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러 나라에서 온 젊은 여성패널들이 진행하는 토크쇼가 유행했었고,

지금은 다국적의 젊은 남성들이 나오는 종편의 토크쇼가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왜 우리는 외국인의 언행에 관심이 많을까요?

 

 처음에는 호기심이 많이 작용하겠지만(대부분 호기심-재미로 TV를 보는 것처럼)

곰곰이 생각해보면, "보편적인 가치관이란 있을까?", "내가 사는 방식이 세상사람들과 비슷할까?" 등등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맞추려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거대한 담론은 차치하고서라도,

문화(culture)가 우리의 생활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뚱뚱한 흑인 여성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고 

Vs

덜 뚱뚱한 백인 여성이 커피전문점에서 수다를 떠는 모습  

 

 이 두명의 여성에서 흑인-백인을 바꾼다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뚱뚱한 백인 여성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고 

Vs

덜 뚱뚱한 흑인 여성이 커피전문점에서 수다를 떠는 모습  

 

 검색을 해보면- 인종(ethnicity, race), 문화(culture) - 역시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좀더 주제를 세분화하여, 인종에 따라서 자신의 신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문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너무 자료가 많더군요.

 

이런 의문에서 의국에서 다음과 같이 흥미로운 내용의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책의 13장을 보면 흑인여성과 백인여성에 있어 '체중과 관련된 믿음(weight-related beliefs)'이 문화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연구한 내용이 나옵니다.

 

 대략 흑인여성에서 추정되는 비만율은 50%, 백인여성에서는 30%라고 합니다(BMI기준이며 조사기관 및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위에 언급한대로 어느정도 인종에 따른 BMI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차이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믿음과 태도가 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런 믿음과 태도는 백인과 흑인 사이에서 매우 다른 것은 명확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고 하여 이 책에서는 체중에 대한 걱정, 식이섭취 장애,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등에 대하여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독특한 '인종별 정체성(racial identity)'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체중에 대한 걱정, 식이습관에 대해서 백인이 더 걱정을 하고, 자신의 체중이 과다하다고 생각하는 경향 역시 백인에 더 많았다고 합니다.
반면 흑인은 체중이 덜나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덜배운 백인은 날씬하고 더배운 흑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BMI를 가져서(과체중), 체중에 대한 어떤 문화적 선호가 있는지 역시 연구자들은 흥미를 가졌었습니다. 즉 이런 특징적인 인종별 생각의 패턴들을 파악하여  체중관련 믿음에 대한 인종적 정체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결국 이런 노력들이 인종에 무관하게 여성건강 증진에 일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조사의 대상은 Birmingham, Alabama 도시지역의 광고판과 Alabama 대학교의 게시판 등을 통해서 19세 이상의 여성을 모집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룹당 5-12명을 배정하여 흑인여성 4그룹, 백인여성 4그룹으로 총 8개 그룹으로 나누어 명목집단기법(Nominal group technique)을 이용하여 소규모 토론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NGT란?

정량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의 하나로, 특정 질문에 모두 동등한 가중치(비중)의 답변들을 모아서 전체 그룹의 의견을 대변하는 명확한 답변을 다시 제시하는 소규모 토론기법

 

 

구체적인 NGT 방식은 다음처럼 진행되었습니다.

  1.  첫단계는 특정 질문을 하는 단계로, 흑인여성에게는 “흑인여성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당신의 체중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참가자들에게 5분정도의 답변할 시간을 주어 적게 하였습니다.
  2.  두번째로 각자 쓴 답변을 공유하였는데 그룹 진행자는 각자의 답변을 하나씩 ‘동시에’ 밝히도록 하였습니다.
  3.  이후 세번째는 그런 아이디어들을 명확히 밝히고 구체화 하기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4.  네번째 단계로 여러 답변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정한 후에
  5.  마지막으로 진행자는 거기서 형성된 list에서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3개의 답변만 골라서 각각 다시 적어내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3장의 종이 각각에도 우선순위에 따라 3점에서 1점으로 점수를 적어서 모든 표들을 모아서 집계하는 방식을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여기에 참여한 의료진 역시 동수의 흑인, 백인으로 구성되었으며

신체와 관련된 질문 외에 나이, 교육수준, 결혼유무, 직업 등에 대한 설문도 포함되었습니다.

(평균나이/BMI는 백인여성 31세/26.6, 흑인여성은 34세/30.3 이었고, 대부분 대학교 이상의 교육수준을 가졌으며 32%는 기혼자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잘 고려해서 연구대상자들을 모집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흑인여성은 “흑인이라는 인종적 사실이 체중을 바라보는 당신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라는 질문에, 우선 그들이 준비하고 먹는 음식의 방법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에 가장 많이 투표를 하였다고 합니다.

- 특히 지방이 많이 함유된 고기를 이용한 조리법이나 다른 음식에 소금을 많이 치는 등 ‘전통적인 조리법'에 대하여 언급하며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그런 조리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또 튀긴음식은 맛이 좋아서 인기가 있었고 그것은 가족전통의 일부라 여기는 경향이 많았으며,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두번째로 흑인여성들은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건강한 음식을 준비하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점을 문제점으로 뽑았습니다.

- 어떤 흑인여성들은 저지방조리법을 배우고 싶지만, 직장일이나 음식을 준비하는데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집안분위기 등 여러 역할 및 책임감이 그런 건강식을 준비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보고하였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식단의 변화를 나머지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3번째 많은 답변은 "시간적 제약과 동기부족으로 운동을 잘 못하고 있다"입니다.
-  흑인여성들은 운동 이후에 미장원에서 머리를 다듬는 행동 역시 시간낭비며 비싼 행동으로 여기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음으로 흑인여성들은 그들의 건강하지 못한 식단선택으로 인해 만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의료비용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다섯째로 나온 답변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스낵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폭식하는 행동을 보이며 때때로 그런 행동은 잠자기 직전까지 계속된다는 것이었습니다.
- 흑인여성들은 비용의 제약으로 신선한 과일 같은 건강식품보다는 패스트푸드나 감자칩 같은 고지방 냉동식품 등을 구매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흑인여성들은 체중이 옷을 선택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고, 그런 상황에서 더 큰옷들은 잘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또는 날씬한 여성들이 옷을 선택할 때처럼 잘 준비되어있지 않은 것에 대해 귀찮게 생각하기도 했으며, 추가적으로 흑인 패션 디자이너들은 뚱뚱한(thick)여성에 대해 좀더 선호를 가지고 옷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결국 체중이 개인의 외양을 돋보이게 하는 옷을 구매할 필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믿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흑인 남성들의 '완전 꾸민 여성'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와 친구들의 “너무 많이 살빼지 마라"라는 격려 등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특히 남편과 아버지들이 "우리는 말라빠진 여자는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용기를 준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TV 코메디프로에서 가끔 보던 '우스꽝스러운 설정'이 실제 어떤 그룹에서는 현실상황이라는 말이지요. 정답은 없으니까요.

 

다음으로 백인여성에 대한 결과입니다.

 

 백인 여성들에 그런 질문을 하였을 때 가장 많았던 답변은, 그들의 완벽한 몸매(perfect body type)에 대한 왜곡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성공여부는 날씬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달렸고,

 

 세번째로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신체이미지(이상적인 기대치를 도달하는데 실패하는 등)가 그들의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백인 여성들은 사회적 압박,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남성들의 선호도가 ‘이상적으로 날씬해지는 것’을 도달하기 위해 본인들이 체중을 감량하도록 만든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사회가 남성과 여성에게, “과체중과 매력이 없는 것은 남성에게는 괜찮지만 여성에게는 안되다”는 등의 성별에 따라 신체적으로 다른 기준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  TV 광고등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는데, 면도하지 않고 뚱뚱한 남성은 터프가이로 묘사되기도 하며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많이 한 날씬한 커리어우먼이 롤모델로 많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또 백인여성들은 날씬함에 대한 전반적인 문화적 압박을 경험했다 보고했는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 일종의 유행적인 망상(trendy obsession)이라고 보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왜곡된 시선과 부정적인 신체이미지가 그들의 가족, 특히 그들의 어머니에 의해 대물림 된다는 흥미로운 보고도 있었습니다(순위 10위). 또한 백인여성들은 ‘백인여성’이라는 특정 그룹에서 과체중은 사회적으로 용인될수 없다고 믿기도 했으며, 또한 그것은 다른 집단(흑인여성, 일반적인 남성그룹 등)에서는 용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obsessive하지요?

 

 매스미디어 역시 빠지지 않았는데, 성형수술을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이 흔히 “빠른 교정(quick fix)”을 찾는 백인여성이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며, 운동기구 광고 등 날씬함과 연관된 제품과 매스미디어의 메시지들이 직접적으로 ‘백인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믿고있기도 했습니다.

 

 재미난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젊고 대학에 근무하거나 또는 대학생인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만...)

 

신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이렇게 다르다면,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지고 왜곡은 더 심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그런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교정해 줄 수 있을까가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여성분들은 어떤 관점을 중시여기고 있을까요?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가족들로부터 어떤 생각을 '주입'받고 있었고, 오늘은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매스미디어에서는 오늘도 여러 문구가 흘러나옵니다. 물론 주변의 남자분들도 함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나의 신체적 선호도'가 내 주위의 누군가에게 왜곡된 신체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을요.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면 그에 대한 개선의 기회 역시 없습니다.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하여 하루 3분씩이라도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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