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의 독서리스트를 짜오다.

oh my god! *.,*

■ 1. NTC 최신 미국 실용영어 대사전  ★ Yes24에서 구매!
Richard A. Spears 공저 | 에듀조선(단행본) | 2003년 05월

2. 뇌의 기막힌 발견 : 머릿속으로 뛰어든 매혹적인 심리 미스테리
스티븐 후안 저/배도희 역/안성환 그림 | 네모북스

3.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성영신,강은주,김성일 저 | 해나무 | 2004년 10월

4. 진단명 : 사이코패스 :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이상인격자
로버트 D. 헤어 저/조은경,황정하 역 | 바다출판사

5.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래리 고닉 글,그림/이희재 역 | 궁리 | 2006년 05월

6.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005 세계명화 비밀 : 양장
모니카 봄 두첸 저/김현우 역 | 생각의나무 | 2005년 08월  

7. 생화학 길라잡이 : 생명현상에 대한 분자수준의 이해 (제3판)
Trudy McKee 외 공저/박인국 역 | 라이프사이언스

8. 웃겨야 성공한다 : 김구라의 유머화술
김구라 저 | 청년정신 | 2006년 06월

■ 9. 연애 교과서 1,2
송창민 저 | 선영사 | 2004년 05월  

10. 털없는 원숭이 : 동물학적 인간론
데즈먼드 모리스 저/김석희 역 | 문예춘추사 | 원제 The Naked Ape (1967) | 2006년 02월  

11. 확장된 표현형  
리처드 도킨스 저/홍영남 역 | 을유문화사 | 2004년 07월  

12. 판스워스 교수의 생물학 강의
프랭크 H. 헤프너 저/윤소영 역 | 도솔 | 2004년 02월  

13.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A. L. 바라바시 저/강병남,김기훈 공역 | 동아시아 | 원제 LINKED The New Science of Networks | 2002년 10월  

14. 굿바이 프로이트 : 인간 심리의 비밀을 탐사하는 뇌과학 이야기
스티븐 존슨 저/이한음 역 | 웅진닷컴(단행) | 원제 Mind Wide Open | 2006년 03월  

15. 신경과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
김종성 저 | 동녘 | 2006년 05월  

■ 16. 아름다운 우리 몸 사전 ★ Yes24에서 구매!
최현석 저 | 지성사 | 2006년 05월

17. 자연이 준 기적의 물 식초
칼 오레이 저/박선령 역 | 웅진윙스 | 원제 The healing of powers of vinegar(2000) | 2006년 02월  

18. 저축기술 : 금리는 내려가도 금쪽같은 내 돈은 불어난다
양종광 저 | 밀리언하우스 | 2005년 02월  

19.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앨런 피즈,바바라 피즈 저/이종인 역 | 가야넷 | 원제 Why Men Don't Listen & Women Can't Read Maps | 2005년 12월  

20. 왜 사랑인 줄 몰랐을까
바스 카스트 저/조경수 역 | 이레 | 2006년 04월  

■ 21. 피아노 치는 여자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엘프리데 옐리네크 저/이병애 역 | 문학동네 | 2002년 12월


이번에는 닥치는대로 머리 안의 수레 속에 담았다.
정말 읽을 수 있을까? 마침 기원선배와의 인터넷공유가 2달정도 사라지니 정보의 바다가 없는 세상에서 한번 독서삼매경에 빠져보고 싶다.

p.s. 1번과 16번은 왠지 집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충동구매했다. 어머니 카드로~^^;;;;
Response :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기 때문일까? 에코의 서재라는 출판사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 달 정도 전에 교보문고 서가에서 봤던 이 책도 역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라 조금 기대가 되었었고 나의 독서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신간이던 이 책을 신청했고 읽게 되었다(원래는 시험기간 직전에 책이 들어와서 대출했었는데 시험공부를 평소에 잘 해두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냥 반납을 하고, 시험이 끝날 때 재대출을 했다).

책의 부제는 ‘원하는 것을 가져도 늘 부족한 사람들의 7가지 심리분석’이다. 아마 이 말에 끌렸던 것 같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다가도 한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자책하던 모습에서, 또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꺼리를 잔뜩 가지고서도 항상 긴장 속에 사는 내 모습에서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당위를 발견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서문의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에 만족해하며 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목표를 이루고도 일과 인생 전반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서문

많은 실패와 갈등을 겪고도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만족은 소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불만족도 부정적인 사고의 결과는 아니라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족스런 삶을 원한다면 행동이 필요하며 그것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는 일이다.



Chapter 1. 나는 왜 만족을 못하는가 - 채울수록 부족한 소유와 만족의 딜레마


“미셀의 어머니는 늘 입버릇처럼 말했다. ”너희들만 없었다면 행복했을 거야.“ 이 말은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수치심과 죄책감을 불러일으켰다. 질투와 경쟁심으로 가득한 어머니의 태도는 자식들을 위축시켰다. 혹시라도 자신들의 성공이 어머니에게 악의적 감정을 불러일으킬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미셀은 승진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이지 않았다.” p.22

책의 전반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가정에서의 문제이다. 어릴 때 ‘압박스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심리적으로 문제를 가지게 된다.

“정신분석가 코헛이 쓴 ‘자아분석’이란 책을 보면 성공을 거둔 수많은 사람들이 늘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이유에 대해 기술한 대목이 나온다. 그는 높은 자기 존중감은 어린 시절 경험에 따른 산물이라고 제시한다. 자신의 성취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자기 존중감이 형성되는 것이다.(중략)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부심을 듬뿍 느끼며 나르시시즘의 단계를 건강하게 보낸 아기는 강한 자아관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p.24~25

나는 과연 자긍심이 강한 아이일까?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한 이유도, 그리고 운동, 음악, 미술 등에서도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올린 이유도 결국 내 자긍심을 올리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있을 것이다’라고 추측한 이유는 솔직히 뭐가 우선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내 마음속에는 그러한 자긍심을 경계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칭찬을 구하거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손상되었다는 것이다.(중략) 겉으로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며 지적이고 일 처리를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내면으로는 쉽게 상처받고 불안해 할 수 있다. 실수를 하거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좌절감을 느끼면 자신에게 실망할 수도 있다. 반응을 보여주고, 확신을 심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어린 시절의 욕구 불만이 좌절과 굴욕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p.26~27

물론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탓은 아닌 것 같다. 어렸을 때의 환경, 특히 나에게는 부모님께 드러내 보이고 싶던 마음이 정신적 상처와 억압이 되어서 작용하는 것 같다. 내가 그리워하는 마음 중 절실한 두 가지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다. 미숙했던 내가 저런 상황에 놓여있었다면 비단 그것이 내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어렸을 때 내가 자란 과정에 대한 자부심이 더 크기 때문에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내적인 욕구는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춰야 할 때가 많다. 이는 모순이다. 아닌 척을 해야 하는 것이 싫고 자기 모습이 그대로 보여 지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 남들에게 노출된다고 생각하면 두려운 것이다.” p.27

“그 방어적인 가면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감정을 숨긴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우리가 너무나 필요로 하고 사랑받고 싶어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p.33

나의 가치가 존재 그 자체가 아닌 나의 행동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면 나의 인간관계는 정말 피상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훈련] -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곳으로 각 chap마다 있다.

1. 자신에게 정말 부족한 것을 찾는다.
2. 피하고 싶은 감정과 마주한다.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체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이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약한 것이고,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강한 것이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점을 포함한 진정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기 전까지 마음의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42

3. 부족할 때 만족할 수 있다.
4.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따른다.
- 나만은 나를 이해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한다는 것은 진실에 다가서는 행위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냉엄할 수도 있지만 너그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자신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Chapter 2. 나는 왜 꿈을 따르지 않는가 - 목표 앞에서 주저앉는 자포자기 우울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날 때 맞서야 할 두려움과 우울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재구성하고 그것을 ‘안전한 것’으로 만든다. 그때 무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은 미리 포기해버림으로써 고통을 피하고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p.56~57

저자는 이런 이유를 가정교육과 관련시킨다. 부모가 어릴 때 아이가 뭔가 하려는 것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자신을 자꾸 감추려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부모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들은 위험해 보이는 쓸데없는 잔가지들을 잘라내고 아이들을 위해 안전해 보이는 것들을 갈고 닦아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의 관여로도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적응하는 방법만큼은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p.59

이런 것을 타파하는 첫걸음은 당연히 자긍심을 키우는 것이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이 공부를 정말 사랑한다면 난 부단히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시험성적 역시 주관적인 평가로 내 스스로를 잣대질하지 않을 수 있다. 고통도 피하고 행복도 덩달아 추구하지 않는다면 인생을 사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음훈련]
1. 우울증이 엄습하기 전에 그 징후들을 감지한다.
2.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찾아오는 불안을 잠재운다.
-불안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이 곧 지나갈 것임을 믿어야만 한다.
“나는 나만의 인생을 개척할 권리가 있다.
  안정과 행복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이룰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어렵지 않다면 누구나 다 해낼 것 아닌가.
  새로운 일을 할 때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나는 새로운 경지로 들어설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내가 내 주장을 펴기 위해 다른 사람의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필요한 것은 모두 내 안에 있다.“ p.74

3. 소중한 것을 먼저 한다.
4. 쓸데없는 잿더미는 파헤치지 않는다.
5. 지원해줄 세력을 만든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찾는 일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자신의 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멈춰 서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놓기 위해 에너지를 쓸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만일 당신의 꿈이 다른 누군가의 열정이 부족해 계속 짓밟히고 있다면 이제는 그 관계를 제대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p.79

6. 자신을 검열하지 않는다.
“거절을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기회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라. 왜 그들이 장신의 장점을 인식하지 못했겠는가. 우리가 목표를 정하고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거나 계획을 포기하거나 첫 번째 장애물에서 일을 접는다면 우리의 열망은 수포로 돌아간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p.81  



Chapter 3. 나는 왜 제짝을 찾지 못하는가 - 상대의 결점을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작가 콜렛 다울링은 ‘완벽한 여자’라는 책에서 자신의 짝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사람을 가리켜 ‘별을 찾아 헤맨다’는 표현을 썼다. 그 일은 자신을 진심을 h아껴주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때로는 상대방에게서 완벽한 것을 찾는다. 다울링은 완벽한 연인을 찾고자 하는 바람은 마음속 싶은 열등감과 그것을 보상하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중략) 별을 찾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거울’, 즉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해줄 사람을 찾는 데 있다. 자신의 정체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p.88~89

저자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고 자란 사람일수록 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그런 사람들은 자꾸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재빨리 파악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정체성이 약한 사람일수록 완벽한 상대방을 찾는다.

“부모가 자신의 필요와 욕구의 연장선에서 자식들을 바라볼 때, 그리하여 올바른 거울 역할을 해주지 못할 때 자식들의 정체성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기 안에서 불완전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온전하다는 생각은 자신을 온전한 존재로 느끼게 해주는 사람,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생겨난다. 어렸을 때 부모의 거울 역할을 온전히 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감정을 갖기 위해 완벽한 사람을 찾아 나선다.” p.92

“우리는 짝을 찾는 대신 자긍심을 먼저 키워야 한다. 그리고 나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 말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남녀관계는 자아관이 뚜렷한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다. 나와 상대를 구분 짓는 경계는 분명히 하되, 상대방의 영향을 받고 성장할 수 있을 만큼 그 경계가 자유롭고 열려 있어야 한다. 단, 상대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인정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 좌우될 만큼 경계선이 미약하거나 유동적이어서는 안 된다.” p.100

책의 내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그냥 내 자신의 첫 번째 여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중고등학생 시절 때 여자애들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생활에 대한 보상심리였을까?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사귀었던 그녀에게 모든 것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방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집착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일종의 열등감과 보상심리로 점철된 나의 첫사랑 이야기이다.

[마음훈련]
1. 누구를 만나든 자긍심이 먼저다.
2. 불행한 과거의 기억은 버린다.
3. 완벽한 연인은 없다.
“괜찮은 짝을 만나려면 나부터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 사람이나 만나서 안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에게 없는 것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을 나눌 존재로서 그들을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내가 아닌 어떤 존재가 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우리가 자신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용서하고 용서받는 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어쩌면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날까 봐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신비를 탐험하고자 하는 욕구는 두려움보다 훨씬 크다. 그때가 되면 이성 관계가 성공, 실패로 끝나버릴 전쟁이 아니라 서로 알고 깨달아가는 모험이 된다. 우리 자신이 내면의 깊은 자아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그것을 남에게도 줄 수 있는 것이다.” p.106

4. 이성 문제에도 조언이 필요하다.
5. 부담은 주지 않는다.
-첫번째 반응으로 ‘동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충고하려 들지는 않는다.

6. 사랑은 감옥이 아니다.
7. 자유에 집착하면 결국 혼자 남는다.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성과 협상하는 방법을 전혀 모른다. 연인관계로 발전하면 사소한 습관부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완벽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상대방에게 통제당할 것이 두려워 사소한 차이점도 참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관계가 무참히 깨질 때까지 감정들을 쌓아 놓을 것이 아니라 항상 살아있는 감정을 공유해야 한다. 진정한 자유는 혼자 있는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이 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p.111

8. 과잉 반응은 문제를 흐린다.
9.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Chapter 4. 나는 왜 주는 만큼 받지 못하는가 - 희생양 콤플렉스


“이번 장에서 우리는 이처럼 좋은 의도로 살고 있으나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룰 것이다. 열심히 일을 해도 보상을 제대로 못 받는다거나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 재능은 있으나 항상 그보다 못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에 관해서 말이다. 그들은 항상 주는 것만큼 받지 못하는 희생양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p.119

우리가 저런 콤플렉스를 가지는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든다.

1. 거절의 두려움 - 남들에게 화를 내면 자신을 거부할 것이다
2. 감정적 독립의 두려움 - 희생자가 되지 않거나 순종하지 않는다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것이다
3. 노출의 두려움 - 내 본모습이 밝혀지면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즉 심리적으로 여러 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항상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라면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부모나 가족, 교사, 동료 또는 회사 사장으로부터 그들의 감정이나 생각, 행동이 중요치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분을 늘 느껴왔을 가능성이 높다.” p.123

[마음훈련]
1. 진심 없이 베푸는 것은 소용없다.
2.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들을 나열한다.
3. 나는 소중한 존재이다.
4. 긍정을 통한 힘을 기른다.
5.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에게 투자한다.
6. 속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Chapter 5. 나는 왜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 남을 믿지 못하는 강박적 자기 의존증


남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는 것은 책의 전반에서 강조해오던 ‘자긍심’이 지나친 경우이다. 강박증세는 예전에 TV에서도 몇 번 본적이 있다. 물론 그것은 조금 심각한 상황이고 병으로 분류되는 경우였고 여기서 말하는 것은 그보다는 약한 증세를 말한다.

“남을 믿지 못하는 삶. 모든 것을 혼자서 끝마쳐야 하는 사람. 그들이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결코 상처받는 일도 없으리라. 그저 계속 앞으로 밀고 나갈 뿐이다. 그것은 심리학에서 ‘강박적 자기의존’이라 부르는 증상의 시초로서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p.154

나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럼 상처를 받았던 것일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누구에게서 상처받았던 것일까. 분명 나는 상처받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처를 가리기 위해 자기의존증적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게일의 남자친구는 리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게일의 남자친구인 척 했었다. 리사에게 질투심을 유발하려 했던 것이다) 그 후로 게일은 누구를 만나더라도 신호를 찾아내기 위해 상대의 얼굴을 읽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괜찮게 여기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게일은 끊임없이 분석했다. 그녀는 늘 상대보다 한수 앞서 나가려 했고, 질투도 심했다.” p.151

“걱정하고, 되씹어보고, 집착하는 것. 그것으로 우리가 득을 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갖게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보상이다. 걱정을 하고 있으면 마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p.152

‘걱정을 하고 있으면 마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또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감정의 빚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 내 성격도 이런 내 태도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 그것은 그 누군가에게도 항상 베푸는 역할을 해주면 된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인가?

“자긍심은 우리가 이룬 성취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받아온 주변 사람들의 확신과 지지에 의해서도 형성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론들이 자긍심이 내면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기만족이라는 감정이 생기려면 내면의 수용뿐만 아니라 외부의 검증도 필요하다. 물론 방 안에 혼자 앉아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지내면 6주만에 자긍심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검증하는 원천은 자기 혼자만이 아니다. 자기의존이 지나친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내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성취를 거둔 뒤에도 공허감이 생기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p.161

chapter 3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말이 나와있다.

“..하지만 이성에게 교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궁극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완벽함이 아닌 나약함이 필요하다. 그제야 비로소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며 친밀감을 줄 수 있다.” p.161

[마음훈련]
1. 충분한 것은 충분한 것으로 인정한다.
2. 스트레스를 다룬다.
3. 자신을 가리고 있는 보호막을 거둔다.
4. 스트레스를 다루는 법은 다양하다.
5. 지나치게 관찰하고 경계하는 습관은 줄인다.
6. 중용은 균형과 조화를 이끈다.
7.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다.
8. 자신과 친구처럼 지낸다.
9. 명상으로 자신을 다스린다.
10. 신뢰를 회복한다.




Chapter 6. 나는 왜 행복이 오래가지 않는가 - 기쁠 때 찾아오는 기분 저하증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죽어라 노력을 해도 그 중요성을 자신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과정을 반복하는 것도 지치기는 마찬가지다. 뭔가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좌절을 안겨준다.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우울한 것이야말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p.171

이런 문제에도 신경을 쓰다니, 역시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정신적으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러면 그 고통의 근원은 몰까? 그리고 그 고통은 실제하는 것일까?

“맥컬리스터 부회장은 인생의 25%가 피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이뤄져 있다면 나머지 75%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중략) 그것에 매료되는 이유는 그것이 지닌 잠재력 때문이다. 고통은 인간의 성장과 자기발전에 필요한 도전을 제공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안전 욕구를 뒤흔들어버림으로써 성장할 수 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한다. 우리가 편안하고 만족을 느낄 때 발전은 이뤄지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상실과 그에 따른 고통이 필요하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 p.176~177

맞는 말이다. 저런 ‘긍정적인 자학기제’가 지금까지의 나를 만들어 왔다(물론 내가 행복하면 곧 불행해진다는 그런 과장된 기제를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즐거운 일에 부정적인 모습을 대입시키려 한 적은 있었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상장을 받아올 때마다 들었던 아버지의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또 자기 전에 항상 무의식적으로 했던 기도의 포맷에서도 그것은 나타난다. “오늘 잘못한 일은 모두 용서해 주시고, 잘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하늘나라에 쌓아주고...” 이런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작용- 중도를 지키는 것?! -을 한 것도 맞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면 여느 사람들처럼 ‘과장되게 기뻐하지 못하고’ 조용히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차분함을 가져다 준 원인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마음훈련]
1. 우울증은 잘못이 아니다.
2. 자신의 증상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찾는다.
3. 가족 대대로 내려온 부정의 고리를 끊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깨닫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것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은 집안에 부정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가족에게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세계관, 인생관이 되어있다.” p.191

4. 행복은 고통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Chapter 7. 나는 왜 항상 지루하고 불안한가 - 실패에 대한 심리적 방어




“제리의 부모님은 자신의 아들은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제리의 머릿속에 계속 주입시켰고 장차 위대한 일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넌 특별한 아이야. 그러니까 위대한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일이 잘되지 않는다면 네가 집중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이 잘못한 탓이야.’라는 메시지가 혼선을 일으켰다.

제리는 심리학에서 ‘심리적 권한’이라 부르는 증상을 갖고 있었다. 그 권한에는 세상이 우리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할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부양하며 인정해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투사되어 있다. 그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는데도 자신이 특별하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영향력은 꽤 크다.” p.199~200

권리를 빼앗기 아이는 경쟁력이 없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기대를 받고 자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과도한 주변의 기대는 아이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주거나 아니면 아예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뺏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chapter의 제목에 나온 지루함이 과연 무엇일까?

“지루함은 때때로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특별한 존재라는 역할, 즉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누구나 좋아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있을 때 생기는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반응일 수 있다.” p.206

[마음훈련]

1. 목표를 낮추고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2. 항상 회피하거나 남에게 떠넘기는 일들을 적어본다.
3. 일주일에 하나식 끝마쳐야 할 새로운 일을 만든다.
4. 충동은 경계한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자신이 규칙 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굳이 지각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남들이 당신의 장점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때때로 당신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p.218



Chapter 8. 나는 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가 - 만성 불만증을 낳는 비교 콤플렉스


사람은 누구나 어릴 때 감정과 이성이 조금씩 자라면서 처음으로 비교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아직 비교를 할 정도의 머리는 되지 않아도, 자신이 누군가와 비교된다는 느낌은 아는 것이다. 그래서 그 상황은 가정에서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 그것은 콤플렉스의 일종인데 문제는 그것이 비교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 외의 것을 구분 짓는 콤플렉스가 된다는 것이다. 자신 외의 것에 대한 콤플렉스는 그만큼 스스로를 자꾸 숨기게 만들며 그런 행동이 쌓여서 나중에 문제가 된다.

“...부모님의 이혼 사실이 밝혀질까 봐 늘 노심초사했던 리처드는 단 하루, 단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았던적이 없었다.” p.218

“자신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이유는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리 안에서 안전한 자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중략) 그는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학벌이 낮고, 직업도 별로인 여자들과 데이트를 했다. 하지만 결국 상대와의 수준 차이 때문에 실망하는 일이 많았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보이는 특성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열등감을 느끼며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거나, 아니면 우월감을 느끼며 상대를 통제하려 든다. 당신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파악한다면 자신을 망치는 인간관계를 바꿀 수 있다.(중략)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강자가 되는 것은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상대방에게 우월의식을 느끼며 자신이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고로 강한 권위의식을 갖게 해주는 주위 사람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중략) 상호 의존적인 관계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분란이 생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친구가 전화하지 않는다고 씁쓸하게 불평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행위는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성 불만족을 키워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비교 행위를 통해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고립감뿐이다. 서로 다른 것에 집중하면 함께 있다는 소속감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성취한 일이나 그들의 속성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 때 더욱 열을 낸다. 그들이 가장 질투하는 사람은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100%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비교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p.234~236

난 정신적으로 외롭다.

[마음훈련]

1. 개성을 살린다. - 그러고 보니 중학교 도덕시간에 ‘개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이유를 조금 알겠다.
2. 거울 역할을 해줄 친구를 만든다.
3.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는다.
4. 질투의 원인을 찾는다.




Chapter 9. 만족을 향하여 - 변화와 성장을 위한 지침




보통 사람들보다 더 큰 만족과 충족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 8가지 특성을 가진다.

1.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2. 불만족의 증상을 파악하고 그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한다.

3.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믿음을 확인한다. -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4.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 마음은 알고 있다.

5.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한다. - 목표는 작고 달성 가능한 것으로 잡고, 성공하여 자긍심을 키워라.

6. 사람들과 공감대를 나눈다.
- 사람들과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은 편견 없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들거나 충고하지 않으며 그 사람 옆에 있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과 공감할 때 우리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7. 마음의 균형을 찾는다.

8. 믿음을 키운다.

필요에 의해 읽어서였을까? 정리하면서 읽다보니 시간이 꽤나 걸렸다. 저자는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분석하고 있지만 거의 빠지지 않는 포인트는 '어렸을때의 주변의 영향, 특히 부모로부터 받는 압박이나 반대로 지나친 자부심' 등이 내재되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적절한 자긍심'이 필요하다고 한다(아마 얼핏 읽으면서 자신이 그런 케이스라며 부모님을 원망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거울을 봐라! 누구 덕분에 지금 앞에 서있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책에서는 어릴 때의 부모님에게 심하게 '당했거나' 부모님의 유전자도 원래 불만족의 염기서열이 포함된 그런 것이다라는 류의 말도 살짝 언급이 되었다. 물론 그것은 저자가 임상에서 상담을 했던 사람들의 경험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에 크게 동의할 수 없었다. 오히려 어릴 때보다는 자라면서 사춘기나 그런 시절의 경험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책의 내용을 인정하고 안하고는 정도의 문제겠지만 만약 나에게 앞서 언급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겠다. 내 자신을 알기 위한 여행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힘든 일인줄 알고서 시작한 것이지만...


★목차

1. 나는 왜 만족을 못하는가 - 채울수록 부족한 소유와 만족의 딜레마
2. 나는 왜 꿈을 따르지 않는가 - 목표 앞에서 주저앉는 자포자기 우울증
3. 나는 왜 제짝을 찾지 못하는가 - 상대의 결점을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4. 나는 왜 주는 만큼 받지 못하는가 - 희생양 콤플렉스
5. 나는 왜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 남을 믿지 못하는 강박적 자기의존증
6. 나는 왜 행복이 오래가지 않는가 - 기쁠 때 찾아오는 기분저하증
7. 나는 왜 항상 지루하고 불안한가 - 실패에 대한 심리적 방어
8. 나는 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가 - 만성 불만증을 낳는 비교 콤플렉스
9. 만족을 향하여 - 변화와 성장을 위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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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V_청개구리 두뇌습관 (전나무숲)

Posted 2008. 8. 21. 02:25, Filed under: Hobbies/Books



뇌내혁명이라는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책을 봤던 것이 아마도 중학교때였을 것이다. 초반부에 나오는 사람 머리속의 해부학(!)적 구조에 압박을 당했지만 곧 간단하게 메모를 하면서 끝까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머리쓰기는 마음에 달렸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후 지금까지 비슷한 부류(일본인이 쓴 뇌와 관련된 책)를 2~3권정도 읽어본 것 같은데 그저 그랬었다. 그리고 이번 책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으면서 읽기 시작했다.

역시 시작은 비슷하게 뇌를 분류하여 소개하고 시냅스 정도 나오면서 Part 01이 끝난다. 뇌내혁명보다 더 심한 것은 그림과 여백이 많아서 그 부분을 읽는데 10분정도 걸렸다는 점과 지금은 나름대로 의대생이라 그런지 읽을때 메모하면서 뇌의 부분부분을 체크할 필요가 없다는 점 정도? 물론 Part 02 부분도 그림이 굉장히 많고, 책사이사이에 여유가 넘친다.

이렇게 비판적이면서도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심지어 없던 책을 도서관에 신청까지 하면서 읽는 이유는 머리가 조금이라도 좋아질까라는 호기심에서였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PART 02 저절로 머리가 좋아지는 두뇌 습관 30

Chapter 01 오감을 자극하여 뇌에 생기를 준다 - 몇몇 감각을 차단해 보기

01 눈 감고 밥 먹기 - 가장 친숙해서 익숙해지기 쉬운 시각을 차단하자는 것, 무의식적인 반복행동이 뇌를 점점 마비시키고 있다.

02 주머니 속의 동전 알아맞히기 - 평소 손으로 만져보는 촉각은 잘 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동전같은거 만지면서 얼마짜리 동전인지 맞춰보기(tip: 빨리만져보기)

03 귀 막고 계단 오르내리기 - 집중하는데 소리는 방해, 소리라는 감각도 안써보기

04 코 막고 커피 마시기 - 향이 없는 커피마시기(후각을 차단), 뇌는 미각만으로 분석을 하기 위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05 TV 프로그램 안내문 소리내어 읽기 - 청각을 자극하기, 특히 외국어 학습시 유용

06 커피 향을 맡으며 물고기 사진 보기 - 후각의 기억은 강렬하다(아로마), 향기는 기억과도 관련됨, 냄새는 기억을 되살리는 훌륭한 단서가 된다. 커피향과 물고기는 서로 연관이 없는 것을 놓음으로써 감각을 혼란시키는 것

Chapter 02 신선한 자극은 두뇌 비타민! - 뇌는 자극을 원한다

07 점심은 다른 음식점에서 다른 메뉴로 주문해라 - 낯선 경험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긴장이 풀리면 한번에 피로가 몰려온다.

08 한 달에 한 번 명품족이 돼라 - (그림에 Gucci 쇼윈도가 나온다.-_-;) 비싼물건을 살까말까 고민하지 말고 과감하게 사라. 그 과정에서의 긴장감이 뇌에 도움을 준다.  자신에 대한 투자라 여겨라.

09 가끔은 목적지까지 빙빙 돌아서 가라 - 지하철 돌아타기, 뇌가 끊임없이 자라기 바라면 스스로 계속 적당한 스트레스를 부과하고 그것을 즐겨라

10 왼손으로 녹차를 마셔라 - 한손만 사용하면 한쪽 뇌만 사용한다. 마시면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면 효과 200%, 평소 무의식적인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보자.

11 특별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들어라 - 음악듣는 장소가 욕실이면 어떨까? 잘 듣지 않는 장르도 가끔 들어라. 멜로디와 가사 모두를 음미하면서 들어라.

12 하루에 6시간씩 푹 자라 - 잠자는 동안 기억이 정리됨. 6시간정도면 충분함.

Chapter 03 뇌를 골고루 쓰면 총명해진다

13 목적지 반대편에 내려 산책하기 - 모험심은 뇌가 가장 좋아하는 자극

14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체크하기 - 쩝, 너무 비현실적이다. 예술가지망생이 좌뇌형인간인 것 같으면 그 예술을 그만두라는 말

15 낯선 슈퍼에서 장보기 - 직감은 우뇌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뇌단련법 중 좋은 것은 일부러 미아되기, 낯선 슈퍼에서 무작정 재료사서 요리만들기도 좋음.

Chapter 04 두뇌의 힘을 길러주는 똑똑한 식습관! - 포도당, 산소 등이 중요

16 간식은 땅콩 초콜릿이 최고! - 레시틴이 많이 함유된 땅콩, 콩, 된장 등, 레시틴은 체내에 흡수되어 아세틸콜린으로 바뀜

17 하루의 뇌 건강은 아침식사에 달려 있다 - 아침먹으면 수리력과 창의력이 증가, 포도당은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비축되었다가 뇌의 신호 받으면 포도당으로 변함. 간에서 12시간 저장, 그러므로 아침되면 고갈. 식후 2시간뒤부터 뇌는 활발

18 씹고 또 씹어라 - 씹을때마다 뇌속에서 움직이는 혈류량이 증가함, 의식적으로 더 씹어라!

Chapter 05 잠깐의 운동이 잠자는 두뇌를 깨운다

19 하루 20분씩 빨리 걷기 - 근육움직임이 클수록 뇌는 더 많이 자극,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삼가

20 잘 쓰지 않는 손으로 문자메시지 날리기 - 뇌는 손가락만 잘 움직여도 싱싱해진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뇌를 고정시켜버리는 것. 창조적인 일을 할것!

21 손가락 사이에 볼펜 끼우고 글자 쓰기 - 소뇌단련시키기, 새로운 스포츠에 도전

Chapter 06 작은 성공이 뇌를 싱싱하게 단련한다 - 성공에 대한 기억은 의욕을 일으키고 그것이 뇌를 자극

22 하루에 하나씩 성취감 맛보기 - 도파민이 분비 잘되는 환경을 만들기,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다면 성취감 상승

23 목표를 글자와 소리로 확인하기 - 할수 없다고 생각하면 뇌는 정말 못한다.

24 테마를 정하고 관련 단어 100개씩 써보기 - 브레인스토밍은 뇌를 자극한다. 작은 정보들을 잘 적어둔다. 글로 적어 놓는 것이 더 좋음.

25 무엇이든 뒤집어서 생각해보기 - 자신의 시점을 바꿔서 생각하고 행동하기(이중인격상황을 직접 만들어보기)

26 머릿속 생각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 생각을 말로 표현해라. 머릿속 생각을 글로 남겨두면 종종 좋은 아이디어가 된다. 토론과 대화는 뇌를 활성화 시킴.

27 일주일에 한 번 휴대폰 꺼두기 - 뇌를 잠시 쉬게해두는 것은 자극을 받기 위한 준비단계

28 낯선 시간에 낯선 프로그램 시청하기 - 같은 맥락

29 구미가 당기지 않는 일에 취미 붙이기 - 호기심, 재활용 시장에 가서 시간을 보내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세가 젊음의 비결, 현장체험에서 얻은 경험이 뇌에 자극

30 일주일에 한 번, 얌전한 청중 되기 - 아주 가끔은 수동적으로 조용히 듣기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이책보고 너무 overactive 될 것같은 독자를 의식한듯!)


역시 이책도 완전 흥미위주의 책이므로 여기 나온 요약본만 보는 것이 책을 직접 읽는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뇌속의 구조가 여전히 미지인 부분이 많은 관계로 그런 것일지 몰라도 일본에서는 이런 류의 책이 자주 나오고 또 일본 안에서는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뭔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라고 생각하기엔 좀 그렇다.

어쨌거나 위의 내용중에서 이미 내가 알게 모르게 실행하면서 살아온 것도 있고 하니 몇가지만 더 추가해서 시도해 볼 생각이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지만 나름 좋은 성과가 나오면 그래도 이 책에 대해서 조금은 고마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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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V_예과생 2번째 방학

Posted 2008. 8. 21. 02:24, Filed under: Hobbies/Books
독서리스트를 짜다.

1. 진중권의 책들
2. 세계사 관련 책 - 교양 좀 쌓아볼까?
3. 베스트셀러 목록 - Yes24와 교보문고
4. 의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책들
5. (역시 빠지지 않는) 중국어회화와 영어회화


운동도 매일 해야겠다. 물론 농구위주로 말이다.
2학기때 범정배 교내 농구시합도 한번 나가고 싶고, 무엇보다 겨울방학때
충청지역 대회를 주최해야하니까. 체력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본과공부는 체력이 아닐까?

과외도 계속 해서 돈을 좀 모은 후에 차도 사고 싶고.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을 한번 돌아보고 싶기도 하다.

이것만? 아니..1~2번의 짧은 여행과, MT 및 번개, 그리고 NBA 선수들을 보는 8월 13일, 가능하면 봉사활동도 조금 하고 싶다.


이것을 위해선 쉬지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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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글쓰기의 전략   정희모,이재성 공저 | 들녘 | 2005년 11월  

■ ㄴ.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 로리 애슈너,미치 메이어슨 저/조영희 역 | 에코의서재

ㄷ.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 | 씨앗을뿌리는사람(페이퍼하우스)

■ ㄹ. 청개구리 두뇌습관 (양장) 요네야마 기미히로 저/황소연 역 | 전나무숲 | 2006년 04월

ㅁ. 사람은 분위기가 90%  다케우치 이치로 저/한명희 역 | 수희재 |  2006년 03월  

ㅂ. 비타민 혁명 : 지금, 당신의 서랍 속 종합비타민을 버려라 좌용진 저 | 웅진윙스 | 2006년 03월

ㅅ.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 이민규/ 더난출판

■ ㅇ. 브루클린 풍자극 / 폴 오스터/ 열린책들

ㅈ.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 진중권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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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을 마무리할 무렵 한 인터넷 서점에서 봤던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 책이 있었다.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교양 3대천왕" 중 하나였던 인행심(인간 행동의 심리적 이해)이란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흥미롭게 봤었던 몇몇 실험이 이 책의 내용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별 부담이 없이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적으로 유명한 10가지 실험을 에피소드별로 분류하여 서술한다. 스키너, 밀그램, 해리할로 등 이쪽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만한 심리학자들과 그들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실험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렇지만 그런 실험 내용만이 단순하게 나열된 것이라면 지금 도서관에 있는 많은 일반심리학 서적과 차이점이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흥미로운 서술방식(에피소드 앞에 일화로 시작을 하여 딱딱하지 않게 출발하고 끝부분에선 항상 자신의 일상적인 감상으로 마무리를 하는)과 더불어 직접 심리학자를 만나본다든가 아니면 당시 실험에 참가한 피실험자를 만나본다든가, 심리학자의 가족을 만나본다든지, 마약의 중독성에 관한 파트에선 직접 자신이 마약을 체험해 보는 등 여러가지 방식의 흥미로움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읽는 도중 지치지 않았다.



책의 제목에 나올 정도로 스키너는 위대한 심리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인기인은 항상 안티가 있듯이 스키너역시 많은 반대론자들이 있다. 특히 실험 자체보다는 실험 도중에 행한 윤리적인 문제(스키너는 그녀의 딸조차 실험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한다)로 많은 안티가 존재하는데, 저자는 그런 사항의 원인이 된 스키너의 딸을 직접 인터뷰한다.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께서 한가지 실수를 하셨다면 사용하신 어휘가 문제였어요. 사람들은 '통제'라는 단어를 들으면 파시스트를 생각하죠. 만일 아버지께서 인간이 환경에 의해 '터득된다'거나 '고무된다'고 말씀 하셨다면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실제로 아버지는 평화주의자셨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보호하셨죠. 아버지는 '어떠한'처벌도 믿지 않으셨습니다. 처벌을 해도 효과가 없다는 것을 동물을 통해 먼저 아셨죠. 캘리포니아 주에서 체벌 금지 법안이 통과된 것도 아버지 덕분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아요. 아무도요."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앙되고 있었다." p.41

그렇지만 스키너의 심리 실험의 내용에 관한 설명은 잘 되어있지않다. 즉 나처럼 이미 그 실험을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것을 잘 몰라도 그냥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상관없겠지만, 좀더 나은 이해를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일반심리학' 서적을 잠깐 보고도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은 심리학자들의 일상적인 생활도 많이 엿볼수 있게 해준다. 그들의 삶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난 삶을 산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다. 수많은 학자들 중의 정수인 사람들이니 비범한 사람이라 가정한다면, 역시 세상은 천재를 그냥 놔두지는 않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런 삶을 사는 당사자들의 생각은 달랐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사실 밀그램은 유머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어떤 과학자들보다 예술과 실험, 유머와 무자비함, 일과 놀이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좁은가를 잘 보여주었다. 그의 아내 밀그램 여사는 남편이 자신의 일을 무척 사랑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밀그램 교수는 자신이 쓴 편지를 뉴욕의 보도블록 위에 떨어뜨리고는 누가, 왜, 어떤 답장을 쓰는지 관찰하곤 했다. 어떤 때는 사람들의 눈에 안 띄는 곳에 숨어 있다가 불쑥 튀어나와 길게 늘어선 줄사이로 새치기해 들어간 다음, 자신이 끼어든 뒷사람들의 반응이 어떤지 살펴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날씨가 맑고 푸르면 밖으로 나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군중들이 얼마의 시간동아 모여드는가를 측정하기도 했다. 모두들 서서 빈 하늘만 쳐다보면서 말이다. 그는 영리하고 파괴적이고 부조리했다. 하지만 그가 사르트르나 베케트와 달랐던 점은 부조리를 측정했다는 점이다." p.65

밀그램의 대표적인 실험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가 행한 것의 방법적 측면이 얼마나 인간에게 잔인한 것인지를 알수 있다. 그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여 그들이 얼마나 불합리한 명령에 복종하는지를 실험했는데, 정해진 명령에 따라 전기충격기의 볼트를 높이는 것이었다.(사실 그 기계는 가짜였으며 고문을 당하는 사람도 배우였다) 그때 얼마나 사람들이 어느정도까지 그러한 명령에 잘 따르는가가 밀그램의 실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저자가 찾아간 당시 피실험자 두명의 경우 - 한명은 복종적이었고 한명은 반대로 잘 따르지 않았던 - 그들의 현재까지의 삶이 당시 실험결과와는 전혀 무관했다는데 있다. 어떤 상황에서 반항을 했냐 안했냐 여부와 평소 삶의 신조의 관계에는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심리실험을 하는 이유와 그것으로 인간의 특성의 한부분을 관찰하는 이유가 우리의 앞으로의 행동을 예상하기 위함에 있다면 밀그램의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과연 무엇이 밀그램 실험의 결과였던 것일까?



1960년대 뉴욕에서 벌어진 제노비스사건 또한 내가 예전에 흥미롭게 공부했던 한 파트였으며 역시 이 책에 자세히 나왔다. 이른 새벽 발생한 살인사건과 그녀의 긴 절규속에서 많은 사람들, 우리의 이웃들이 그 비명소리를 듣고도 아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이 사건은 당시 미국사회의 도덕적 의무에 관한 경종을 울렸다고 한다. 달리와 라타네라는 두명의 심리학자는 이 사건에 모티브를 얻어 심리실험을 행한다. 그리고 그후 다른 여러 심리학자들의 연구와 실험에 따라 남을 돕는 행위는 다음의 다섯단계로 구분된다고 한다.

" 1. 사건의 목격단계. 도움을 줄 사람은 사건을 목격해야 한다.
  2. 도움의 인식단계. 도움을 줄 사람은 그 사건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3. 책임 인식단계. 도움을 줄 사람은 개인적인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
  4. 행동 결정단계. 도움을 줄 사람은 취해야 할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5. 행동단계. 도움을 줄 사람은 이제 행동을 취해야 한다." p.116

다행히 우리나라는 서양의 많은 나라들보다는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히 든다. 그렇지만 예전 학교의 은행에서 있었던 간질환자사건에서 내가 많은 망설임 끝에 다른 학생이 간호사를 불러올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일이 떠오른다. 문제는 나조차 실제 그런 상황에선 당황하고 또 자기합리화를 종종 하는데 나한테 그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조치를 취해줄지 어떻게 알수 있단 말인가? 나부터 잘해야 한다.



해리할로의 가짜 원숭이 실험은 정말 유명한 실험이다. 유아기때의 원숭이는 단지 우유만을 제공해 주는 금속재질의 철사 원숭이 보다는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따뜻한 감촉을 제공해주는 가짜 원숭이를 더 좋아하고 따른다는 것이 할로의 실험내용이다. 실제 예전 심리학 수업시간에 이 실험에 관한 사진과 동영상 클립을 조금 본 적이 있는데 이미 50년도 전에 수행된 실험임에도 많은 감동(?)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실제 책을 읽어보면 할로의 실험 내용은 동물학대의 측면과 관련하여 많은 비판을 받고 있었다. 또 그보다 먼저 침팬지를 이용한 실험을 했던 심리학자들이 있었음에도 그는 그것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학자적 측면의 비판도 받고 있었다. 실제 언급한 결과를 도출하기 까지의 많은 실험 내용이 상당히 파격적인 것을 알수 있다.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암컷원숭이는 생식에 대한 욕구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강제로 임신을 시켜야만 했는데 그래서 할로가 만든 것이 "강간침대"라는 도구였다.

"마침내 그는 강간침대라고 이름 붙인 장치를 고안하여 암컷을 묶어놓고는 수컷들로 하여금 그 위에 올라타게 했다. 장치는 성공적이었다. 어미 없이 자란 암컷 원숭이 스무마리가 임신을 하여 새끼를 출산한 것이다. 1966년에 그는 '유아기 시절, 어미와 또래 친구 없이 자란 붉은털원숭이의 짝짓기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강간 침대에서 임신을 당한 어미의 일부는 새끼들을 죽였고, 일부는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 정상적'으로 행동한 어미는 단지 몇마리 뿐이었다." p.138

난 개인적으로 그가 행한 동물실험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세계의 많은 동물애호가들은 그의 실험을 비판하고 때론 비난한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실험이었다면 그것만으로도 할로의 실험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 동물 실험에 대한 명확한 프로시저가 존재하고 있다면 그것을 통한 실험은 바로 우리 인간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그 장치의 이름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동물을 이용하여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으니까 말이다. 동물 권리 운동은 부분적으로 할로의 실험에서 비롯되었다. 매년 동물 해방 단체들은 매디슨 대학의 유인원 연구센터 앞에서 대형 할인마트에서 파는 수천 개의 원숭이 인형을 놓고 애도의 장례식을 치르며 시위를 벌인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는 모두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원숭이 인형을 위한 장례라니. 오히려 그것은 전혀 우습지 않은 것을 우습게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또 다른 의문점을 제기한다. 그렇다면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심리학자들의 동물 사용 권리는 어쩌란 말인가. 할로는 동물 과학의 들끓는 표면 위로 이러한 의문점을 곧장 끌어올린 장본인이었다." p.139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종교에 빠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이론편을 보면 좋을 것이다. 미국의 종말론자들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시작되는 이번 에피소드는 나에게도 많은 반성을 하게 해주었다. 난 얼마나 많은 일에 있어서 내 자신과 타협하고 합리화 시키며 살아가고 있었나. 사실 인지부조화 이론은 스키너의 주장과는 상반된 견해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인지 부조화 이론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에 관여한 보상으로 사소한 것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믿음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중략)자신이 꾸며낸 거짓말을 돌이킬 수 없다면 아예 자신의 믿음을 바꾸어 더 이상 부조화를 겪지 않아도 되고, 바보 얼간이가 된 것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p.156

"페스팅거와 그의 지도 학생들은 인지부조화를 다양한 형식으로 찾아냈다. 그들은 이교도 집단 안에서 발견한 것을 '믿음/불일치 패러다임Belief/Disconfirmation Paradigm'이라고 불렀으며, 돈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불충분한 보상 패러다임Insufficient Rewards Paradigm'이라고 칭했다.

그와는 또 다른 '유도된 순종 패러다임Induced Compliance Paradigm'은 대학 신입생들이 친목을 돈독히 하려는 의도에서 심하거나 미약한 체벌 의식을 강요하는 실험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체벌을 심하게 당한 학생일수록 그러지 못한 집단보다 굳건한 충성심을 맹세했다. 페스팅거는 이러한 단순한 실험을 통해 심리학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키너를 혼란스럽게 했다. 보상이 행동을 강화하고 처벌은 소멸시킨다는 것이 스키너의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스팅거는 실험을 통해 행동주의가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었다.스키너가 우리에게 그저 유심론을 철저히 배격하며 기계적인 조건화 반응만을 남겨주었다면, 심술궂고 과격한 레온 페스팅거는 우리의 복잡한 두뇌를 다시 돌려주며 이야기 했다. 우리는 스스로의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단히 놀라운 정신적 활동을 한다고" p.156~157

아마 인지 부조화이론을 알게 된다면 길을 가다가 만나는 '도인'을 봐도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심리학은 많은 부분에서 생물학과 관련지어 '과학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예전에 가르쳤던 강사분도 이 '심리학=과학'이란 말을 매우 즐겨 썼으며, 이 책의 내용도 그런 말이 많다. 하지만 실제 의학에서는 심리학을 단순하게 판단하며 참조용으로만 여기는 추세라 한다. 특히나 정신의학에서 다루는 심리학은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실제 정신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진단의 타당성을 밝히기 위해 마치 정신병자인것처럼 꾸며서 정신병동에 잠입한 데이비드 로젠한의 실험은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란 영화와 헬로 블랙잭의 "정신병동편"을 연상시켰다. 당연히 이 영화와 만화의 소재는 로젠한의 실험에서 따온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실험결과에 대해 많은 정신의학자들이 반대의 의견을 냈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알고 있다.

"만일 내가 피를 한통 들이마신 후 그 사실을 숨기고 피를 토하며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다면 응급실 직원들은 당연히 내가 소화성 궤양을 앓는다고 판단하고 그에 맞게 치료를 해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의학이 진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고 설득력 있게 논쟁할 수 있을까?" p.190

사실 정신과적인 치료방법이 프로이트식의 방법(대화와 일종의 최면을 통한?)에서 약물치료와 전기자극요법으로 바뀐 것도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점차 나은 방법이 발견되고 있으며 뇌과학이 의학에서 뜨고(!)있는 학문분야이긴 하지만 당시 그러한 맹점을 꼬집은 로젠한의 실험은 심리학적인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약물중독에 관한 에피소드 역시 재미있었다. 쥐 공원(쥐에겐 낙원인...)과 갇힌 우리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의 쥐의 생활과 중독에 관한 연구를 한 알렉산더 환경적인 요인을 중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알렉산더 박사의 연구는 마약 중독이 실은 자유 의지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쥐든 인간이든 쇠파이프를 들어올렸다가 그것을 다시 내려놓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파이프를 다시 내려놓지 않고 파괴적인 행동을 했다면 그것은 파이프 안에 우리가 저항할 수 없는 어떤 본질적인 본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처럼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것 외에 더 나
은 대안을 찾지 못한 환경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p.217

황당하게도 저자는 이 실험을 직접 체험해 본다. 뭐 그 내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시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 저자는 알렉산더 박사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한다.뭐 중독이나 금단증상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어떻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접근을 하는데, 이 부분을 읽고 나면 담배를 끊어야지라고 말만하며 끊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넌 의지 박약이다"라고 말해줘도 틀리지 않게 된다.

"...그것이 알렉산더 박사의 가장 큰 방법론적 결함일 것이다. 그는 천국을 창조하고서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지구의 어디에 천국이 있는가? 쥐 공원이 현실 생활, 가능한 생활을 반영하는가? 아니면 지금 존재하지 않고, 과거에 존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존재하지 못할 순전한 신화의 세계 속에서만 중독을 피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줄 따름인가?" p.229




흔히 도로변에 보이는 '사고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그자리에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 광경을 봤다면 과연 나는 지금 그 상황을 모두 객관적으로 기억해 낼 수 있을까? 누가 먼저 끼어들었는지 기억하는 것은 차치하고 과연 무슨 종류의 차종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날까? 이러한 인간의 기억의 불완전성과 자기 합리화에 관한 내용이 바로 여덟번째 에피소드에 나와있다. '쇼핑몰에서 길을 잃다'란 부제의 심리실험이 바로 그것인데 그 심리학적 의미는 이렇다.

"실험 심리학자이자 위싱턴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는 것은 아주 얇은 막 하나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교수는 우리의 기억이 포착하기 힘든 미묘한 힌트에 의해 어떻게 오염될 수 있는가를 실험을 통해 훌륭히 입증하였다." p.235

실제 로프터스 교수는 미국의 재판정에서 피고들의 무죄주장을 보조역할해주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의 법정시스템은 배심원제이기 때문에 목격자의 증언 하나하나가 재판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많은 반대론자들(특히 정신의학자)이 있다.

"정신의학자 주디스 허먼은 이렇게 말한다.

  " '쇼핑몰에서 길을 잃다'는 깜찍한 실험이었어요. 그것은 로프터스 교수가 우리에게 전달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것을 이야기해주는 실험이었죠. 로프터스 교수는 사람들이 기억이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데이터를 보세요. 실험자의 75%가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았잖아요. 기억은 신뢰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전문 치료사인 정신 의학자 베셀 반데르 콜크는 훨씬 더 부정적이다.

  "저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교수를 혐오합니다. 그 이름을 듣는 것조차 참을 수 없어요"

" p.244

그렇지만 정작 로프터스 교수는 담담하게 반응한다.

" " 저는 그 25%가 대단히 중요한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쇼핑몰에서 길을 잃다' 실험은 기억 조작률이 50% 이상으로 나타난 또 다른 가짜 실험의 도약대가 되었어요" " p.245

어쨌든 지금까지도 활발히 활동중인 그녀는 대중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 또는 이미 한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서 과거의 기억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특히 난 내가 앞으로 할 직업에 있어서 그러한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한다고 깨달았다. 팩트에 대한 솔직함이 있어야만 한다. 실타래란 원래 꼬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거짓기억은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어지고 의사가 되려면 절대 그렇게 처신해서는 안된다.



에릭 칸델이란 천재 두뇌생물학자는 기억력에 관한 의약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사람들의 꿈(나의 개인적인 꿈이기도 한..)인 기억력이 좋아지는 약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그렇나 시도는 생명공학적인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시판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까지에 있어서 이 칸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서술되어 있다.

" "학습의 기본 형태가 진화된 신경계를 가진 모든 동물에게 동일하다면 단순한 무척추동물 안에서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세포와 분자 차원에서의 보존된 학습 메커니즘 특성이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칸델은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실험에 적합한 동물을 찾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그러고는 마침내 민달팽이, 특히 대형 바다 달팽이인 군소에서 멈추었다.(중략) 그는 마음의 문제에 접근할 때 과감한 환원주의적 방식이 필요했다고 이야기 했다. 따라서 그는 손바닥 위를 지날 때마다 축축하고 엷은 흔적을 남기는 끈적거리는 자줏빛 생명체인 바다 달팽이를 실험 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하였다." p.280

해마,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cAMP와 칼시뉴린효소 등 앞으로 들을 또는 이미 몇번은 본적이 있는 기억과 관련된 내용들이 쭉 나와있다. 하지만 저자도 언급하듯 기억이란 항상 완벽하게 보존이 되어야만 인간이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으로 기억을 지우는 약또한 개발이 되어야만 한다고 나온다. 그러면 그런 약의 위험한 측면은 없을까? 물론 상상할 수 있는 부작용은 많다. 망각이란 진화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것도 그런 면에서 이해가 되었다.

"기억력 강화제에는 수백만 가지의 문제점들이 잠재되어 있다. 크렙을 높이면 과거뿐 아니라 현재를 장악하는 우리의 능력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과거가 거꾸로 쏟아져내리지는 않더라도 현재에 벌어지는 모든 일 하나하나가 다 기억되어 머릿속이 난장판이 될 수도 있다." p.290

나중에 이 약을 먹고 기회가 되어 MIT 대학의 칸델광장에 갈 일이 생긴다면, 그때 2006년 1월 16일 오전에 천안으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입석인 상태로 이 부분을 읽은 일이 기억이 날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심리학적인 것인지 아니면 의학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드릴로 사람의 뇌를 열어서 물리적인 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서 나와있다. 아직까지 뇌 속의 기능에 대한 명확한 지도가 그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의학적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모니즈의 angiography 시도와 성공에 대한 이야기 및 뇌엽절개술, 대상속절개술 등에 대한 이야기와 일화가 나온다. 그렇지만 원숭이실험을 한 할로가 직면했듯 모니즈 역시 사람을 실험적인 수술에 이용했다는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지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런 무조건적 비난이 옳은 것이었을까?(물론 저자가 마지막에 언급하듯 그러한 실험이 없었다면 우리 누군가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면서 아무런 손을 쓸수 없는 입장이 되어 있을수도 있을 것이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많은 생각이 필요한 문제이다.)

"모니즈는 M여사를 수술한 이후에도 많은 환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환자에게 내려진 진단 결과가 아니라 시술이 가능한가를 중심으로 환자들을 골랐으며, 그것을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는 인간을 실험용 쥐처럼 이용했고, 이중맹검법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실험을 했다.(중략) 환자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이 실험용 쥐처럼 이용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중 수많은 환자들
의 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고, 그들이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니었다. 비용 대 이익 측면에서 보면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유리했다." p.312

"하지만 오늘날의 프로작을 생각해보라. 이 우울증 치료제는 그것이 가진 전문성 때문에 환호를 받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약을 매우 좋아한다. 약을 복용하면서 우리 스스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칼을 들고 무식하게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조준이 잘 된 미사일을 우리의 마음속에 제대로 겨누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은 프로작이 두뇌의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프로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 p.320

미국 내에서의 정신과 수술을 받기란 허가를 받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저자는 뇌수술을 받을 예정인 찰리와 그의 부인과 함께 지내면서 수술 전후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정작 뇌수술을 받기 원하는 당사자들의 그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지금의 '실험적 수술'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다.

"색하임은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에 칼 하나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만들며 이야기한다. 우리의 병은 우리가 가진 용기만큼 낫는 것이 분명하다." p.333

이 책은 기대한만큼 충분히 재미있었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아마 내가 심리학에 대해서 평소에도 조금 관심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내용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인 이유가 더 크다. 철사로 만든 원숭이와 천조각으로 원숭이로부터 인간의 애착에 관한 내용을 알아본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어쨌든 뒤에 나온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근래 보기드물게 책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후기같았다.



인간의 기억과 관련된 내용에 있어서 책에 나온 한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서 믿음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좋은 추억만 있으면 된다

                                                        - 도스토예프스키]




<목차>

머리말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5. 마음 잠재우는 법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 들어가기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9. 기억력 주식회사

10. 드릴로 뇌를 뚫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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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이 책은 서구의학의 발달 과정을 조금씩 집어준 책이다. (원제가 the alarming history of medicine인데 저렇게 해석을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약간 농간이 섞이듯 하기도 하다. '의학'의 역사라고 한다면 독자층이 매우 좁아질테니..) BC 3000년경의 이집트 파라오 조서의 재상 이모텝이 피라미드를 건설한 건축가이자 의사였다는 사실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이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 등 4가지 체액의 균형상태로부터 건강상태를 판단 했다는 것과 당시 최고의 의사였던 갈레노스가 그후 1500년간 의학을 지배했다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전반부가 진행된다. 피타고라스와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학시간, 철학시간에 종종 등장했던 인물들이 의사였다는 사실도 나온다.


히포크라테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가 '발견'한 사항들이 현재에도 맞는 케이스가 많은 것을 이유로 역시 그가 대단한 의사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예과생인 아직은 그가 남긴 많은 명언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인생은 짧고, 의술(기술,예술)은 길다/ 기회는 어느덧 지나가고, 경험은 믿을 수 없고, 판단은 어렵다/ 절망적인 경우에는 독한 약이 필요하다..등" p.19



그후 중세의 종교가 의학의 발달을 억압한 사실(해부 등에 대한 혐오, 병은 신이 준 것이고 낫는 것 역시 신의 주관일 뿐이라는 주장 등) 등과 르네쌍스의 대두, 바셀리우스와 유스타키우스, 팔로디우스, 윌리엄 하비 등 근대의학에 관여한 사람들과 레벤후크, 다윈 등 간접적으로 의학발달에 기여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점차 의학에서는 종교와 멀어지면서 사람이란 '생체적 기계'라는 설이 대두된다.

"우울하지만 과학적으로 말해, 우리 인간은 어느날 전원이 나가면 멈출 수 밖에 없는 전하를 띤 화학물질이 든 방수 가방일 뿐이다. 우리가 기르는 개, 정원의 새, 동물원의 코끼리, 부엌의 생쥐, 금붕어, 장미의 진딧물, 우리에게 이질을 일으키는 단세포 아메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그러하다. 이것들과 다르게, 심지어 '진화의 나무'에서 우리 바로 아랫가지에 있는 원숭이와 다르게 우리는 우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 p.30



그후  1683년 뢰벤후크의 '현미경' 발명을 시작으로 미생물에 대한 연구와 바이러스, 세균등의 이야기가 나오며 파스퇴르, 코흐 등 현대의학론 수업시간에 이름을 조금 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폴 파머가 존경해 마지않는 '피르호'의 이야기도 나온다.

"1848년 베를린의 차리테병원의 루돌프 피르호는 프로이센 사람들을 위해 실레지아 상부의 직조공들 사이에 발생한 발진티푸스 전염병을 조사하였다. 그의 보고서는 그곳의 삶과 위생조건을 정확히 비판하였고, 풍부한 국고보조금이 유일한 치료약이라는 사실을 지적했기 때문에 프로이센 정부는 그를 해고하였다. 그는 그뒤 독일의회 의원에 당선되어 비스마르크를 반대했고, 보불전쟁 때는 구급차 부대를 조직했으며, 베를린의 하수도 배치망을 잘 설치해 전 유럽의 부러움을 사게 했다" p.55




파스퇴르와 제너, 리스터, 홉킨스, 에이크만, 젬멜바이스 등 그 시절의 의사들이 어떻게 연구와 임상을 했고 또 위대한 업적을 쌓았는지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그 시대는 모든 질병은 신이 몹시 분노하여 주신 것이고 신은 자비롭게도 그것을 치료할 약초를 심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연히 또는 전통과학적으로 전해져오던 방식들에서 영감을 얻은 연구성과들에 대한 이야기나 그것들에 대한 비화들 - 다윈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한 월러스가 더 먼저 발표를 할까봐 금방 '진화론'에 대한 주장을 한일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가 페니실린을 생산한 사람인가? 플로리와 플레밍이 그것의 정자와 난자 사이일까? 에드워드 왕 시대의 고관의사인 윌리엄 오슬러 경이 말했던, "과학에서는 세계를 확신시키는 사람에게 명성이 돌아가는 것이지, 그 생각을 처음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를 누가 기억할까? 그리고 곰팡이가 핀 빵조각을 상처를 싸맴으로써 애써 그들의 일상적인 벤 상처와 멍든 근육이 곪게 되는 것을 막았던 글로스터셔의 우유짜는 여인네들과 슈롭셔의 젊은이들을 누가 기억이나 해줄까?" p.109




부대에 있을때 Sick_Call이라 불리던 병원에 가면 'pain'에 대한 단계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벽에 붙어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고통은 정말 병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사실 지금도 많은 이유모를 '고통'이 존재한다. 특히 병을 치료할 순간에의 '고통pain'역시 만만치 않으며 예전에는 그러한 통증으로 많은 환자들이 희생되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4장에 나온 마취방법의 발명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에테르마취의 발견자인 두명의 치과의사와 그 중 한명인 모튼의 이기적인 행보와 말로 등은 소설처럼 보이기도 했다.(그렇다고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님!)

나이팅게일에 대한 진실과 허구 등도 나오는데 (나이팅게일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백의의 천사이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력이 강한 여성이라는 내용이 주된 것임) 그것 역시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흑사병같은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과 여성의 의사진출에 대한 당시 사회의 센세이션 등 가쉽꺼리 이야기들도 나오며, 초기의 이발사들이 외과의사를 동시에 하면서 그들이 따로 조합을 만들어 독립을 한 이야기 등이 나온다. 또 존 헌터나 앙브로와즈 빠레 등 뛰어난 외과의사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그 이후에는 성형의학에 대한 이야기 콘돔과 임신에 관한 이야기로 전개가 진행된다.

책의 뒷부분은 예전에는 성행했지만 지금은 시들하거나 아예 사라진 시술들이나, 여러가지 미신적인 의술행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대체의학에 대해서는 '공상 과학물'이라며 심하게 비판한다.

"대체의학은 전체적 시야로 진상을 바르게 보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대체의학을 철저히 밝혀보면 아무런 실체도 없이 그것은 수평선 아래로 사라져 버린다. 대체alternative란 말은 의미없는 말을 의미있게 만드는 유행하는 단어이다. 그것은 고대의 신비주의, 약초의사들의 허튼 소리, 암시, 무지와 명백한 사기들을 미화한다" p.278

마지막으로 프로이트에 대해 언급하고, 정치와 관련된 의학의 소재들, 예를 들면 공중보건과 국민건강보험 제도 등의 이야기가 간단히 서술된다. 프로이트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였다. 사실 프로이트의 이론이 현대에는 '과학적 근거'로 설명이 되지 않는 일종의 '주장'에 불과하며 그 이후 융이나 애들러같은 보완된 설명이 많이 나오고 있는 입장이라 그런지 의사로서의 프로이트를 그렇게 잘 쳐주지는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책을 너무 더디게 읽어서 였을까? 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 읽는데 지쳤다. 조금 재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었고 처음의 앞선 의욕과 기대가 너무 컸던 것도 그 이유였다. 어지간히 이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조금 읽다가 책을 덮을 것 같지만 나름대로 유명한 저자가 쓴 책이고 또 '의학사'란 과목과도 매치가 되기 때문에 남는 것은 있을 것 같다. 또 예전에 박일환 교수님의 말처럼 영국이란 나라는 참 대단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영국의 의사인만큼 그 나라의 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의 의학을 이야기 하니 '서구 근대의학의 발달과정'이 거의 그 안에 녹아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역자가 조금 맘에 안드는 점은 조금 허술하게 번역을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번역에서의 주어와 서술어가 잘 맞지 않는 부분도 보였고,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그러한 부분에서의 어색함이 책을 읽는데 눈에 종종 거슬렸다. 어쨌든 내년 1학기때 배울 분야에 대한 간단한 요기꺼리는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근대 외과학의 아버지였던 앙브로와즈 빠레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증상들이 치명적인 상태를 나타내더라도, 항상 환자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라./ 돈을 위해 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p.177




<목차>

01 히포크라테스와 그 후예들
02 인간, 미생물의 역사
03 암흑에서의 발견들
04 통증의 정복
05 황금머리의 지팡이
06 악령에 사로잡힌 이발사
07 섹스와 성의 뜻하지 않은 장애물
08 막힌 끝
09 이상한 치료들
10 프로이트, 영어 여성 가정교사와 푸딩 타는 냄새
11 학자들, 게으름뱅이 그리고 선생님 마음에 든 학생
12 정치적 통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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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도서관에서 읽어봄직한 책을 고르다 두권의 책을 고르게 되었다. 이미 한권은 '괴짜경제학'이란 책을 빌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한권만을 선택해야했고 고심끝에 '역사를 바꾼 놀라운 질병들'을 대출했다. 그러나 최종예선에서 탈락한 것이 못내 아쉬워서 그냥 점심을 건너 뛰고 그 자리에서 2시간정도에 쭉 읽은 책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뉴턴은 어쩌다 미쳐버렸나?'라는 희한한 제목의 책이다.

얼핏 제목만 봐서는 어떤 분야의 책인지 잘 추측이 되지 않지만 이 책은 여러가지 의학적인 사건들을 쓴 것들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있었던 것이 아닌 저자들의 나라인 호주와 영국의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나름대로 빠르게 훑어보면서 봐서인지 재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미팅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말한만한 껀덕지는 별로 없어 보였다.

유명한 영국작가 찰스디킨스가 그의 소설에서 의사를 종종 등장시키고 그가 의료사회의 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앞으로 좀 찾아서 읽어봐야할듯 싶다~(크리스마스캐롤, 피크위크의 기록 등의 소설) 또, 엽기적인 살인마인 소니빈의 이야기도 나오고 - 물론 지금생각해보면 그다지 엽기적이지도 않다. 인육을 먹은 정도? - 전쟁의 와중에서도 투철한 정신으로 환자들을 구하고 독일재판장에서 진실만을 말해 장렬히 '전사'한 간호사 이디스 캐벌의 이야기, 여성을 위한 만병통치약을 만들어 판매했던 리디아핑크햄의 일화 등 흥미위주의 이야기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물론 지역적인 한계에서인지 그러한 일화들이 그냥 읽기에는 좀 시시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나열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나라에서만 유명한 사람인듯 싶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의학의 역사를 잘 알고 싶다면 거창하게 동서양을 분리해서 시작하는 그런 류의 책이 더 나을 뻔 했다. 허준이나 백인제선생의 이야기를 서양사람들에게 백번 말해봐야 그냥 '그렇구나'하는 반응이 나올 뿐이듯 말이다. 존헌터의 과학적 수술법과 자연치유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등은 예과때 한번정도 들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별건 아니지만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은 이것이다.

"너는 사냥이나 하찮은 일들 외에는 관심이 없구나. 장차 네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손상시킬 녀석이다." - 아버지가 젊은 찰스 다윈을 꾸짖으며 한말








<목차>

1. 의학과 기술
2. 살인, 미스터리, 신체 상해
3. 유행병과 질병
4. 유명한 환자들
5. 돌팔이 의사들
6. 치료와 발견
7. 왕과 왕비들
8. 의사와 의료활동
9. 전쟁과 혁명
10. 완전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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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현대의학론 수업 시간에 '박재영'선생님이 오신 적이 있었다. 청년의사라는 미디어를 만든 사람중 한명이며 현재 그곳의 주간으로 있는 그는 몇몇 의대생들에게는 일종의 역할모델을 해주는 그런 존재였었기 때문에 실제 수업에 그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서홍관'선생님으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를 만든 공동창시자 중 한명이다. 여름방학때 그 모임에 대해 약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며 지금도 종종 사이트(http://humanmed.org/ )에 가서 얼쩡거린다. 하지만 그곳에 실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없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역시 현대의학론 수업시간의 느낌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도 여름방학때의 리스트에 있었던 책이고.



우선 이 책은 부제인 '시인의사 서홍관의 인생 처방전'에서 알수 있듯 감성적인 측면이 많다. Chapter가 바뀔 때마다 저자가 직접 쓴 시들이 몇편씩 실려있다. 또 커버를 봐도 저자의 사진이 아홉칸에 걸쳐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는데 순간 우리 학교의 S교수님이 생각났다. 그분보다 더 왕성한 저작활동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을 때는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 아직까지 의대생이란 생각보다는 일반인이란 생각이 더 커서일 수도 있다. 또 책의 내용 자체가 저자가 환자들을 볼때 보고듣고 느낀 바를 서술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것은 저자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절대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약이나 주사치료는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니까 환자가 그냥 운동이나 좀 지켜봐도 되는 경우에는 그냥 보내드린다는 것이 그의 철학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절실히 원하는 환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고 한다. 뭐 지금처럼 의약분업이 있는 경우에는 약간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이 책이 나올 당시(1995년)의 입장에서는 흔하지 않은 풍경인 것 같다.



대학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청계천에서 야학을 했고, 대학을 졸업한 후 군복무 대신 선유도와 전북 완주에서 무의촌 근무를 한 그의 이력에서 알수 있듯 그는 자신을 '운동권 의사'라고 자칭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그의 프라이드 속에서 운동권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의미와는 약간 다른 것이다.


"...따라서 운동권의사라고 하면 마치 이들과 한편인, 성분 나쁜 의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내 나름대로 운동권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운동권이 되려면 사회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사회의 모습을 텔레비젼에서 보여주는 그대로 믿고 넘어가거나, 아니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예 관심도 없는 사람은 운동권이 될 수 없다.(중략) 둘째는 그 모순을 해결하는 과정에 스스로 책임을 느끼고 해결의 주체로 생각해야만 한다. 의사들끼리 얘기해 보면 많은 의사들이 의료계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참으로 비판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상 해결책을 물어보면 '내가 무슨 정치가도 아닌데 무슨..' 하면서 다음 단계에 대한 의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해서는 그 의견이 반영될 기회가 영영 없는 셈이 되고, 따라서 탁상공론이 되고 만다. 만약에 그 비판적인 내용들이 옳다면 그것을 여론화하여 올바른 의료제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중략) 나는 후배들에게 가끔 '잘못된 점을 알고 고치려고 나선다면 지도자가 되겠지만, 잘못된 점을 알고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불평분자가 되고 말뿐'이라고 얘기한다. 운동권이란 바로 이렇게 잘못된 것을 알고 고치려고 나서는 사람들이다.(중략) 나는 운동권 의사가 아니다. 단지 운동권 의사가 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나는 스스로 게으르고 지혜가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해서 운동권 의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씩씩하고 지혜롭고 책임감 있는 운동권 의사들을 갈망하고 있다." p.52~54





개인적으로는 제1부 병을 고치는 의사, 인간을 고치는 의사...편이 의대생들에게 필요한 항목 같다. 특히 자신의 이모부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그곳의 시스템과 의사들에게 느꼈던 아쉬운 점을 저자에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내 스스로도 벌써 '의사가 되어 반성하는' 기분이었다.

"이모부는 내가 의사가 되고 대학병원의 과장이 되어 인사를 온 것이 매우 든든하고 대견하신 모양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병원에서 투병할 때 괴로웠던 일이 생각나신 듯 당시의 병원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나로서도 이모부의 병원생활에 대해 듣기는 처음이었다. 이모부는 간절하게 당시를 회상하셨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아침마다 일어나면 오늘 경과는 어떤지 몹시 궁금했다. 의사 선생님 오시기만 기다리는데....오셔서 별 이야기도 하지 않고, 알아듣기 어려운 소리를 자기들끼리 중얼거리면서 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럴 때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손이라도 한 번 만져 주면 마음이 놓이겠는데....등이라도 두드려 주면 위로가 되겠는데....끝내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고 지나가 버리면 하루를 그냥 허송세월 보낸 것 같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회진이 끝난 뒤에 하루 종일 온갖 방정맞은 생각에 시달렸다. 혹시 내 병이 드디어 죽을 병이 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의사가 나를 피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내가 의사 선생님에게 건방지게 보인 것은 아닐까. 기분 상하게 한 적은 없었을까. 맞다. 저 옆 침대에 누운 환자는 의사 선생님에게 무슨 선물을 하는 것 같았는데, 오늘 회진할 때도 저 환자에게는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무슨 선물을 하지. 나는 돈도 없는데. 지금도 가장이랍시고 돈도 못 벌어 오는 주제에 입원비나 까먹고 있는 것만 해도 집안살림이 휘청대는데, 선물이나 촌지를 주는 것은 생각이나 하겠는가. 아, 나는 왜 이럴까, 바보같이...나는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나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의사가 아는 사람이라서 특별히 잘 봐주는 것 같은데, 나는 돈도 없고 빽도 없고....병도 안 낫고 죽을 수 밖에 없단 말인가?'

말씀하신 내용 모두가 구구절절마다 얼마나 안타깝게 말씀하시는지, 그 아픔과 안타까움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졌다.(중략) 이후로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이모부를 생각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환자의 손을 잡아 주게 되었다." p.29~31



저자는 노먼베쑨의 전기를 읽고 그의 '운동권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동경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여름방학때 노먼베쑨의 전기를 읽었지만 '흠..내가 저 상황의 노먼이었다면 저럴 수 있을까?...'라며 약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는 달랐다. (노먼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스페인과 중국에서 의료활동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부인을 포함한 가족생활은 파탄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하긴 폴파머도 가족생활이 원만하지는 않았다.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난...지금도 그정도까지의 희생을 감수할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가 그들처럼 한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의과대학생들이 의학교과서 이외에 꼭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노먼 베쑨의 전기를 추천할 것이다. 1991년 우리 나라에 그의 생애가 한 권의 책으로 번역되어 나왔을 때 나는 무척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그의 헌신적인 생애는 가히 나의 왜소함을 압도하는 것이었다. 그 뒤에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노먼 베쑨의 전기를 읽을 것을 권하게 되었다." p.55



흥미있게도 의사라는 직업군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론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적용되는 이유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의료인들의 도덕성이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우선 이론적으로 몇 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

첫째로 본래 천성이 사악하고 이기적인 학생들만 의과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별로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성적에 따라 순식간에 자신들의 장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특별한 선별이 있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둘째로 본래의 천성은 비슷했으나 의과대학과 전공의 수련 과정을 거치는 동안 유별나게 부도독한 인간들로 변질되었을 가능성이다. 우선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의료윤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대학이 소수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중략) 하지만 이런 교육과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윤리에 관한 학점을 안 딴다고 해서 그 집단이 쉽게 비윤리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믿기 어렵기 때문에.

셋째로 소문은 이렇게 나쁘게 났지만 실은 다른 직업 집단과 비교할 때 윤리 수준은 비슷한 정도일 가능성이다. 다만 유독 눈에 띄는 집단이고 또 의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점이다.(후략)" p.70~



대학생때의 해부학수업 모습(p.98)이나 동양철학에서 바라본 의사의 사회적 의무(p.109) 등 이 책의 전반부에는 예비의대생이나 의대지망생이 읽어봄직한 꺼리가 다양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꼭 옳다는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저자의 사상은 매우 진보적(의미가 모호하지만, 긍정적인 진보!)이기 때문에 의사라는 테두리에서는 어쩔 수 없이 소수의 입장이 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의사'가 읽는다면 조금 배아플 수도 있는 내용이 많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지만 실제 그렇게 하면 여러모로 손해볼만한 사항이 있으니까.



책 중반에는 한의학에 대하여 '강한 불신'을 표시하면서도 한의학의 가치는 인정하고 또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보자는 제안을 한다. 그 이후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일반적인 의문들(예를 들어 AIDS나 암에 대한 일반인들의 걱정, 만성피로감, 빈혈, 심장병..)에 대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책이 나올 당시 유행했던 '죽염'의 허구성에 대한 이야기나 '우황청심환'에 대한 양방적 견해 등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별 거부감이 없는 내용들이 쭉 이어진다.

그러나 인의협이란 곳이 의사의 사회에서는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으며 저자에게 감동을 받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의사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되고 또 난 인의협과 같은 곳의 성향을 가진 '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한 의사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의 상황은 저자의 말처럼 더 나아지겠지만. (최근에 인의협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한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에 대한 의료계의 조사를 주장했다는 신문기사는 그런 면에서 반가웠다. 아마 대중매체에 드러난 인의협의 활동으로는 거의 처음 접한 것인듯!)  

옛날부터 '심장이 조금 이상하네?..'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고 또 부대에서 운동을 하다가 눈두덩이 심하게 부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러한 나의 걱정꺼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있었다.(p.206, 218) 나말고도 그런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조금 안도가 되었다. 그런 증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그 다음으로 책의 후반부는 저자의 개인적인 소사에 대해서 나온 것이다.





현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그는 사회현상에 관심이 많은 의사(인의협)이며 많은 저작활동을 하는 의사(여름방학때 읽었던 멜빈코너의 책도 그가 번역했다)로 어찌보면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의사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의 생각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그가 하는 일 역시 예비의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누군가는 앞서서 가이드를 해줘야만 하는 일들이다. 나는 이 책에서 그러한 면모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어쨌든 누가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쉽게 쓰여진 책이며 의대생, 특히 예과때 읽어두면 좋을 만한 책이다. 아쉽게도 책이 절판되어 살 수는 없을 것 같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대여해 봐야할듯...

"둘째, 좋은 의사(명의)가 되기 위해서는 바른 의학지식과 기술이 절대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여기에 환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태도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은 환자가 되어 본 경험이 있거나 의료일선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누구나 알게 되는 점이다. 왜냐하면 같은 의학적 지식도 그것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환자와 그 가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p.76



★목차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 서점에서 찾을 수 없어 책의 내용에서 조금 발췌를 해봤다.

"이 책은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는 주로 병동에서 의사로서 겪었던 잊을 수 없는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의과대학생들에게 전해 주는 이야기들이고, 2부는 한의학이나 전통요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으며, 3부는 흔한 질병들을 중심으로 건강상식들을 증상이나 질병별로 밝혔으며, 4부는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와 나의 체험들을 묶었다." 머리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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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으로 긴 제목과 겉표지에서 드러나는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이 책을 처음 알게된것은 올해 초, 그러니까 거의 일년 전쯤 신문지상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여름방학때 읽을 책의 리스트에 이름을 넣었었다. 그러나 역시 당시 인기물이였던지 항상 '대출중'이었고 드디어 약 2주간의 시간이 흐른 후 이 책이 반납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렇지만 송파도서관의 이 책이 있어야만 하는 서가에 책은 보이지 않았고 사서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 누가 잘못 꽂아놓았나보다'라는 말만 들었었던 것이 지난 여름방학의 막바지였다. 그리고 겨울방학의 시작과 함께 방문했던 그곳에 이 책은 한물간 인기물답게 자리잡고 있었으며 난 의기양양하게 다른 책과 더불어 대출을 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는 이유는, 그러한 기대감과 달리 내용은 썩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제목이 거창했던 것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고 기다리는 동안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부풀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CSI스타일에서 허구를 약간 제한 정도를 기대했던 나의 생각과 달리 이 책은 너무 '객관적'인 것 같았다.

  "방에 들어서서 누군가와 몸싸움을 벌였다면 방뿐만 아니라 자신과 상대방 간에 무언가를 주고받음으로써 서로를 변화시킨다. 아주 간단한 법칙이다. 어떤 사물이든 '접촉하는 두 개체는 서로의 흔적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로카르의 교환법칙'이라고 하는데 범죄과학의 기초이다. 무엇이 남겨졌고 무엇이 옮겨졌으며 또 무엇이 교환되었는가. 이것을 찾아냄으로써   범죄를 해결할 수도 있다." p.25


물론 추리소설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중간에 아나스타샤나 포카혼타스에 관한 일화, 다이애나 비의 죽음에 관한 일화, OJ 심슨사건에 관한 일화 등이 조금씩 소개된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법원시스템인 배심원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나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에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술을 한 것 등은 적어도 나에겐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다.

책의 구성은 중반까지는 혈액학교, 벌레학교 등 법의학을 하는데 있어서 조금 특이한(?) 분야의 'school'에 관한 전반적인 것들이 나오는데 서술의 초점은 그러한 모습의 스쿨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이나 인물묘사에 포인트가 가다보니 정작 흥미로울 수 있는 것들은 제외된 느낌이었다. (저자인 마이클 베이든이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들인 혈액학교, 벌레학교 교장들을 사적으로 칭찬하는 느낌의 에피소드식으로 다루어졌다는 의미)

후반부에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중간 중간에 자신이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등을 표현하고 또 자신이 생각하는 그 분야의 뛰어난 사람(헨리 리)과 형편없는 사람(프레드 자인)에 대한 생각도 말한다. 사체재발굴과 그에 따른 뒤바뀐 판결들 등..은 막상 이런 요약된 말만 들으면 마치 본문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책에는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중 하나인 '법의학자는 무슨 일을 하는거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도 제시되어 있었다.

  "법의병리학자가 다루는 문제는 죽음을 야기한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누가 그렇게 하였는가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결정하는 일은 나의 임무가 아니다. 그것은 경찰과 검찰의 일이고 궁극적으로는 배심원이 가려낼 문제이다. 내가 판단하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하는 것이지 '누가 하였는가' 하는 것은 아니다." p.78

또 저자가 생각하는 법의학자가 검시에 앞서 가질 마음자세도 나와있다.

  "매번 검시때마다 나는 사람마다 각자 서로 다른 삶을 반영한 듯 장기도 다르다는 것과 내가 지금 영혼의 거소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엄청나게 의식한다. 이러한 절차를 거칠 때마다 나는 항상 이 사람에게는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는 검시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누구든 유일무이한 삶을 살아가고 검시결과는 이러한 유일무이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법의 병리학자로서 나는 졸지에 이 사람의 몸을 그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살펴보고 검사할 허락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 된 것이다.(중략) 오늘 검시대에 올라온 이 사람도 어쨌거나 이러한 처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누군가 그를 살해했기 때문에 정의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p.136~137




개인적으로 이 책을 너무 기대했었던지 읽는 내내 실망을 했다. 법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만 하겠지만 TV를 보거나 추리소설 등을 읽고서 그것이 궁금해진 사람이 읽기에는 '흥미'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것은 아마도 책의 제목이나 목차에 있는 말들 자체가 너무 자극적(토크쇼, 실존하는 '셜록 홈스', 쓰레기 과학...)이어서 내가 그것들에 혹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CSI의 그 흑인 법의학자가 TV 카메라를 치우고 자신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아마 이 책의 내용처럼 말해주지는 않을까 싶다. 사실 법의학은 살인범죄와 관련된 매우 무거운 내용이다. 생각해보니 그러한 법의학을 가볍게 다룬다면 그것 역시 읽는 내내 부담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일까? 저자 역시 다음같은 말로 예비 법의학자들에게 조용히 충고한다.


  "동기야 어쨌든 나쁜 법과학이 행해지면 정의는 상처를 입는다. 누군가는 죄(아마도 살인)를 저지르고도 빠져나가는가 하면 무고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 저지른 죄값을 치르기도 한다." p.315






<목차>

서문 - 공개되지 않은 장소로의 초대

1. 죽은자와 대화를 나누는 법
2. 피의 흔적을 찾아서
3. 감정증언
4. 죽은자의 내부를 들여다보다
5. 실존하는 '셜록 홈스' 헨리 리
6. O.J. 심슨 사건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
7. 살인사건 속의 벌레들
8. 진실은 무덤 속에 있다
9. 인간의 머리, 그 불가사의
10. 쓰레기 과학이 남긴 것
11. 리노에서 만난 사람들

추천사 - 법과 의학을 잇는 과학의 다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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