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S_의학 과학인가 문화인가(몸과 마음)
Posted 2008. 8. 21. 02:15, Filed under: Hobbies/Books지난 여름 방학 때 ‘헬로우 블랙잭’이란 만화를 보았다. 일본의 의과대학과 병원실습을 도는 인턴의 생활을 그린 이 만화를 보며 흥미위주이긴 해도 일본 의료시장의 시스템, 의사의 자존심과 일본식 문화의 조합된 모습 등 일본 의료계 특유의 장면을 보기도 했다. 연간 몇 차례씩 열리는 같은 대학 동문끼리의 온천파티나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사무라이들처럼 선후배간의 사적인 관계에서까지도 위계질서를 지키는 모습 등은 내가 ‘먼나라 이웃나라’ 등에서 봐왔던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였다. 올해 초 외국계 병원에 관한 자료를 보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Spa(스파)라는 온천을 뜻하는 단어가 병원 이름에 들어간 경우가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흔히 메디컬 스파는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대체의학의 개념이지만 최근 선보이고 있는 전문 메디컬 스파는 질병의 주원인인 스트레스와 과로를 치료하고 노화를 방지하도록 하는 치료의 한 방법을 의미한다고 한다. 단순한 휴식이나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한 스파의 차원을 넘어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가꾸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 이곳에서의 의사의 역할은 메디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뿐 아니라, 고객의 건강에 대한 전문가적 조언을 줄 수 있는 헬스 플래너의 역할도 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선전한다. 예를 들어 그랜드 힐튼호텔에 개장한 라끄리닉 드 파리 그랜드 힐튼 센터는 유명한 노화센터 라끄리닉 드 파리의 분점이다. 그곳은 다양한 노화 측정검사 결과를 토대로 데이터에 의한 처방을 시행하며 더불어 물리적인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스파와 함께 건강 치료를 도모한다고 광고한다. 당시에는 그냥 병원에 흔히 있는 물리치료실처럼 스파 역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린 페이어가 쓴 '의학 과학인가 문화인가'를 보니 이미 서유럽과 북유럽쪽을 중심으로 온천요법이 의료 행위의 하나로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침구술이라 하여 아직 주류에 끼지 못하고 대체의학이라 불리는 한의를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의료행위의 한 측면으로 인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러나 현재 침술의 과학적인 측면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미국이나 서유럽의 여러 나라를 볼 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도 '참살이'란 시조에 부합한 새로운 방식의 의료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런 새로운 방식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거기에는 매우 다양한 모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문화'라는 한 코드가 그러한 곳에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예전 TV광고 중에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란 것을 광고하는 적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배워온 당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서양 사람들 중에는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도 정당하게 이용요금을 지불했으며 좌석에 대한 권리가 있는데 왜 그것을 굳이 나이가 더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에게 '내드려야‘ 하냐는 것이다. 여기서 효(孝)의 개념을 설명을 해도 수긍을 잘 못하는 그 미국인을 보며 우리와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결국 그는 그러한 상황을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개념으로 이해했다. 이렇듯 한 개인이 속한 집단의 문화규범은 그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심지어는 최첨단 과학의 선봉에 선 의학 분야에서조차 그것은 명확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1. 프랑스 - 생각하는 의학 저자는 프랑스의 경우 데카르트식 접근법에 의거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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