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동기들끼리 종강파티를 마치고 돌아왔다. 통학을 하던 것도, 기숙사에 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 기숙사에 있었다면 '방을 빼야'만 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 자취방으로 돌아와 Tommy Emmanuel의 기타연주를 들으면서 아주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그동안 기말고사 기간도 있었고, 월드컵도 시작되었다.
기말고사가 더 큰 일이었다. 훗, 이상하게 이번에는 평소에 잘 대비를 하지 못한듯 싶다. 특히 유기화학과 세포생물학은 초반부터 관심을 크게 가진 과목이었음에도 과외다 모다 대비를 잘 못했었다. 그래서 거의 벼락치기를 했다.
결론: "나도 생각보다 단순암기 능력이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P.S.: 그래도 공부는 평소에 좀 해두자!
세포생물학의 경우, 어제 시험이었는데 일요일에 백석대학교 도서관에서 계속 일반생물학 공부를 했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 관한 심도있는 공부와 아주 빽빽한 5장짜리 요약노트를 만들면서 뿌듯하게 12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후 5시정도부터 교재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해가 잘 되었음에도 단순하게 외워야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생체대사인 10장은 그렇다 쳐도 단순암기 투성이인 chapter 11. cytoskeleton 부분은 오후 7정도부터 보게 되었다.
1시정도까지 공부하다가 월요일 새벽에 프랑스와의 축구경기가 있어서 그냥 샤워를 하고 잠들라고 했는데, 잠이 안왔다. 반성도 되고 참 마음이 복잡했다. '평소에 좀 해둘껄...' '휴...'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이 의대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 스스로를 안도시켰다. 왜냐하면 그때 그 기분이 바로 지독히도 나를 슬프게했던 '수능직전밤증후군'의 모습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심리적인 영향이었는지 30분정도 뒤척이다 잠들었다. 그리고 4시에 깼다. 한 3시간정도 잤나?(이상하게 벼락치기가 많아서인지 이번 기말기간에는 이런 날이 3일정도 있었다. 물론 지난주 과외는 모두 이번주로 연기했고~) 그리고 다시 긴장된 기분으로 - 이런 날은 꼭 아침에 긴장을 한다. 이런 긴장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탱해 주었겠지만, 가끔 심장이 너무 떨릴때가 있다 - 공부를 했다. 실제로 시험 당일날 아침까지도 요약집을 만들지 않았기에, 완전 막나갔다. 결국 시험을 그렇게 잘 보지는 못한 것 같다. 중간고사를 어느정도 봐서 커버가 가능하겠지만 A+이 나오지 않아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유기화학은 뭐 그냥 대충 봤으니 그렇다치고, 그냥 그 과목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물론 선배들이 한결같이 유기화학이 정말 본과공부에 쓸모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있었는데..
시험은 오늘 지역사회의학 기말고사를 박일환교수님께서 쏘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끝났다. 만세!
2학기과대로 최초의 여자과대, 주연이가 뽑히고, 부과대로 철윤이가 뽑히고, 동기들은 종강파티에 갔다. 거기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결론: "정말 동기동생들 귀엽고, 착하고, 다들 고맙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제 main이 된 이 자리에 그들이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
지금까지 나온 성적은 의사학, 논문작성과 발표, 유기화학실험인데 셋다 A+이었다. 뭐 그렇게 걱정을 한 과목은 아니지만 - 세포생물학과 생명윤리영어가 조금 걸린다 - 그래도 막상 성적이 하나씩 뜨니까 재미가 쏠쏠~하다.
다이어리에 대충 이번 방학에 대한 계획을 세워놨다. 지난 겨울과도 그리고 작년 여름과도 매우 유사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이번에는 좀 나의 세포들을 빨리 움직여 볼 것이다. 그래야 하고 싶은 일들을 왕성하게 해낼수 있지 않을까?
우선 방에 쌓여있는 직접 산 책 3~4권과 도서관에 신청해서 받은 2권의 책등,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놈들과 조우해야겠다.
p.s. 내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마이애미와 댈러스의 경기도 꼭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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