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한명을 꼽으라면 이 친구를 꼽을..그런 친구죠...

어제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저를 그 동안 잊고 사는 줄 알고..

저도 그 친구를 잊자는 ..아주 옹졸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 친구가 예전에 저와 했던 약속..

 "언제 밥 한번 사주마..."

란 말을 지키기 위해서..저에게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같이 밥을 먹고..잠시 산책을 했죠...그 동안 못 봤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제가 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좀 괜찮으셔?"

그 아이의 아버지가 몸이 아프셨거든요....

그러자..그 아이는 아주...아주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응..돌아가셨어.."

 "......"

이 말을 듣는 순간...저는 저의 냉철한 마음에 놀랐지요...

 "뭐..진짜?"

....라는 정도의 흥분된 반응이 아닌....그냥....그냥..침묵으로 일관했거든요...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오히려 그렇게 잠시나마 묵묵히 같이 걷기만

한 일이 더욱 나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이러한 이야기가 나오자...당연히 주제는 그 분야로 옮겨졌습니다...

아버지의 차를 그 아이에게로 명의이전했다고 하더군요...또...나머지 식구들의

이야기..

그리고....친척들과의 관계...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친척들은 그다지 좋은 사람들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이해 관계란 이런 것이다..란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

어쨌든..그 아이도 그 일 이후로..매우 성숙해 진 것 같았습니다..

거의 12년이 넘게 친구로 지내온 아이라....저의 무관심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렇지만..그 아이는 결코 비관하거나 ...낙담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너..걔 알지? 박XX...오늘 걔한테 전화해 볼거다.."

그 아이는..요즘에 흔하지 않은 순정파죠...그래서 그 아이가 누구를

좋아하고..누구를 좋아하지 않는지..훤히 알고 있는 저였기에 저는

서스럼없이 말했습니다..

 "야..걔한테 전화해서 뭐해? 걔가 뭐가 좋냐?"

...중학교 3학년때부터...지금까지 그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 아이를..끝까지 그 한 사람만 고집하는 독불장군입니다...저의 친구는..

 "그냥..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잖아.."

...쩝..뭐..이런 식으로..공부든..취미 생활이든...자신의 일상 생활로

가장 빨리 돌아오기 위해..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픔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말을..저는 100%믿죠...왜냐하면....

저에게도..그리고  그 친구에게도 그러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그리고

그 이후의 대처가 약간 방식의 차이를 보였지만..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더 세상에 적응시켜 주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어제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부모님께 효도하기로요..

 "너..그 때 울었지?"

 "어....많이 울었지..친척들도 울고 어머니도 우시고.."

 "나는...나중에 그런 일이 있어도 울지 않을건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만약 지금 상황에서..다시는 나의 부모님을 볼 수

없다면?

....눈물이 생기려는 이유는..아직 제가 불효자이기 때문일 겁니다...

99/ 6 /25

p.s. 오늘은 2000년 3월 28일이다. 그 친구는 아직 잘 살고 있다. 크게

   달라진 점도 없는 듯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할아버지

   가 서울J병원에서 돌아가신 것..그녀를 포기하고 막? 나가는 것..또

   최근에 연락이 뜸해진 것이 달라진 거라면 달라진 것이랄까? 아!

   그 친구와 몇 달 전에 2대2로 미팅도 했었다. 물론 결과는 없지만...

   이러다가 어느 순간 우린...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또다시 연락을 하곤 하겠지? 그래..우린

   그런 친구니까...그래서 기쁘다

 p.s. 2 여전히 지금도 그 친구와는 '베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친구는 한 공기업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예쁜 여자친구와
조만간 결혼을 할것 같다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같이 왜관에서 군복무를 하게 된 정말
흔치않은 케이스입니다. 같은 대대 소속(중대는 달랐구요)에 자주 마주쳤습
니다. 정말 인연이 많네요.

                                                       - 2008년 8월 21일

 

P.S.3
그친구의 결혼식때 사회를 제가 보고, 제 결혼식의 사회를 그 친구가 보았습니다.
지금 한 공기업에 다니면서 배드민턴을 열심히 치고 있구요. 어서 2세를 만들라고 옆에서 압박을 주는 중입니다.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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