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일기] ARTEP의 기억...마지막
Posted 2008. 8. 21. 16:33, Filed under: Ex-Homepage/Diary그날밤에 아웃포가 들어왔던 것이다. 아웃포란 일종의 '가상의 적의 습격'을 말하는 것으로 이번에는 우리 Friendly Company인 501 화학중대의 4소대원들이 그것을 맡았고 바로 그날 새벽이 첫 기습이었던 것이다. 난 잠결에 몬가 폭죽소리를 들었는데 너무 피곤해서인지 그냥 잤다.
다음날 아침 물어보니 오늘 새벽 1시정도에 아웃포 3명이 왔더란다. 그리고 그걸 대비하고 있던 1SG가 텐트에 와서 사람들 다 깨웠고 사람들은 허겁지겁 나가서 총쏘고 정신없이 보냈는데 나와 승호만 둘이 계속 잤던 것이다. 다행히도 인원체크를 하지 않았고 1SG이 그 3중에 한명을 생포함으써 일이 일단락 되어서 2명의 Out of Rank는 소리소문없이 지나갔다.
휴..정말정말 총안에 장전해 놓은 Blank Ammo를 쏘고 싶었건만..(사실 전날 밤에 Guard를 설때도 규남이와 함께 아웃포오면 꼭 잡자고 Hole도 여러군데 만들고 대비했었었다.)
그날 하루는 조금 여유로웠다. 적어도 HQ에겐 말이다. 이미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새진영을 다 갖추었고 이제 필요한 것은 Gate Guard 2명뿐이었고 소대 Support도 이미 나갔기에 남은 사람들은 근 3일간 모자랐던 잠을 보충했다. 물론 나는 TOC안에서 Radio하고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첫날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TOC과 PLT들이였기에 차분차분이 일이 진행되었다. 몸은 꽤 피곤했지만 그래도 2시간 정도 잤던 것이(아웃포도 모른채하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중대장이 텐트안에 있으면 좀 피곤하다. 중대장은 꽤나 까다로운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발음은 매우 악센트가 강했고 또 약간 남미계통의 발음도 섞여서 잘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Say Again을 하면 그녀는 하나하나 띄어서 말해주는데 그게 더 알아듣기 힘들었다. 휴..더군다나 Operation을 담당하는 OC들은 항상 낮에 TOC안에 있기에 나름대로 긴장을 해서인지 더 버벅댔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들은 다음에 그것을 요약해서 말해준 사람한테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하면 만약에 틀린 것이 있다면 그 사람이 고쳐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과외할때 애들한테 쓰던 방법을 역이용한 것이다. ^^
이런 식의 방법을 쓰면 Net 상에서도 정확하게 무전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특히 BN과의 통신에선 계속 Operator가 바뀌었는데 어떤 사람은 친절!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전자는 1LT Hobgood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내가 말한 것이 있으면 I copied..라는 말로 내가 말한 것을 다시 확인해 주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언어장벽으로 인해 생기는 정보혼동을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SGT Hatton이나 SGT Dean같은 '놈'들은 흑인 특유의 말투로 열라 빨리 말했다. 거의 Rap을 했다고나 할까? 그럴때 Say Again을 말하면 짜증이나 내고! 진짜 그럴때 한국말로 말하고 싶었다. -_-;
가끔 Radio를 하다가 소대장을 Call할 일이 있는데 그때 소대장이 HMMWV에 없으면 Driver가 대신 무전을 받는다. 우리 중대에서 주로 소대장 드라이버들이 KATUSA이기 때문에 그들이 무전을 받을때면 반가울때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받아보는 이들을 한국어로 ' 오승민 상병님 아니십니까~^^ '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불싸..내가 여기서 한국말로 말하면 바로 중간에 Cut이 들어온다. 왜냐하면 이 무전기는 정말 많은 곳에서 Monitoring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다시 주섬주섬 영어로 말하면 그제서야 분위기감을 잡은 그 KATUSA는 영어로 대답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상황(한국인 둘이 무전기를 잡은 상황)에서는 한국말로 무전을 해야 훨씬 효율적이지만 현실이 허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씁쓸했다...
그날도 그렇게 지나갔다....
05 DEC 03...
그때 저 일말고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SSG Koopman의 X뻘짓때문에 참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사람이 착하기는 한데(나이도 한? 40대 초반?)이상하게 농땡이를 잘 피고 또 KATUSA를 X먹일 생각을 종종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또....아침에 들어왔던 마지막 아웃포! 이때 사이드에서 Guard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Combat Life Saver~!'..이건 S.O.S.하고 같은 의미죠..그리고 제가 CLS의 한명이었고..(한명은 규남이었는데..저한테 시키더군요..짬도 낮은 놈이..-_-;;)
그때 어설프게 귀염둥이 꼬맹이 LT Barnhart의 허리를 감싸안아봤다는....흐...복부에 총상상황이어서 허리에 붕대를 둘러야 했거든요...크...기억에 남네요..
어떤 부대라도 ARTEP이 가장 년단위에서는 큰 훈련이다보니..고생도 많이하고 또 기억도 많이 남는 훈련일 겁니다..(몇몇 슈퍼 땡보들 빼고!) 그래서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보려 했습니다....아마 저희 기수때쯤은 ARTEP을 한번만 하고 말았다는..계속 유예되다가~ 보통 2번씩 하거든요...그래서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그런데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또한번 해볼래 하면...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P.S. 글중에 나오는 군사용어?들은 ...군기밀이라 설명을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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