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기다리던 전자사전이 왔다. 하긴 어제 주문했으니 시간상으로는 그렇게 많이 기다린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2주정도 인터넷을 완전 뒤지면서 제품고르고 가격고르느라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두번'정도 '기다림'을 언급해도 손색은 없다.
30분정도에 걸쳐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며 사전을 사용했다. 메뉴얼을 보면서 하나하나 마치 내가 쓸 것인양 확인했다. 어머니께 알려드려야 할 필수요소를 조금씩 체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발음기능도 생각보다 쓸만했지만 그래도 기계음은 기계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 mp3나 라디오, 칼라액정 등 부가적인 기능은 하나도 없는 전자사전을 샀는데 다행히 30분만 써봐도 역시 그런 기능은 거의 쓰지 않았을 거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다시 원상태로 비닐까지 잘 덮고 박스에 넣으면서, 나도 괜히 그 M사의 의학사전도 겸용인 전자사전을 기다리지 말고(원래는 3월 전에 출시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스타일로 발음기능 안되는 거 하나 살까란 생각이 들었다.
자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맘이 들때가 있다. 아니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매우 고마운 마음이다. 이승환의 '가족'이란 노랫말이 떠오른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 가사의 내용이 절실해진다.
"밤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뒤돌아 보면 언제나 나를 반기는 기쁜 얼굴과 고마운 사람이 있죠..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 속에.......고마워요...지금껏 날지켜 준 사랑..."
그러고보니 이제 5월 23일은 형의 생일이기도 하다. 요즘 고군분투하며 꿈을 꾸고 있는 형에게도 멋진 선물을 사주련다. 아마 2주 이상의 기간동안 고민을 해야할지도 모르지만, 그것 역시 나에겐 행복한 고민일듯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