연락을 하곤 하겠지? 그래..우린
그런 친구니까...그래서 기쁘다
p.s. 2 여전히 지금도 그 친구와는 '베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친구는 한 공기업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예쁜 여자친구와
조만간 결혼을 할것 같다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같이 왜관에서 군복무를 하게 된 정말
흔치않은 케이스입니다. 같은 대대 소속(중대는 달랐구요)에 자주 마주쳤습
니다. 정말 인연이 많네요.
- 2008년 8월 21일
- 2015.03.29
다시 쓴 춘향전 (0) | 2008.08.21 |
---|---|
비가 내리네요. (0) | 2008.08.21 |
어머니 (0) | 2008.08.21 |
단상 #.1 (0) | 2008.08.21 |
염세주의자 친구, 허무주의자 (0) | 2008.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