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일기] 26Nov00 자배배치후 첫 일기!
Posted 2008. 8. 21. 16:25, Filed under: Ex-Homepage/Diary# 이 글은 일기장에서 옮겨 쓴 것입니다.
2000년 11월 26일 일요일...
지금 시각은 오후 10시 20분이다. 시간에 따라 이 시간에 하고 있을 일이 다 달랐던 예전이 생각난다. 바로 어제만 해도 이 시간에 짐을 챙기며 통신을 하고 있었고 2개월 전에는 논산에서 있었으며 아마도 잠을 자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는 유리상자 4집 앨범을 들으면서 일기를 쓰고 있다. 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대하여 참 고맙게 생각한다.
육군 훈련소에서 지급받은 수양록이 끝난 날을 기준으로 다시 지금까지의 있었던 일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지난 주 수요일, 드디어 수료식을 마쳤다. 그 때 참 신기하게도 나와 부모님은 한번에 서로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대열에서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기했다. 하긴 세상의 어느 부모자식간에 이러지 않으리..
수료증을 SGT Habson에게서 받고 부모님과 만나서 한번도 안들어가 봤던 Club에 가서 당신들께서 장만해 오신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그 사이 꽤 전화를 했었기 때문인지 의외로 서로 담담했었다. 그 후 간단히 부대 구경을 시켜드리고 대구에 가기위해 선발대로 갔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까지 가서 대구행 기차를 탄 후 늦은 시각 대구에 왔다.(동대구역) 그리론 버스로 Camp Henry행! 바로 셔틀버스로 종착지인 Camp Carroll에 왔다. 그날 밤에는 선임병장님과 동기들과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지원대장님과 간단한 면담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방은 2인 1실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서울에 왔다. Thanksgiving Day여서 위에서 Pass란 것이 나왔다고 했다. 뛸듯이 기쁘지는 않아도 서울을 돌아다닐 수 있단 마음에 설레였었다. 서울에 와서 목욕탕에 갔다가 집에 갔다. 어머니께서 매우 반가워 하셨다. 미미도 마루도 날뛰었다! 또 운이 좋게도 다음날이 연동 정모였다. 그래서 거기도 갔었다. 즐거운 첫 휴가였다. 그리고 어제는 그냥 집에서 쉬었고 오늘 TMO를 타고 내려온 것이다. 처음 나간 것 치고는 은근히 조용한 휴가였던 것 같다.
일요일 저녁이 되니 고참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내일부터 일이 시작이다. 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선은 어서 부대에 적응을 해야 하겠다.
P.S. 짐을 한 뭉탱이를 가지고 왔는데 쩝...다 열어보니 별로 가지고 온 것이 없는듯 하다~
☞제가 훈련소에 입대한 날은 2000년 9년 15일 입니다. 그리고 논산훈련소에서 2개월정도 훈련을 받고 의정부에 있는 후반기교육장소(저희는 군특기가 '어학'이기 때문에 '영어'를 교육받습니다.)인 KTA란 곳에서 약 한달간 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배정을 받는 것이 '자대'란 곳입니다. 그곳에서 약 2년간의 군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죠.(이 KTA에서의 자대배치와 그리고 그곳에서의 생활 등도 꽤나 할 말이 많은데 언젠가 나오겠죠?^^;) 바로 제가 그 자대-이곳 왜관지역-에 온 날이 2000년 11월 23일 목요일 저녁입니다.
저희 자대동기들(임채빈/최승호/이인준/나)은 운이 좋게도 온날 바로 다음날이 금요일 아침 집에 갈수 있었습니다. Thanksgiving Day라고 미국휴일 중에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날이 있는데 저희가 온 바로 그주의 주말이 그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일기는 집에서 쉬다가 돌아온 일요일에 쓴 것입니다. 지금보면 몇몇 틀린 것도, 그리고 달라진 것들도 있네요.
우선 제가 갈수 있었던 것은 '휴가'가 아니고 '외박'이라는 점( 휴가는 Leave라고 해서 한국군 육군과 똑같습니다. 외박은 Pass라고 해서 휴가보단 짧은 것이더군요. 이건 길어야 4박 5일입니다. ) 또, 그 때 반겨주던 마루군-저희 집에서 기르던 도베르만종 개- 이 그만 작년 여름에 죽었다는 점 등이 일기를 읽어보면 드는 생각이네요.
그때 논산에서도, 그리고 KTA에서도 다 함께 살고 함께 죽을 것 같았던
군대 동기들, 교관들, 하사관들이 지금 자대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그나마 동기들은 몇몇 연락이 닿기 망정이지 위에 나온 SGT Habson같은 경우에는 얼굴이 생각이 안납니다. 나이가 좀 흑인이었고 노력파였다는 점 이외에는요.
사실 위의 일기는 첫 일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네요. 제가 다시 봐도 너무나 많은 일들을 아주 짧게 압축해서 불만이구요. 지금도 생각 하나 떠오르면 꼬리를 물고 연속해서 장면이 상상이 될 정도로, 군생활에서의 이동은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건 아마도 대부분의 군인들에게 적용이 될듯~)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차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못하겠네요...^^; 13 APR 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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