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과 4학년 외부실습을 마치며

Posted 2010. 7. 1. 23:59, Filed under: Ex-Homepage/Diary2014

 본과 4학년 1학기 마이너실습을 마치고, '이제 PK도 끝이다!'라는 생각을 가질 무렵 학교에서 내려온 방침은 '추가실습 2주'였다. 어찌됐든 이번에 처음 시행하는 제도로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실습을 2주동안 하는 것이었기에 무한한 자유와 은연의 방치를 동시에 겸비한 시스템이었다.

 부모님 병원이나 아는 사람을 통한 클리닉에 등록해서 2주간 쉬는 동기부터, 이미 돌았던 모교 병원내 과 별로 '널널'했던 과 위주로 선택을 한 친구, 약리나 병리 등 기초의학 분야 선택 실습을 도는 아이들 등 여러 방향의 실습이 진행되었다. 

 사실 이런 실습에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방향에 대해 생각을 해보라거나 또는 미처 돌지 못했던 실습 과를 경험해 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지만, 첫 시행된 이번 제도에는 학점이나 그런 여타 부가적인 강제성이 전혀 없었기에 말 그대로 '방임'의 형태로 결론지어진 경우가 많았다. 아! 그리고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이 1년 뒤 인턴을 마치고 선택하게 될 특정 과에 미리 얼굴을 비치자는 식으로 접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크게 선호하지는 않는데, 뭐랄까 너무 학생일 때부터 외골수적인 접근을 한다고 할까? 나중에 어떤 길이 있을지 잘 모르는데 너무 한정적인 길을 가는 것 같아서 부담이 되었다. 

 처음 추가실습 공지가 내려왔을 때 내가 선택했던 과는, 모교 병원의 성형외과 1주, 정형외과 1주였다. 성형외과는 실습을 돌아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어지간하면' 선택을 할 가능성이 없는 과였기에 그랬던 것이었고 정형외과는 이번 학기에 실습을 돌며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어서 선택했던 것이었다. 정형외과 실습 때 조장을 맡아 열심히 했는데 이상하게 금요일에 졸업앨범 촬영이 겹치는 바람에 케이스 발표가 목요일로 당겨졌고 원래 화요일에 했어야 할 또 다른 케이스발표 역시 수요일로 미뤄지는 바람에 수/목 이틀 연속 발표라는 난관에 부딪쳤던 것이다. 특히 수요일 케이스는 S교수님의 케이스로 조장에게만 가혹한 비판이 무수히 떨어진다는 전 조들의(특히 전 조 조장들의) 인계장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월요일부터 무진장(!) 신경을 썼었다. P/E를 중시하시며 실제 demonstration을 할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도서관의 관련 서적을 공부하고 스캔해서 자료 만들고, 실제 환자도 꼼꼼히 체크하다보니 어느새 옵새하게 발표를 해버렸다. 그렇지만 실제 수요일 발표 때는 또 다른 조원인 지성이가 자진해서 먼저 매를 맞아주는 덕(!)에 난 별 탈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문제는 바로 다음날 목요일 발표에서의 Y교수님 케이스였다. 이것도 나름 중간중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너무 리뷰에만 옵새하다보니 정작 발표 PPT에 post-OP 사진을 빼버리는 대형 실수를 해버렸던 것이다. 고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 케이스였는데 단순한 pelvis AP 한장을 빼먹었고 역시 교수님께서는 그 점을 많이 야단치셨다. 어찌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데, 그리고 리뷰에 대해서는 칭찬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2개의 케이스 발표를 준비하다보니 정형외과의 일반적인 삶이 어떤지 잘 알수가 없었고 특히 내가 관심있던 '스포츠 재활과 관련된 정형외과'의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기에 아쉬웠던 순간이 기억이 나서 추가로 정형외과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각자 적어냈던 병원 및 과가, 위에서 말했던 여러 쉬거나 아님 널널히 도는 경우가 아니었던 경우에는 알게 모르게 '누가 ...과 지원자다!'라는 소문이 나고는 했는데, 나 역시도 순식간에 정형외과 어플라이라고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어차피 PS는 실습을 돌지 않았던 동기가 많았고 그런 사람들만이 지원을 했기에 별 소문은 없었다). 우리 동기가 43명이고, 의대 정원이 적은 편에 속하기에 이런 소문은 금새 나에게도 들렸고 뭐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너무 이른 '외골수'의 길이었기에 난 그런 소문이 맘에 내키지 않았다.

 내가 정작 궁금했던 것은 스포츠와 의료였기에...

그래서 그냥 외부 local의 정형외과 1주 및 스포츠재활과 관련된 곳 1주를 돌기로 하고 기말고사 기간을 앞두고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local은 동문회 형들이 많이 계시는 근처의 'ㅎ'병원으로 했다.



 
 어찌하다보니 이 병원에 실습을 자원한 동기는 2명이 더 있어서(그 둘은 GS) 총 세명이었는데, 내가 두번째 주에 서울 쪽 병원에 신청을 해서 첫주에는 나만 이 병원에 갔다. 초기에는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local OS에서는 어떤 수술을 하는지, 환자는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 등이었는데 두분의 OS 선생님 수술에 참관을 하면서 대충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취통증의학과 선생님들의 외래 및 시술에 참관을 하여 평소 관심이 있었던 근골격계 Pain control에 대한 현실적인 모습 및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여러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사실 이곳 병원에서는 심/신이 편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아마 동문회 형님들께서 '편히 쉬다가라'고 편의를 봐주셔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그것이 '무관심'이 아닌 실제적인 인생사 및 local tips를 주신 것이었기에 정말 귀중한 실습 시간이었다.


 2주차 실습을 한 곳은 '서울 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였다. 이곳도 실습을 올 수 있게되기까지 사연이 많은데, 원래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은 '김연아 주치의'로 더 유명한 ㅈ선생님의 클리닉이었다. 그렇지만 contact을 하기가 무지 어려웠고(인터넷, 블로그, 전화 모두!) 또 보다보니 내가 원하는 모습의 그런 클리닉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결국 rule out 시켰다. 그후 도곡동에 있는 ㅇ병원에 연락을 취했다. 여기는 축구관련 수술 및 재활로 유명한 곳인데, 굳이 붙이자면 '박지성 주치의?' 정도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따로 의대생들에게 2시간정도 시간을 줘서 간단한 병원 소개 및 스포츠 정형/재활에 관한 간담회를 열어주는 일종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도 그냥 인터넷 기사 등을 종합해 보면 금방 접할 수 있는 '내가 정말 원하는 정보'가 아니었기에 rule out  시켰다.

 그래서 결국 떠오른 것이 메이져병원급이나 국립병원 선에서의 선택이었고 일단 동기 중에 혜승이가 '국립재활원'에 선택실습을 나간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발을 집어넣고 다른 곳을 물색했다(왜냐하면 국립재활원은 말 그대로 재활 전반에 대한 것을 다루는 곳이었고 그렇기에 스포츠 재활은 1/8정도의 비중만 차지하고 나머지는 뇌졸중 후 or 소아재활 등 내가 크게 관심있는 분야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산병원에 관련된 센터가 있는 것을 보고 컨택을 했는데 여차저차 연락이 되어서 각 의대의 승인을 받고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실습을 나올 수 있었다(이것이 6월 초의 일이었고, 실습 나가기 전주에 또 약간의 절차상의 문제가 발생했었는데...그것도 잘 해결되었다).

 실습 첫날! 설레는 마음에 가운을 챙겨서 아산병원에 갔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실제 안으로 와본 적이 없었기에 길을 잘 못찾을까봐 약간 일찍 나왔다. 그러나 결론은 생각보다 아산병원이 더 가까웠고 나도 생각보다 덜 길치여서 약속시간보다 30분정도 먼저와버렸다. 월요일 아침은 컨퍼런스가 있다고 했는데 난 그 이후에 가는 것이었기에 그냥 센터 안쪽 의자에 앉아있었다. 핸드폰에 센터 입구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동관4층에 있는 여느 과의 외래처럼 이곳도 데스크와 대기벤치, 진료실 2개와 탈의실, 사무실, 상담실, 그리고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운동처방실(거실?)로 나뉘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첫 이메일을 보냈었던 L 운동처방사 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하고, 친절한 형같은 K 운동처방사 선생님과 간단한 미팅을 가진 후 또 다른 K 운동처방사 선생님과 오전 일정을 같이 보냈다. 월요일은 외래가 소장님만 있었는데, 그것 보다는 오히려 정형외과에서 바로 post-OP 환자들을 올려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바로바로 개별 상담 및 지도가 행해졌고 나는 그것을 참관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역시 우리나라의 대표병원답게 이런 운동처방이나 그런 것들도 온라인 상에 format이 잘 되어있어서 각 질환 및 수상부위 별 운동지시가 의사로부터 내려오면 전담 운동처방사선생님들이 그것을 클릭하여 개별화된 운동모식도를 프린트해서 시범을 보여주고 환자에게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었다. 이런 운동처방 뿐 아니라 초진환자들이 바로 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럴 때는 간단한 체력테스트 및 유연성, 밸런스 등을 검사하고 현재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하여 참고자료로 삼기도 했다.

 점심 시간에는 K선생님과 다른 운동처방사 선생님, 사무장선생님 이렇게 넷이 아산병원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예전에 간혹 들었던 아산에서 서브인턴 돌았던 선후배 동기들의 '아산병원 병식은 정말 맛있다'라는 환상이 깨진 순간이었다. 뭐 나름 맛은 있었지만, 모교 병원의 병식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었다는.

 그리고 오후에는 의대건물(신관?) 지하에 위치한 스포츠센터에 가서 참관을 했다. 거기는 헬스클럽과 재활센터의 혼합된 형태로 팀도 2개로 나뉘어서, 재활센터소속의 물리치료사 및 운동처방사 선생님들은 따로 있고, 또 외부용역으로 일반인(아산병원 직원 및 직원 가족들 대상)을 위한 운동트레이너 팀이 있었다. 물론 그 두팀은 전혀 별개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었고. 어쨌든 월요일에는 선수재활이었는데 마침 울산모비스 소속 선수들이 단체로 와서 개인능력측정 및 재활, 부상방지 근력연습 등을 시행하였다. 아는 사람은 김동우선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엘리트체육선수들 대상의 시스템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 차마 싸인해달라는 말은 못했지만. 그렇지만 발목의 힘을 측정하거나 허리의 힘을 측정하는 기계로 개인별 상태를 기록하고, 아니면 단순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도와주는 정도의 수준에서 진행되는 일종의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몸풀기'정도의 행위였기 때문에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여담으로, 이쪽 분야에서는 프로선수들이나 엘리트체육선수들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별거 아니지만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의 것이었다. 사실 '김연아 주치의'가 얼마나 '主'가 되는지는 아는 사람은 알테니 말이다. 실제 그 병원이 수익을 내는 것도 당연히 아는 사람은 아는 것일테니까. 어쨌든 첫날 오후에 봤던 선수재활은 모비스농구단 뿐 아니라 성남일화의 한 축구선수, 고등학교 핸드볼 선수, 여자 유도선수 등 희귀(?)한 케이스를 많이 볼수 있었다.

 둘째날은 오전부터 스포츠센터에서 참관을 시작했다. 오늘은 일반인 재활이 있는 날이여서 그것을 주로 참관하기로 했다. 사실 일반인들은 post-OP도 있었지만 그냥 obesity의 진단을 받고 온 경우도 있었고 그냥 말그대로 노인분들이 참여해서 하는 스트레칭체조가 전부였다. 그것을 한쪽 끝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같이 해봤는데, 양복을 입어서 그런지 아님 나이탓인지 뻣뻣한 내 자세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운동처방사 선생님들이 직접 제작한 DVD를 보며, 앞에서 한 선생님이 구호를 붙여가며 약 20분정도의 체조를 한 뒤에 다시 개별적으로 더 하고 싶은 사람은 물어가면서 진행되는 식의 일과였다. 나와서 다시 어제 오후처럼 개별적인 운동처방을 보다가 점심에는 학교 동아리 선배였던 L선생님을 만났다.

 현재 1년차인 L선생님과의 만남은 맛나고 비싼 아산 지하의 일식당 점심특선세트요리...에서 부터 그동안의 있었던 일들에 대한 것들, 그리고 막판 전공의 숙소 공개 및 간단한 병동구경까지 정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내게는 good chance였다. 무엇보다 과 특성상 급여가 제일 부러웠다는!^^ 그리고 오후에는 별다른 스케쥴이 없어서 4층 센터에서 첫날 오전일과처럼 몇개의 케이스를 본 뒤에 퇴근?을 했다.

 이제 가는 길이 익숙해져서 약속시간 30분전에 나가는 것에 익숙해졌다. 수요일에는 그래서 오후에 재활의학과 선생님 외래가 있었는데 그 시간에 맞춰서 병원에 갔다. 




 재활의학과에서 파견나온 K선생님은 현재 fellow 1년차셨는데, 그날 외래가 3껀 밖에 없어서인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그래서인지 개인적인 이야기 및 내가 궁금했던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 아주 많은 정보 및 현실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꼭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의료를 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불현듯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OS까 RM보다는 더 포괄적일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날 개인적인 대화에서 가장 큰 수확은 목요일 일정에 대한 것이었다.

 월/화 이렇게 이틀에 걸쳐 4층 센터 및 지하 스포츠센터의 대부분의 코스를 견학했기에 사실 여기 사람들에게도 딱히 의사선생님들 외래 말고는 추천할 코스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계속 운동처방하는 것만 볼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수요일 외래 때 재활의학과 선생님께서 본인이 목요일 오전에 태릉선수촌에 '참관'을 하러 가는데 일정이 되면 같이 가는 것이 어떠냐고 먼저 제안을 하셨다. 이런 것이 티핑포인트일까? 나는 먼저 K 운동처방사 선생님에게 일정을 물어보고 또 재활선생님도 태릉쪽에 연락을 취해 양해를 구해서 결국 같이 가보기로 했던 것이다. 태릉선수촌은 어찌보면 이런 스포츠재활에 대한 시스템이 우리 나라에서는 가장 잘 발달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매우 컸기에, 이런 기회는 내게 무척이나 소중했다. 

 목요일 아침 6시 50분에 집에서 나왔다. 지하철로만 1시간 15분이라는 계산을 인터넷에서 했기에 8시 30분까지 도착을 하려면 넉넉하게  나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하철을 2번 갈아타고, 버스를 다시 탄 후에 태릉선수촌 입구에 도착했다. 내가 너무 일찍왔나 싶었는데 선생님께서도 한 10분정도 뒤에 도착을 하셨다. 문제는 우리 둘다 30분정도 일찍 왔는데, 태릉선수촌 의무실 전담주치의 선생님께서 전날 미리 경비실에 이야기를 해놓지 않으셔서 입장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우리 둘은 경비실 옆 벤치에 앉아서 다시 간단한 인생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종종 지나가는 운동선수들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선수촌주치의 선생님이 오시고 우리는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태릉선수촌에는 전담주치의가 한분만 있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FM 선생님이 한분 더 계셨다. 어쨌든 우리는 RM쪽으로 관심이 있었기에 사진의 주치의 선생님과 오전 외래에 같이 있었다. 선수촌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는데, 요즘처럼 아시안게임이 100여일 남은 시점은 성수기로 하루 평균 80명 정도의 선수들(국가대표 및 상비군)이 의무실을 방문한다고 하셨다. 육상선수, 핸드볼 선수, 수영선수, 유도선수, 하키선수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을 봤는데 이름이 많이 알려진 구기종목 선수는 별로 없었다. 남자 허들 국가대표인 박태경-이정준 선수, 이렇게 둘이 그나마 좀 알려진 선수들인데 실제 보니 확실히 체격이 남달랐다. 특히 이정준 선수는 딱 봐도 운동선수임을 느낄 수 있었다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001&aid=0002283865

 선수들은 약간 재활윤리적 측면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데, 시합을 얼마 남기지 않고서의 수술 여부에 대한 것이 최근 스포츠의학의 화두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대부분의 치료는 US를 통한 검사 및 인대, 근육손상 여부 판단과 약처방, 그리고 핵심적인 물리치료였다. 중간에 진료실 밖의 넓은 재활공간(마사지 및 여러 기구들을 이용한 재활 및 테스트 등)에 나와 대표 트레이너분께 소개를 들었는데, 확실히 아산병원 같은 '병원'보다는 이런 곳이 기계의 종류나 규모가 훨씬 대형이었다. 그리고 간단한 Xray나 C-arm 등을 통한 intervention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압권은 지하에 있는 4X3m짜리 수중재활기구였는데, 물속에서 뭔가 트레드밀을 걷는 등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장비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서 몇가지 더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선수촌에 들어오신 것인지? 왜 선택을 하셨는지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후 아산 재활선생님이 1시에 외래가 있으셔서 우리는 11시쯤 태릉에서 다시 아산으로 향했다. 선생님 차를 타고 왔는데 구리쪽에서 외곽고속도로를 타고 오니 아산까지 3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쨌든 두분의 K선생님 덕분에 나에게는 난생 처음 육사쪽 동네를 가볼 수 있었던, 아니 그것 보다는 '스포츠 의학'에 대한 국내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태릉선수촌과 아산! 이 두개 조합이면 감히 국내의 '전반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목요일 오후 3시부터는 정형외과  L교수님의 외래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외래야 말로 내가 제일 관심이 있던 부분이었고,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했다. 이것은 센터의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들은 L교수님의 인품에 대한 호감도 크게 작용을 했겠지만, 일단 정형외과 외래가 아닌 스포츠재활센터에서의 OS진료 외래는 '정형외과+재활훈련', 이 이상의 뭔가를 더 충족시켜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진료실 2개를 왕복하며 계속 진료를 하셨는데(이건 전국 모든 대형병원 정형외과의 트렌드인듯~!) 그때마다 환자에게 매우 쉽게 설명을 해주시며 또 처음본 참관인인 나에게도 직접 피지컬을 간단히 할수 있게 해주시는 등 마치 모교 제자들을 가르쳐 주시는 듯 해주셨다. 그리고 중간중간 짜투리 시간에 이런저런 스포츠의학 및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도 친절히 답변해 주셨다. 또 외래가 끝나고 약 20분정도 한 환자분이 가져온 롤케익과 녹차를 마시며 1대1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정도 quality의 참관을 원한 것은, 아니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데 정말 태릉선수촌도 그렇고 오늘은 운수가 대박!인 날이었다. 

 현재 국내의 스포츠 재활과 관련된 수익성 문제 등 제도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미진할 수 밖에 이유와 아산병원 스포츠재활센터의 목적 및 현재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들, local에서 유명한 클리닉들의 현실과 한계, 정형외과적 측면에서의 스포츠의학의 치료적 활용방안 등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셨는데(물론 이런 토픽을 내가 꺼낸 것이 아니라, 일종의 교수님의 story에서 내가 catch한 것들임;;) 바로 그런 것들이 내가 이번 선택실습 때 꼭 경험해보고자 했던 궁금증이었다. 외래에서 환자를 보는 그런 장면이야 PK실습 때도 수없이 봤던 것이지만,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진해서 참여했던 것이라 그런지 더 뜻깊었던 참관실습이었다. 

 P.S.

 이제 남은 것은 금요일의 오전 RM 외래 및 토요일의 소아청소년 스포츠의학 심포지엄이다. 두개 모두 기대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10&no=344243


 딱히 어떤 결론을 내리고자 시작한 실습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 아산병원에 참관실습을 해보고 느낀 점은,

 - 난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는 점이다. OS든 RM이든 아니면 AN이든, 일단 내과+외과에 대한 지식이 기반이 되야 환자에 더 최적화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4때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 그러므로, 이 블로그에 다짐한다. 이제 국시도 190일 정도 남았다. 열심히 공부하자!
- 기회는 노력하는 자에게만 열려있다. 그 노력은 가끔 생각보다 쉬운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노력하자!
- 나름 관련된 여러가지 project들을 어렴풋하게나마 구상해 볼 수 있었다.  

- 이번 2주동안의 실습기간동안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나도 나중에 그런 위치에서 누군가에 mentor가 될 수 있도록 더 정진하겠다.


+addition

올 한해는 나에게 무척 중요하다.

Do whatever you want.

일단 나의 지식과 신체가 나의 무기이다.

그리고 나의 관심사는 스포츠이다. 이런 것들을 연관시켜서 일을 하고 싶다.

물론 더 노력하고 더 창의적이게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발견해서 잘 닦아야겠지.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항상 그래왔다.

그러고보면 시초는 초등학교 회장선거를 위한 연설문 작성이었던듯.

2년전 아산병원으로 추가실습을 나갈때도 나혼자 다 개척했고, 그 전후로도 많은 것을 스스로 했다.

실패한 적도 있고 성공한 적도 있지만 그런 모든 경험은 하나의 '과정'이겠지?

모 스포츠드링크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미국스포츠센터 견학이벤트도 신청했고

국내 최고의 병원에서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에 대한 세미나도 돌아오는 금요일에 가서 참석한다.

마음같아서는 뉴욕의 닥터 멧젤이 하는 프로그램에 잠깐 참석해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직은 '절제력'을 가지고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해야만 하는 일들을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한다.

 

플랭크plank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2분 30초간의 플랭크를 하면서 다른 어떤 운동보다 잡념이 많아진다. 특히 2분을 넘어가면서부터.

인생도 그와 같겠지?

초등학교 중거리 달리기시합에 나가 느꼈던 '하니의 마인드'를 34살에 플랭크에서 다시 느낀다.

나의 심장은 준비가 되었고...거기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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