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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26일( 구름 조금 ), Hit : 3
SUBJECT 체계를 잡아가는 자취방
어제 아침에 과외를 하고 오늘 오후3시에 과외를 하기로 종현이와 스케쥴을 잡았다. 12시 조금 넘어 토익시험이 끝남에도 이렇게 타이트하게 계획을 세운 것은, 종현이가 2시에 선배들과 약속이 있다고 해서였다. 나를 핑계로 가지 말라 그러고 3시에 보자고 한 것이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후 집에 가서 바로 천안에 내려왔다.

내려올때 어제부터 잘 챙겨두었던 세윤이에게 받은 케이블, 집에 있던 유기화학책, 틈새라면 3봉지 등을 가방에 꾸역꾸역 넣고 강변역 터미널로 향했다. 그리고 과외에 갔다가, 5시부터 약 한시간정도 롯데마트 다이소에서 속옷정리함을 샀다. 또 4단 신발장도 샀고, 모니터 클리너도 구매했다. 아! 그러고보니 요구르트도 구입했군~^^

집에 와서 컴퓨터를 재배치하고 신발장을 조립한 후 틈새라면을 하나 먹었다. 생각보다 물을 좀 더 넣었는지 맵지는 않았다. 유통기한이 짧은 대신 스프에 고추와 파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그렇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1시간 조금 넘게 '배용준,권상우 개인 트레이너  임종필(초보몸짱만들기)'라는 동영상을 1.2배속으로 대충 봤다. 계획적인 삶의 기본은 아침 운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주가 시작된다. 지난주는 이상하리만치 압박속에 살았는데, 이제부터는 내 의지대로 순항하고 싶다. 어차피 겪어야 하는 일이고 또 사실 알고보면 별거 아닌 것이건만 내가 느리적거리고 핑계대고 하니 그랬던 것 같다. 밥속에 내일 아침에 먹을 밥도 해놓았으니 힘차게 일어나는 일만 남았다.

p.s. 고민하던 전자렌지를 드디어 주문했다. 아마 화요일쯤 올듯 싶다. 훗 그러면 전자도구는 거의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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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25일( 맑음 ), Hit : 2
SUBJECT 집, 가족 그리고 친구
3주만에 집에 왔다. 지난 주말에 엄마가 천안에 오셨었지만 그래도 직접 집에 온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사실 내일 보는 토익시험때문에 온것이고 또 엄마는 태국에 가셨기 때문에 형과 나 뿐이지만, 그래도 집은 집이다.

토익시험공부는 안했다. 뭐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면 약간 오버고 어쩌다보니 안하게 되었다. 그랬더니만 끝까지 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시험을 아무런 부담없이 보고싶다. 내가 원체 시험 자체에 약한 모습이라서 말이다.

형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형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만 나도 그리고 형도 시간이 녹녹치 않다. 그래서 대신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잔뜩 사다줬다. 얼마나 많은 갭을 채워줄지 모르는 그러한 것들이지만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날씨가 뿌옇다. 그런 날씨 속에 예정시간보다 한시간 앞서 세윤이를 만났다. 그리고 피자를 먹었다. 세윤이 역시 목욕탕의 욕탕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어서 물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물은 턱밑까지 올라오는데..
내가 보기에 그의 문제는 심리적인 압박이다. 하긴 내가 거기로부터 온 도망자인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힘내라 자식...


집의 의미는 무얼까?

그냥 편하다. 예전에 부대에 있을때에도 2~3주에 한번씩 집에 올때마다 느끼는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그때는 의무였던 기간이었고 또 매일매일 할일도 있었기에 심리적 타격을 적게 받으며 보낼 수 있었다. 지금은 완전한 자유가 내게 주어져서여일까? 그렇게 규칙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불규칙보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균열이 좀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잘 할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따위 말이다. 그렇지만 난 일어날 것이다. 예전에 내가 썼던 싸이월드의 소개글일 생각난다...

solitary trees, if they grow at all, grow strong.
4 the days to play to death soon...^^


WaKE mE uP!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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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24일( 맑음 ), Hit : 4
SUBJECT 조금은 상쾌한 기분으로
하하하.

어제는 정말 슬픈 날이었지만 오늘은 밝게 시작하고 싶었다.
아침 일찍 받은 '대일밴드'를 빌려달라는 문자와 함께 누군가를 도우면서 시작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날이었다. 유기화학 수업도 열심히 잘 들었고, 실습도 열심히 잘 했다. 물론 중간에 한솔양과 보라양의 방해로 조금 딴짓을 하긴 했지만!

집에 와서 홍배의 컴퓨터 케이블로 듀얼모니터를 시험해봤다. 잘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필요한 것일까? 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저녁에 SPSS 동영상 강의를 보는데 동영상보랴 SPSS 프로그램으로 예제 따라하랴 또 싸이게시판에 그거 요약판 적으랴 하나의 화면으로는 얼토당토 않는 상황이 닥쳤다. 역시 듀얼모니터는 이럴때 필요한 것인가 보다.

사실 저녁을 먹고 홀로 백석대에서 농구를 하고 왔다. 한 1시간정도 연습을 하니 몸이 개운했다. 앞으로 종종 이용할 것 같은 야간 농구였다.

내일은 아침 일찍 종현이 녀석 과외를 하고 집에 간다. 일요일에 오전중에 토익을 보고 아마 다시 내려와 과외를 하겠지. 주말에 토익시험이 있는데 그건 그냥 볼 생각이구, 나머지 시간에 공부좀 하고 싶다. 세포생물학, 유기화학 등 슬슬 공부를 해야하는 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쁨으로 나의 정신을 죽이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할땐 해야지만 내 스스로에게 덜 미안할듯 싶다. (그래서 오늘 한솔이의 집요한 놀자는 유혹을 피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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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23일( 맑음 ), Hit : 5
SUBJECT 식용유의 늪에 빠지다
살짝 바빴던 이번주도 슬슬 지나가고 있다. 이제 내일 유기화학만 들으면 다시 주말이구나. 이번 주말에는 집에 간다. 일요일에 토익시험을 보기 때문이다. 원래는 이번 토익시험을 위해 공부를 할 생각이었지만 어느덧 시간은 흘러 벌써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뭐 예과통과할 점수야 나오겠지만 그래도 내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부족한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다.

화요일에 있었던 의학통계 첫번째 리포트와, 수요일에 있었던 지역사회의학 리포트 때문에 각각 전날에 3시간정도 밖에 자지 못했다. 또 수요일 밤에는 제론 개강파티겸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기에 피곤하지만 참석을 했었다. 그랬더니 오늘 저녁 집에 와서 전기밥통을 보니 72시간이 경과된 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훗 벌써 이렇게 치여살면 어떻게 본과생활을 한단 말이지? 그러고보니 오늘 제출한 유기화학 예비리포트도 아주 급박하게 처리한 것 같다.

친구가 나에게 말한다. 아직도 시니컬 모드로 있느냐고 말이다. 내가 시니컬한가? 그렇다고 확답하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할때 그렇게 요즘들어 특출나게 회의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웃음을 뿌리지 않으니 그렇게 보였나보다. 입을 열면 공격적인 발언이 나올때가 많다. 그래서 왠만하면 입을 다물고 있고 싶다. 그런데 나보고 시니컬 하다그러면 어쩌란 말이지? 아마 이런 상태의 모습을 만드는데 가장 기여한 것은 자취생활인것 같다. 아니 좀더 정확히는 자취생활의 '외로움'이 작용한 것이겠지. 기숙사생활을 할때는 그래도 룸메이트라도 있었는데, 그리고 통학을 할때는 가족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 주위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인지 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그래서 조금 외로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지난번 개강파티때 느낀바가 있었다. 내가 가진 그러한 모습이, 즉 대학교 2학년이라는 이러한 상황이 내가 알고 있는 많은 내 동갑내기의 그것과 같지는 않다는 사실과 또 내 동기들의 삶이 나의 현재 상황과 조금은 이질감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그래서인지 그날 이후로 많이 수그러든 내 자신을 본다. 그렇지 세상이 다 내 뜻대로 될수는 없는거겠지. 아쉽지만 이제 무너뜨렸던 벽돌 하나하나를 조금은 되돌아 쌓으며 거리를 두고 싶었다. 아마 이런 스타일로 나가다보니 지난 3~4일간 나의 모습이 근접하기 힘든 모양새가 되었나 보다. 그런데 그거 아니? 나도 쉽지는 않다 이러는거!

공부하기는 그다지 힘들지 않지만 뭔가 잡다하게 하는 것이 있다보니 매우 바쁜것처럼 보인다. 지금 큰맘먹고 시작한 일기를 조금 미루다가 손을 대는것도 그 이유이다. 그러고보면 결국 세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행동의 굼뜸과 나이를 먹는다는 가면을 벗을땐...인간은 죽는 거겠지? 그런 돈키호테의 마음으로 뭐든지 급박하게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냉철함이 필요한 때다. 느리적느리적 하다보니 내 마음까지 같이 식용유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지금 이것이 내가 얼마나 하고 싶었던 일이냐..내가 얼마나 공부하고 싶었던 이곳이냐...

그래 조금만 더 힘을 내자. 핸드폰 액정문구처럼 오늘도 smile 하면서 지내련다.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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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18일( 흐림 ), Hit : 7
SUBJECT 토요일같지 않은 토요일
여전히 울리던 알람을 잠결에 끄고 잠깐 눈을 다시 붙였다 일어나니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어제 자기 직전에 전화기의 일정에 '숙제하기'라고 기입했을 정도로 바쁜 주말이 될듯한 날이었다.

어제 먹다남은 콩나물국에 라면을 끓이고 역시 어제만든 남은 밥 한공기로 아침을 때웠다. 그리고 밀린 빨래를 한 후에 집에 올라와 청소를 했다. 내일 오전에 어머니와 윤희누나가 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과외를 갈 시간이 되었다. 3시에 시작이기에 2시차를 타기 위해 1시 52분정도에 방에서 나왔다. 원래 2시에 5번버스가 병원입구에서 출발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항상 3분정도 먼저 출발하기에 남은 시간은 5분정도였다. 그래서 뛰었다. 역시나 버스는 막 건널목 옆을 꺾어 나가는 추세였고 난 겨우겨우 숨을 몰아쉬면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버스에서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제 쓴 그 문구처럼, 이번 주말은 쉽게 지나갈 수 있는 날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져온 의학통계학 책을 그냥 읽었다. 생각보다 chap1,2는 어렵지 않았다. 그냥 고등학교때 배웠던 내용을 다시 보는 정도? 약간 머리도 아프고 이마에 땀도 나고 했지만 그냥 한시간정도 책을 읽으면 쌍용동으로 향했다.

과외를 마치고 겨우 찾은 외환은행에서 가지고 있던 현금을 입금했다. 알고보니 롯데마트 옆에 있는 맥도널드 건물에 외환은행 ATM이 있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롯데마트를 잠깐 들린 후 다시 한시간이란 긴시간을 투자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올때는 의학통계학 프린터를 읽었는데, 좀전까지 인터넷으로 몇몇 사항을 검색해보니 이제 조금 알듯 싶다. 그렇지만 아직도 화요일날 내야만 하는 의학통계학의 리포트를 하기엔 벅찬 감이 있다. SPSS 프로그램도 찾기가 쉽지 않았기에, 그냥 통계 테이터나 찾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마 내일 중에 이 자료들을 잘 정리해서 숙제를 해야할듯 싶고 그냥 월요일엔 SPSS용 파일이나 만들 계획이다. WHO에서 얻은 2005년도 자료가 그나마 제일 뭔가 있어 보이는 듯 싶다.

사실 그것뿐이 아니라 수요일날 발표해야할 인터넷을 이용한 의료행위도 봐야한다. 대한의사협회지에서 그 논문을 찾아 PDF로 저장해 놨고, 관련된 논문들 몇몇가지도 함께 저장해 놨는데 이것을 읽어봐야한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기때문에 뭐 그렇게 힘들것 같지는 않지만 문제는 시간이니까...

논문작성과 발표시간에 볼 영어논문도, 그리고 생명윤리시간에 나갈 부분에 대한 예습도 있어야 하고 또 목요일까지는 유기화학실험 예비레포트도 내야만 한다. 이것이 '시작 증후군'인가?

늦은 저녁, 식사로 짜파게티를 먹었는데 새로 사온 양은냄비에 오른손 중지를 살짝 데었다. 딱 연필을 잡고쓸때 닿는 부분이라 성가시게 되었다. 집에 바세린연고가 없어서 동네를 뒤졌는데, 역시나 문을 연 약국은 없었고 슈퍼에서도 파스와 후시딘까지는 팔아도 바세린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본 antibacteria 연고에서 light burns란 말을 보고 그걸 발랐다. 그 약이 나 제대할때 sickcall서 가져온 것이니 상당히 오래된 약이지만 오늘처럼 유용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일(엄밀히 말하자면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되겠지? 그것을 즐기면서 착실하게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야 할텐데 요즘 날씨마냥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만 같아 조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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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17일_시작

Posted 2008. 8. 21. 17:30, Filed under: Ex-Homepag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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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민 [기여도 4 20.4%] 2006년 03월 17일( 맑은 후 흐려짐 ), Hit : 8
SUBJECT 시작
개강한지 보름넘게 지났다. 예과 1학년의 겨울방학이자 마음설레는 예2의 전초전인 1~2월동안 라이엇과 제론의 골학, 라이엇의 충청권지역 농구대회 등으로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 2월 중순경에 잡은 나의 자취방 '오크빌!' 이곳은 라이엇 골학때 현재 본과2학년인 종민선배의 원룸인 '수원룸'과 맞붙어 있는 곳으로 당시 운형이와 함께 이곳에 계약을 했다.

내가 있는 곳은 305호로 뒷편에 자리잡았다. 역시 예상대로 매우 조용하고 창문 바로 앞에 안서교회가 보이는 등 좋은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연광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개강후 조금 우울한 날들이 많은데 이러한 채광효과가 조금 영향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오크빌은 나름대로 성공적인 진입이었다.

오크빌 계약후 여기에 들어오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여러가지 것들을 구매했다. 노트북부터 양말까지 말이다. 어쨌든 5%적립금을 주는 모사이트에서 2만5천원 정도의 에누리를 받았으니 참 많이 산것 같다. 그렇지만 집에서 가져온 것도 은근히 많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귀중한 것은 어머니의 사진이다. 사실 우리 집이 조금 외로운 2006년을 보내고 있다. 아버지는 저 멀리 밴쿠버에서 어머니와 형은 서울서, 그리고 난 천안에서 각각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어머니께서 그러한 점에 더욱 민감하신지라 새벽기도도 나가시고 하신다. 내가 옆의 안서교회만을 아주 가끔 바라보는 것과는 천양지차의 정성이시다. 아마 그러한 것들 덕분에 내가, 우리 가족들이 무사히 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입생들을 맞이한 것도, 그리고 2월 말에 OT를 갔다온것도 큰일이었다. 그렇지만 도고에서의 OT와 동아리홍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이 상당한 갭이 된다는 것이다. 뭐 내가 젊게 살고 그렇게 보이고 싶다면 모르겠지만 성격상 너무 오버해서 피터팬이 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것이 요즘 가끔 멍한 생각이 드는 두번째 이유인듯 싶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이틀 겪었던 일도 아니고 앞으로 수도없이 겪을 그러한 장벽일진데 너무 이르게 맛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방의 공기역시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듯 싶다. 잦은 기침과 원초적인 기침(숨을 들이마실때 반사적으로 나오는 기침을 그냥 이렇게 부르고 싶다)이 2주전부터 계속된다.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겐 '폐렴'이라 말하고 다닌다.

일기장을 쓰려는 이유는 별로 없다. 초등학교때부터 있었던 그런 작심삼일의 또다른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부제에 맞추어 의대생일기를 써나가고 싶다. 그냥 어떤 날은 일지식으로, 또 어떤날은 시를 쓸수도, 아니 어떤 날은 마침표 하나 찍을 수도 있는 그런 게시판을 만들고 싶었다.

내 자신에 대한 탐구가 무뎌질수록 내 노화는 진행이 되어간다. 이것이 그것을 조금이나라 견제해 줄수 있는 유용한 놈이 되어주면 좋을 것 같다.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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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집이다. 2002년 7월 9일부터 12일까지 포상휴가를 받아서 이렇게 집에 있다. 조금 전에 휴대폰의 달력을 체크해보니 이제 나의 전역이 126일 남았다. 이말은 일할 날이 약 50일정도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날들은 외박/휴가/공휴일 등으로 넘기고 말이다.

 어제 그리고 그제는 재미있고 활기차게 보냈는데, 지금은 기분이 조금 다운이 되었다.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추측하건데...미래에 대한 걱정? 정도 인것 같다.

 기회비용...이란 용어가 절실히 와닿는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부가 가장 우선으로 떠오르고 아르바이트(이건 아마 집으로 부터의 경제적인 독립과 연관되지 않을까 싶다..) 또 여자친구문제 등등..참여해야 할 인간지사는 많은데 시간과 기력이 딸린다고나 할까? 이건 매일같이 하는 넑두리가 아니라 아주 가끔..아주 가끔씩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낼때 떠오르는 불안감이니까 짜증을 내지는 말아주시길~

 아마도 아주 바빠지겠지? 대학원간 친구나 직장다니는 친구나 모두들 바쁘다. 나도 그들처럼 바빠지겠지? 휴..걱정이 아주 안되는건 아니지만 거정보다는 긴장이 된다. 물론 잘 할꺼란 사실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긴장이 된다. 휴..

 사실 군대에서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기에 나의 군생활이 후회스러운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는 꽤나 공부했고 나름대로는 꽤나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끝까지 지워지지 않는 안타까움은 카투사생활에 너무나 많은 것을 바란 나의 오기였을까? (난..신병때부터 제대하는 고참들로부터 많이 들은 것이 있었고-공부에 대해서/ 또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어찌보면 다른 군대 전우들은 내가 아주 공부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해왔던 것일수도 있다..)

 이럴땐 진짜 아무나 잡고 마구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조금 우울해질 때도 있다. 그러다 지치고 그러면 잠들겠지..휴...

 한가지 희망은 있다. 난 그런 바쁜, 그리고 숨가뿐 상황을 종종 즐겨왔었다는 것이다. 공대전공공부? 군대제대한 사람들의 엠프티 헤드? 훗..까짓것..몸을 날리지 뭐..이런 마음은 충분하다. 그런데 무슨 걱정이냐고?

 아마도 지금의 내 자신을 닥달하기 위한 자기방어기제가 작용한 것 같다..

2002년 9월 27일..

제목: 진짜 마지막 외박!!

오늘 아침 일찍 올라왔다...어제 일등상사의 말대로...새벽 3시30분에 일찍 일어나서 써전 리와 써전 해목..그리고 승팔이/일근/민수와 함께..
밴을 타고 서울에 온 것이다. 왜관에서 신탄진까지 뒤 트렁크에 앉아서 왔지만 8시를 약간 넘어서 서울에 들어서니 기분이 상쾌했다...

사실 공식적으로 말하고 다녔던 마지막 외박은..9월 초의 4박5일짜리 였는데...하참들에게 미안하게도 난 그것 이외에 컴퓨터를 조립한다고 추석 바로 전주에 나왔었고...또 이번에도 패스가 남아돌아서...약간 강제적으로 또 나오게 된것이다..우연히 일찍 출발해서 3박4일이 되는 행운과 함께..

어쨌거나..추석때도 그리고 그 바로 전 주도 그랬듯 컴퓨터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이제 서서히 안정화 되어가는 것이구...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의 하나는 이번에 나와서 연고전을 구경하는 것이다. 내일 축구...등등...

에구..이제 워킹데이(실질적인 일하는 날의 수)도 6일밖에 남지 않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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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일기] 01 May 02..병장이 되다!

Posted 2008. 8. 21. 16:34, Filed under: Ex-Homepage/Diary

2002년 5월 1일부로 오승민 상병은 병장이 되었습니다.

수요일이던 그날 오후, Formation이 오후 4시 15분부터 시작되었다.
그 뒤에는 내일(5/2)떠나는 Erin M. Barnhart와 오늘부로 병장진급
을 하는 나의 동기들(채빈/인준/승호)과 PLDC를 다녀와서 한달 먼
저 병장을 다는 영규가 한줄로 섰다. 그리고 중대장의 Post 신호에
맞추어 앞으로 나갔다.

지금까지 봐왔던 Promotion Ceremony를 드디어 내가 하는구나..그
것도 마지막인 병장진급식(사실 난 상병진급식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
던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었다.)

중대장과 일등상사의 축하를 뒤로 하고 드디어 Speech 시간! 이상하
게 우리 동기들은 입을 맞춘듯 Thank you를 연발하며 쉽게 쉽게 그
시간을 끝냈다. 아마 그저께 끝난 Artep이 힘들긴 했나보다.

이제 얼마 안남았음을 실감했다. 후 오병장이라? 새록새록 떠오르는
신병때의 기억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내
가 봐왔던 모든 것을 다 아는것 같았던 고참들의 모습을 지금 내가 그
대로 따라가고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지금의 내 하참들을 생각하
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남은 기간동안 무사히 잘 지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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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일기] ARTEP의 기억...마지막

Posted 2008. 8. 21. 16:33, Filed under: Ex-Homepage/Diary

  그날밤에 아웃포가 들어왔던 것이다. 아웃포란 일종의 '가상의 적의 습격'을 말하는 것으로 이번에는 우리 Friendly Company인 501 화학중대의 4소대원들이 그것을 맡았고 바로 그날 새벽이 첫 기습이었던 것이다. 난 잠결에 몬가 폭죽소리를 들었는데 너무 피곤해서인지 그냥 잤다.

 다음날 아침 물어보니 오늘 새벽 1시정도에 아웃포 3명이 왔더란다. 그리고 그걸 대비하고 있던 1SG가 텐트에 와서 사람들 다 깨웠고 사람들은 허겁지겁 나가서 총쏘고 정신없이 보냈는데 나와 승호만 둘이 계속 잤던 것이다. 다행히도 인원체크를 하지 않았고 1SG이 그 3중에 한명을 생포함으써 일이 일단락 되어서 2명의 Out of Rank는 소리소문없이 지나갔다.

  휴..정말정말 총안에 장전해 놓은 Blank Ammo를 쏘고 싶었건만..(사실 전날 밤에 Guard를 설때도 규남이와 함께 아웃포오면 꼭 잡자고 Hole도 여러군데 만들고 대비했었었다.)

 그날 하루는 조금 여유로웠다. 적어도 HQ에겐 말이다. 이미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새진영을 다 갖추었고 이제 필요한 것은 Gate Guard 2명뿐이었고 소대 Support도 이미 나갔기에 남은 사람들은 근 3일간 모자랐던 잠을 보충했다. 물론 나는 TOC안에서 Radio하고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첫날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TOC과 PLT들이였기에 차분차분이 일이 진행되었다. 몸은 꽤 피곤했지만 그래도 2시간 정도 잤던 것이(아웃포도 모른채하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중대장이 텐트안에 있으면 좀 피곤하다. 중대장은 꽤나 까다로운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발음은 매우 악센트가 강했고 또 약간 남미계통의 발음도 섞여서 잘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Say Again을 하면 그녀는 하나하나 띄어서 말해주는데 그게 더 알아듣기 힘들었다. 휴..더군다나 Operation을 담당하는 OC들은 항상 낮에 TOC안에 있기에 나름대로 긴장을 해서인지 더 버벅댔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들은 다음에 그것을 요약해서 말해준 사람한테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하면 만약에 틀린 것이 있다면 그 사람이 고쳐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과외할때 애들한테 쓰던 방법을 역이용한 것이다. ^^

  이런 식의 방법을 쓰면 Net 상에서도 정확하게 무전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특히 BN과의 통신에선 계속 Operator가 바뀌었는데 어떤 사람은 친절!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전자는 1LT Hobgood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내가 말한 것이 있으면 I copied..라는 말로 내가 말한 것을 다시 확인해 주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언어장벽으로 인해 생기는 정보혼동을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SGT Hatton이나 SGT Dean같은 '놈'들은 흑인 특유의 말투로 열라 빨리 말했다. 거의 Rap을 했다고나 할까? 그럴때 Say Again을 말하면 짜증이나 내고! 진짜 그럴때 한국말로 말하고 싶었다. -_-;

  가끔 Radio를 하다가 소대장을 Call할 일이 있는데 그때 소대장이 HMMWV에 없으면 Driver가 대신 무전을 받는다. 우리 중대에서 주로 소대장 드라이버들이 KATUSA이기 때문에 그들이 무전을 받을때면 반가울때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받아보는 이들을 한국어로 ' 오승민 상병님 아니십니까~^^ '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불싸..내가 여기서 한국말로 말하면 바로 중간에 Cut이 들어온다. 왜냐하면 이 무전기는 정말 많은 곳에서 Monitoring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다시 주섬주섬 영어로 말하면 그제서야 분위기감을 잡은 그 KATUSA는 영어로 대답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상황(한국인 둘이 무전기를 잡은 상황)에서는 한국말로 무전을 해야 훨씬 효율적이지만 현실이 허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씁쓸했다...

  그날도 그렇게 지나갔다....


05 DEC 03...


 그때 저 일말고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SSG Koopman의 X뻘짓때문에 참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사람이 착하기는 한데(나이도 한? 40대 초반?)이상하게 농땡이를 잘 피고 또 KATUSA를 X먹일 생각을 종종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또....아침에 들어왔던 마지막 아웃포! 이때 사이드에서 Guard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Combat Life Saver~!'..이건 S.O.S.하고 같은 의미죠..그리고 제가 CLS의 한명이었고..(한명은 규남이었는데..저한테 시키더군요..짬도 낮은 놈이..-_-;;)

  그때 어설프게 귀염둥이 꼬맹이 LT Barnhart의 허리를 감싸안아봤다는....흐...복부에 총상상황이어서 허리에 붕대를 둘러야 했거든요...크...기억에 남네요..

  어떤 부대라도 ARTEP이 가장 년단위에서는 큰 훈련이다보니..고생도 많이하고 또 기억도 많이 남는 훈련일 겁니다..(몇몇 슈퍼 땡보들 빼고!) 그래서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보려 했습니다....아마 저희 기수때쯤은 ARTEP을 한번만 하고 말았다는..계속 유예되다가~ 보통 2번씩 하거든요...그래서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그런데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또한번 해볼래 하면...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P.S. 글중에 나오는 군사용어?들은 ...군기밀이라 설명을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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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일기] ARTEP의 기억...세번째

Posted 2008. 8. 21. 16:32, Filed under: Ex-Homepage/Diary

  난 Shift Change 시간인 7시에 TOC안으로 들어갔다. 잠을 (아마도) 못잔 Wagner가 맛이 약간 간 표정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내가 Night Shift를 해봐서 아는데 그건 정말 고욕이다. 한 새벽 2시정도까지는 해줄만 하다. 그렇지만 그 이후부터 5시까지는 손이 서서히 떨려오면서 TOC 안의 빨간 불빛이 눈안에 스며든다. 잠이 오는 객관적인 상황과 그것을 밀어내는 주관적인 몸부림이 교차하는 그 시간..내가 3월 필드때 그렇게 했듯이 Wagner가 했을리는 없다고 보지만 여하튼 Night 조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당시만 해도 난 밤근무조가 12시간 Off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이건 Artep이니까..(결과적으로 그녀는 12시간은 아니더라도 7~8시간 Off를 받았고 그것은 충분히 그녀를 회복시켜주었다고 생각한다! 발발히 잘만 돌아다니더군..)

  원래 Day Shift가 빡센 것은 알았지만 Day 2의 TOC 안의 완전히 전쟁터였다.(하긴 이게 모의 전쟁훈련이긴 하지!) 모든 소대가 2~3의 Mission을 뛰었고 군대의 특성상 모든 움직임 하나하나에 각종 Report가 오고갔다. 어디 그것 뿐인가?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진을 치고 있는 BN과 연결되어 모든 일을 Arrange하는 일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그것을 나와 XO 이렇게 둘이 Charge해서 해야 했다.

  솔직히 너무 바빴다. 여기서 받고 있는 도중에 저기서 연락이 오면 재빨리 그 Net에 'Stand-By'를 외치고 다시 돌아와서 집중해야했다. 그러다 보면 또 그 Net에서 들려오는 제 3자의 Call Sign...Wolverine Base..물론 XO도 도와주긴 했지만 그녀도 자기 맡은 것 중대장/ 소대장들 에게 분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 알텝이 이런거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고..에이 그냥 Wagner한테 Day Shift 시키지 하는 일종의 원망도 들었다. (SFC Lee가 NCO로서 밤근무조에 있어야 하기에 내가 반드시 낮근무조에 있어야 했다)

 그날 저녁 7시에 Shift Change를 하면서 내가 받은 것들을 Log Book에서 체크해보니 거의 200여개에 달했다. 일반적인 훈련시 200개면 거의 3~4일분이었고 특히 더 놀라운 것은 그것들 중에 Radio Check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수능시험이 쉽게 나오다가 갑자기 본고사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Eureka로 돌아왔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50% Security Duty라는 Guard직이었다. 물론 나만 고생한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서는 것이었다. 역시 난 군인체질?인지는 몰라도 별로 피곤함도 못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드를 섰다. 물론 내가 준비한 옷을 두툼하게 껴입고 말이다.

 그리곤 23시 정도에 텐트로 돌아와 잠을 빠져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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