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중립지키기
Posted 2015. 3. 11. 12:01, Filed under: Ex-Homepage/Diary2015어릴적부터 듣던 말중에, "날카롭다"라는 말이 있다.
원래 내성적인 면이 많던 나는 특히 이성에게 말하거나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학창시절에도 필요한 경우에 딱 할말만 하는 그런 아이였다.
언행에서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런 나의 모습에 누군가 comment를 하는 일이 있었고,
나에게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세상에 노력없이 뭔가 이루기는 어려운법,
초등학교 고학년시절을 내성적으로 산 나에게 중학교라고 뭐 다른 것은 없었다.
다행히도 그 시절 나의 성격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 것만으로도 성공적이었으니.
고등학교는 남자고등학교에 입시위주의 교육여건상 패스.
그래도 Man's man으로 살기 좋은 환경이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이후 대학에 입학하고, 자유로움에 취했지만 여전히 내 자신에 대한 기준은 엄격했다.
'바른생활' 사나이의 이미지도 여전했다.
그래도 큰 변화는, 인터넷의 발달도 온라인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모뎀에서부터 지금은 없어진 두루넷이란 사설인터넷까지, 초창기 internet은 신세계였다.
당시 모 가수의 팬클럽에 가입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쌓으며 여러가지를 배웠다.
매일 밤에 자신의 집에서 정팅, 번개팅 같은 채팅을 하면서 여러명이 대화를 나누고 했다.
그곳은 소위 '눈팅'만 해도 누구도 부담을 주지 않았다.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들과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다 오프라인모임에 나가고 또 새로운 인연들과 만나면서 나의 social network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후 군입대를 하였는데, 이때 다시 나의 "날카로운" 면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나란 존재가 어떤 사람인지 거의 모르는' 미군들로부터 들은 나의 첫 이미지는 "sharp"였다.
물론 행정병으로 일하고 또 같이 운동을 하면서, 그렇지 않은 다수의 카투사와 조금 차이를 보이긴 했으니
그래도 나에대해 안다면 알수 있겠지만 어쨌든 외양적인 면을 보고 평가했으리라.
나쁘진 않았다.
이후에도 무난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왔고,
의대생활도 인턴생활도, 그리고 지금의 전공의 생활도 열정을 가지고 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조언을 듣고 나의 "날카로움"도 많이 무뎌졌다.
말의 빠르기도 상대적으로 느릿해졌고 되도록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주려 한다.
이제 커피를 마셔도 잠이 올 정도니까.
반면 흥분되는 상황에서 자율신경이 항진된다거나 급진적인 상황이 되면 다시 말이 빨라지는 습관은 있다. 아직 어른이 되는 과정일테지만.
어제 저녁의 환자 케이스에 대한 토론에서도 그렇고, 오늘 아침의 저널에 대한 토론에서도 그렇고
자발적으로 comment를 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토론의 정의 자체가 그렇지만 정해진 답은 없다. 그럼 서양사람들처럼 cool하게 의견을 주고 받으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한국의 정서상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 당황할때가 있다. 차츰 나아지겠지만.
결론:
- 내가 부족하고 상대방들이 부족하다면, 최선의 의견합치는 각자 최선을 다해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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